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4 (화)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이창용 "대형병원 장례식장에 소규모·분산형 화장시설 설치 제안…초고령사회 병목 해소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은 경제연구원·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 공동 심포지엄

    기존 공간 활용 심리적 거부감 줄이고, 임종·장례·화장 한 공간서

    대형병원 의료 혜택 누리는 지역사회가 필수 장례 시설도 함께 수용

    "초고령사회 '실버 경제', 부가가치 창출할 산업 영역 인식해야"

    요양 서비스 공적 보장하되, 토지·건물 임대비용 이용자 일부 부담토록

    재정 지속 가능성 고려, 수요 높은 지역 시설 확충·질 개선 유도

    "오늘 발표에서는 대형 병원 장례식장에 소규모·분산형 화장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기존 공간을 활용해 소규모로 시설을 분산 설치해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고, '임종·장례·화장'을 한 공간에서 마무리해 유족 편의를 높이면서 님비 현상을 완화하자는 것입니다."

    아시아경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연세대학교 인구와 인재 연구원 공동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구조개혁 보고서가 이번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을 향했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사회적 부담이 아닌 산업적 기회로 전환하면서 필수 인프라 확충과 미래 신산업 육성에 힘써야 한다는 취지다. 한은 경제연구원이 10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과 공동으로 주최한 심포지엄에선 대표적으로 화장시설 부족 문제와 노인요양시설 수급 불균형 문제가 지적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축사에서 "화장시설은 대표적 혐오시설로 인식되면서 시설 확충이 지연된 결과 3일장이 5일장으로 길어지는 사례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병목이 해소되지 않으면 장례 과정의 부담과 비효율은 앞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대형 병원의 의료 혜택을 누리는 지역사회가 필수적인 장례 시설도 함께 수용함으로써, 필수 시설에 대한 지역 수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부담을 보다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인요양시설의 수급 불균형 문제는 현재 요양 수가가 지역별 부동산 비용 격차가 큰데도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문제에서부터 비롯됐다고 봤다. 이 총재는 "부동산 비용이 높은 대도시에서는 시설 공급이 제약되고 서비스 질 저하가 나타나는 반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외곽 지역이나 지방으로 시설이 입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 결과 정작 수요가 많은 도심에서는 가족 곁에서 돌봄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발표에서 한은 경제연구원이 제안하는 건 요양 서비스는 현행과 같이 공적으로 보장하되, 토지·건물 임대료에 해당하는 비용은 이용자가 일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이라며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면서도, 수요가 높은 지역의 시설 확충과 질 개선을 함께 유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서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데이터 활용 문제도 지적됐다. 그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데이터는 'AI 시대의 다이아몬드'라 불릴 만큼 큰 잠재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 사람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의료 기록이 전산화돼 축적되고 있고, 국가 단위의 식별 체계를 바탕으로 이를 연계·활용할 수 있는 구조적 강점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책임과 부담이 개인과 의료기관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데이터 활용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오늘 발표에서 공익성이 인정된 연구에 한해 국가가 데이터 활용을 승인하되 승인된 연구는 바이오 데이터 유통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체계를 제안한 건,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면서 의료기관 역시 이를 통해 창출한 수익을 다시 의료 서비스로 환류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령화는 분명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구조적 변화이기도 하다"며 "돌봄·의료·장례 등 생애 말기 필수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제한된 공공 재정만으로는 뒷받침에 한계가 있어 산업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공급 기반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버 경제(Silver economy)는 더 이상 복지의 범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기술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산업 영역으로도 인식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오늘 제안은 모두 현행 제도 아래에서 곧바로 도입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각각 나름의 제약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이런 이유만으로 '논의가 안 된다'는 결론에 머문다면, 변화 속에 담긴 기회를 실질적인 성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반도체 등 기존 산업의 성과에만 안주하기보다는, 규제의 합리화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 경로를 발굴해 나가야 'K자형 성장'에 따른 격차를 완화하고 미래 세대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