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차량들이 지난달 27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세워져 있다. 이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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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대미 전기차 수출이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 여파로 전년 대비 90% 가까이 급감했다. 국내 시장에선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며 한국 전기차 산업이 양쪽에서 동시에 압박받는 ‘내우외환’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 신차는 1만 2166대로, 전년(9만 2049대) 대비 86.8% 급감했다고 4일 전했다. 전기차 수출이 본격화했던 2022년 이후 연간 기준 가장 적은 수치다. 대미 전기차 수출은 2022년 6만 8923대, 2023년 12만 1876대, 2024년 9만 2049대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급락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으로 단 13대의 전기차만 수출돼 월별 기준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전체 전기차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4.6%로 쪼그라들었다. 전년 35.0%와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하고, 지난해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영향이 컸다.
선적 기준인 수출량보다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실제 미국 판매량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년 대비 15.8% 감소한 10만 4341대를 기록하며 전기차 판매 순위가 2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 그나마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 물량을 늘리면서 큰 감소는 막아낸 것이다.
문제는 국내 전기차 생산 능력이다. 현대차는 울산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축해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고, 기아는 광명과 화성에 전기차 전용 ‘이보(EVO) 플랜트’를 구축했다. 미국으로 향하던 수출 물량이 현지 생산으로 대체되면서 국내 가동률 저하 압박이 불가피하다.
국내 시장에서는 또 다른 위협이 나타난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은 22만 177대로 전년 대비 50.1% 증가했고, 전체 자동차 구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3.1%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제조국별로 보면 국산 전기차는 12만 5978대로 전년 대비 34.2%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64.0%에서 57.2%로 하락했다. 중국산 전기차는 7만 4728대로 112.4% 증가했고 점유율은 33.9%에 달했다. 테슬라의 중국 생산 모델을 비롯해 BYD 등 중국계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운 판매 방어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월 미국에서 12만 5296대를 판매해 역대 1월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65.7% 급증했다. 반면 전기차 판매는 보조금 폐지 여파로 33.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완성차 업체는 유연성을 갖고 대응할 수 있지만, 전기차에 맞춰 투자했던 부품 업체들은 이를 전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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