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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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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시장 바로미터 ‘전세가 비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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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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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변수는 전세 시장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핵심은 전세가 비율(매매가격 대비 전세 가격 비율)이다. 전세가 비율은 매매가격과 전세 가격 사이 힘의 균형을 보여준다. 매매와 전세 중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인 선택인지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 비율 변화는 수요의 이동 방향과 시장 온도를 동시에 읽을 수 있는 기준점이 된다. 전세가 비율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전세난… 매매가격 더 올라

    2025년 전세 시장을 둘러싼 뉴스는 유난히 자극적이었다. 그러나 수치를 차분히 따라가 보면 분위기와 현실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있다. 실제 지표에서 전세 가격 움직임은 예상보다 훨씬 제한적이었고, 언론 보도와 달리 가격 자체가 크게 흔들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3.8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11.26%로, 전세 가격 상승 폭은 매매가격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021년(16.4%) 이후 가장 높았지만, 전세 가격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것이다. 이는 KB부동산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39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연평균 상승률(6.94%)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뉴스와 수치 사이 온도 차가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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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이 같은 흐름은 전세가 비율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 비율은 51.09%로, 전년 말(54.04%)보다 2.95%포인트 낮아졌다. 전세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매매가격이 더 빠르게 상승하면서 전세가 비율이 오히려 하락한 것이다.

    수도권 역시 큰 차이는 없다. 2025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3.88% 올랐지만, 전세 가격 상승률은 2.45%에 그쳤다. 서울과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전세 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매매가격 반등이 전세 가격을 뒤따라 끌어올린 구조에 가깝다. 일부 전세 수요가 매매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두 가격 상승률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각종 수요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무주택 세입자 사이에서는 ‘차라리 지금 사자’는 선택이 늘었다. 전세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더 비싸지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불안 심리가 매수세를 자극했고, 그 심리가 시장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2026년, 전세가 비율 오를까

    새해 부동산 시장은 대체로 매매가격보다 전세 가격 상승세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연구 기관이 많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가격은 0.8% 상승하겠지만, 전세 가격은 4%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부의 추가 규제로 매매가격은 강보합세에 머물겠지만, 전세는 입주 물량 부족 등으로 강세를 띨 것이라는 얘기다.

    개인적으로는 서울과 수도권의 상승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지난해보다 상승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6월 지방선거 이후 세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면 시장이 한 차례 출렁일 여지가 있어서다. 그래서 2026년 서울과 수도권 주택 시장은 전반적으로 ‘상고 하중’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전세 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더 많이 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주택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2+2년 거주 보장)이 확대되고, 각종 의무 거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전세 유통 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매물이 급감한 시장에서는 작은 변수 하나만으로도 전세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전세가 비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전세 가격이 오르면 매매가격을 일정 부분 자극할 수밖에 없다. 2025년과 달리 올해는 전세 가격 상승이 매매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그만큼 전세 시장 불안이 주택 시장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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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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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가 비율 30%대는 매매 과열 경계

    매매가격 급등으로 전세가 비율이 30%대까지 떨어진 지역은 한 번 더 점검이 필요하다. 사용 가치인 전세 가격에 비해 교환 가치인 매매가격이 앞서 달렸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5년 12월 현재 서울에서 전세가 비율이 30%대까지 낮아진 곳은 강남구(37.6%), 송파구(39.6%), 용산구(39.9%)다. 이들 지역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전세가 비율이 42~44% 수준이었지만, 매매가격이 전세 가격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면서 비율이 크게 낮아졌다.

    서초구 역시 2024년 12월 46.7%에서 2025년 12월 41.8%로 하락했다. 이들 지역 아파트값이 추가로 급등할 경우 전세가 비율이 40% 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전세 가격과 매매가격은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해 움직인다. 어느 한쪽만 독주하는 흐름은 지속하기 어렵다. ‘강남불패’나 ‘한강벨트 갈아타기’ 기대가 과도해진 것은 아닌지, 가격에 선반영된 기대가 실제 수요를 앞질러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시점이다. 아무리 우량한 블루칩 자산이라 해도, 가격이 먼저 달리면 그만큼 조정 부담도 커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고가 1주택자에게 유리한 양도세 혜택을 축소하면 고가 주택 가격은 흔들릴 수 있다.

    현행 소득세법상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1주택을 팔 때 10년 보유·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80%까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는다. 반면 빌딩이나 토지, 상가는 10년 20%, 15년 30%에 그친다. 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15년에 45%를 공제받았다. 정부는 똘똘한 한 채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지방선거 이후 세제 중심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 따라서 강남권이나 한강벨트 주택 구입은 정책 방향을 보고 나서 결정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지방 전세 가격 상승은 회복 신호탄 될 듯

    반면 지방 주택 시장 풍경은 사뭇 다르다. KB부동산 시세 조사 결과 부산·대구·울산· 대전·광주 등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해 0.77% 상승했다.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1.87%를 기록하며 4년 연속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지방 수요자 심리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다만 전세 가격 반등은 결코 가볍게 볼 신호가 아니다. 주택 시장에서 전세는 실수요자 체온을 가장 먼저 반영하는 지표다. 거래가 끊긴 국면에서도 거주는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전세 가격 방향은 시장의 바닥과 회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선행 신호로 작동해 왔다.

    특히 최근 표본 통계보다 선행성이 높은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지방에서 지난해 8월 이후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아직 매매가격의 본격적인 반등을 논하기엔 이르지만, 전세 시장부터 서서히 온기가 돌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지방 주택 시장은 지금, 급반등이 아닌 완만한 정상화 초입에 들어섰는지 아닌지를 시험받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전세 가격 흐름은 지방 주택 시장을 해석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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