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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공장 부지 등으로 사용되는 준공업지역을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산업 용도로 바꿔 혁신 구역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적합한 사업 대상지를 한 곳도 찾지 못했다. 시범 사업을 공모하면서 공모 조건을 현실에 맞지 않게 설정한 것이 시행착오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개발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준공업지역 산업혁신구역 시범 사업’ 후보지를 선정하지 못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지난 1월 5일까지 사업 후보지 공모를 진행했는데 적합한 후보지를 한 곳도 찾지 못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후 재공모 일정을 검토해 조속히 시범 사업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 내 준공업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AI나 로봇 등 신산업을 위한 용도로 전환하면 용적률 완화 등 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대상 지역은 서울의 공업지역(면적 19.97㎢) 중 산업단지 4곳(3.21㎢)을 제외한 16.76㎢로 모두 준공업지역으로 분류된 곳이다. 대상 지역 대부분은 영등포구, 금천구, 도봉구, 구로구, 강서구, 성동구 등 6개 자치구에 있다.
서울시는 사업 후보지 공모를 하며 구역 면적 5000㎡ 이상 토지 중 ▲대규모 공장 이전 부지 ▲구역 내 전체 건축물 중 준공 후 20년이 지난 건축물이 차지하는 비율 50% 이상 ▲공공시설 이전 부지 ▲공업지역 내 미개발 부지 등 4가지 중 한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곳을 대상지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모 신청 자격으로 사업 대상지 토지 소유권을 전부 확보한 1인 소유자로 제한했다.
그러나 서울 내 준공업지역의 토지가 대부분 여러 명의 개인과 법인이 나눠 소유한 경우가 많아 공모 조건을 충족시키는 대상지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지원한 곳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준공업 지역의 소유권은 여러 명이 공동으로 나눠 가진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지분 관계가 복잡하면 사업지에 선정돼도 나중에 사업을 시행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100% 소유권을 보유한 사람만 공모할 수 있도록 한 공모 기준이 너무 과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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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준공업지역의 산업혁신구역 지정도 토지 소유자들이 일정 비율 이상만 동의하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재개발 사업은 토지 등 소유자의 75% 이상 및 토지 면적의 50% 이상이 동의하면 사업을 위한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또 재건축 사업은 주택단지 전체 구분소유자의 70% 이상 동의가 있으면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재개발은 토지 등 소유자 4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수용권을 발동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재건축도 일정 비율 이상 동의한 사업지는 반대자들의 주택 매도 청구권을 활용해 확보하고 있다”며 “준공업지역을 용도 변환하고 개발하는 데도 이런 구조를 도입해야 사업의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기존 공장 부지를 재개발해 혁신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에 토지 소유자가 많아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를 정비사업의 구도로 가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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