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서 '한국 미술의 보물상자' 특별전 개막
고려 불상·조선 회화 등 33건 한자리…'조선국왕국서'도 공개
유홍준 "한일 양국의 간극 잇는 다리 되길"…'뮷즈' 상품 판매
오백나한도 중 수대장존자(왼쪽)와 천성존자(오른쪽)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아라한(阿羅漢)의 준말인 나한은 석가모니의 제자이자 깨달음을 얻은 불교 성자를 의미한다.
부처의 가르침을 수호하고 중생이 복을 누리도록 돕는 존재로 인식돼 한반도에서는 신앙의 대상이 돼 왔다.
그중에서 아라한과(阿羅漢果·수행을 완수해 번뇌를 끊고 생사의 세계로 윤회하지 않는 자리)를 얻은 나한 500명을 한 화면에 한 명씩 그린 작품은 매우 귀하다.
국내에서는 고려시대에 그려진 오백나한도 7점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관음보살좌상 |
약 800년 전 부처의 힘을 빌려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라가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제작한 그림 두 점이 일본에서 나란히 걸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선보이는 '한국 미술의 보물상자' 특별전에서 두 박물관이 소장한 '오백나한도' 두 점을 전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두 박물관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자리다.
지난해 6월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 40건을 모아 '일본 미술-네 가지 시선' 전시로 소개했고, 이번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17건을 일본에서 소개한다.
화성원행도(제7·8폭) |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해 온 16건까지 더해 한국 미술의 '명품' 33건을 펼쳐 보인다.
전시는 고려와 조선시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한국적 아름다움을 비춘다.
한쪽 무릎을 세워 앉은 유희좌(遊戱坐) 자세가 돋보이는 고려시대 제작 관음보살좌상, 은제 금도금 잔과 잔 받침(보물 '은제도금화형탁잔') 등이 관람객과 마주한다.
같은 모양의 청자와 금은 공예품도 함께 전시해 고려 공예의 멋을 뽐낸다.
국가민속문화유산 '흥선대원군 기린흉배' |
나란히 걸린 오백나한도는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고려 고종(재위 1213∼1259) 시기인 1235년 '김의인'(金義仁)이라는 사람이 주관해 제작한 그림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제92 수대장존자(守大藏尊者), 도쿄국립박물관의 소장품인 제23 천성존자(天聖尊者) 그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조선 왕실 문화와 예술 세계도 짚는다.
1795년 화성을 방문한 정조(재위 1776∼1800)의 여정을 담은 '화성원행도'(華城園幸圖)는 조선시대 기록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일본 중요문화재인 '조선국왕국서' |
모친인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사도세자 묘소가 있는 화성 현륭원을 다녀오는 과정을 상세하게 남겼는데, 한강 위 주교(舟橋·배를 이어 만든 다리) 등이 생생하다.
궁중 행사를 기록한 그림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힌다.
고종(재위 1863∼1907)의 아버지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의 관복에 달았던 흉배(胸背), 조선시대 관복과 사모 등도 전시에서 소개한다.
흉배는 관복의 가슴과 등에 붙였던 사각형의 장식물이다. 신분이나 품계에 따라 문양을 달리했는데 기린을 수놓은 흉배를 달아 예우를 갖춘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시실 전경 |
일본의 보물 격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조선국왕국서' 중 1719년 작성된 국서도 이번 전시에서 함께 볼 수 있다.
후지와라 마코토 도쿄국립박물관장은 "현대 일본 사회에서 사랑받는 K-컬처의 이면에 흐르는 풍요롭고 깊이 있는 역사와 문화의 세계를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한일 양국은 역사적으로 가까이 있으면서도 때로는 멀고도 가까운 사이였으나 문화와 예술은 그때마다 간극을 잇는 다리가 됐다"며 "이번 전시는 그 다리 위를 함께 걸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실 전경 |
전시 기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 '뮷즈'(MU:DS)도 함께 선보인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도쿄국립박물관 뮤지엄숍에서 청자 접시 세트와 손수건, 가방 등 주요 상품 24종을 판매한다.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한국 문화유산의 감동이 박물관 상품을 통해 일상에서도 이어지며, 양국 국민의 마음을 잇는 문화적 가교 구실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 5일까지 볼 수 있다.
축사하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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