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현, 제22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 수상하며 등단
소설집 '녹지 않는 슈가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 펴내
"소설집에 권태·무기력 그려내…독자 공감에 위로 느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주이현 작가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문학과지성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주 작가는 최근 첫 소설집 '녹지 않는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를 출간했다. 2026.02.15 pak7130@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은 종종 케이팝 아이돌의 서사로 회자된다. 친구를 따라 오디션을 봤다가 뜻밖에 합격을 하고, 아이돌로 데뷔하는 경우다. 이 우연의 공식은 문단에서도 통했다. 제22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주이현(25) 작가의 시작 역시 그랬다.
뉴시스는 첫 소설집 '녹지 않는 슈가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문학과지성사)를 출간한 주이현을 서울 마포구 문학과지성사 사옥에서 만나 작가로 거듭나게 된 과정을 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 학업에 충실했던 그는 3학년이 되자 돌연 자퇴했다. 공부의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게 이유였다. 그 무렵 문예창작과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가 함께 준비해보자고 제안했다. 그 친구는 이후 같은 상을 수상한 구윤재 시인이다. 주이현은 그렇게 동국대 문예창작과에 진학했다.
본격적으로 소설을 쓴 것도 대학교 입학 이후다. 이전까지는 교내 백일장과글짓기 대회 참가가 전부였다. 한국문학 역시 입시를 준비하며 처음 읽었다.
"예전에는 생활기록부에 도움이 될까 해서 읽었어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같은 작품이요. 국어를 좋아해서 국문과를 생각해본 적은 있었죠."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주이현 작가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문학과지성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주 작가는 최근 첫 소설집 '녹지 않는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를 출간했다. 2026.02.15 pak7130@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학교 1학년 때 수업 '소설 창작 입문' 수업을 계기로 동기 여섯 명과 글쓰기 스터디를 꾸리며 창작을 시작했다. 이 중에는 지난해 시인 '잉걸 설탕'을 펴낸 송희지 시인도 있다.
첫 소설집에는 신인문학상을 안겨준 표제작 '녹지 않는 슈가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를 비롯해 총 다섯 편이 실렸다. 대부분 대학과제와 방학중 습작으로 쓴 작품들이다. 소설집은 곧 그의 대학시절 압축한 기록이기도 하다.
표제작은 가상의 도시 'P시'를 배경으로 한다. 싱크홀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 도시에서 인물들은 땅 속 소음을 감지하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을 예감한다. 그러나 끝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재난 서사의 외형을 띠지만 작가의 관심은 사건이 아니라 인물의 내면과 관계에 머문다. .
"결말은 중요하지 않아요. 장면은 다음 장면을 위해 존재할 뿐이고, 그 사이에서 오가는 말과 인물의 내면 변화, 심리를 쓰는게 좋아요."
작가의 출발점은 실제 거주지에서 찾았던 싱크홀 사교였다. 여기에 당시 자신이 품고 있던 감정을 겹쳤다.
신인문학상 심사를 맡은 강동호 문학평론가는 이 작품에 대해 "서사의 사건성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한 편의 긴 부조리극처럼 인물 사이의 관계가 점차적으로 파탄에 이르는 과정을 미학적이면서도 실험적인 문체로 조명했다"고 평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주이현 작가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문학과지성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주 작가는 최근 첫 소설집 '녹지 않는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를 출간했다. 2026.02.14. pak7130@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이현의 문장은 길고 겹겹의 수식으로 이어진다. 문장이 문장을 덧붙이며 장면을 촘촘히 쌓아올린다.
그는 "가독성이나 문장의 경제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으로 추구하지는 않는다"며 "일종의 반항이다. (은유가 많으면) 미학적으로 더 아릅답다고 느낀다"며 웃었다.
집필 방식 역시 자유롭다. 구성을 규격하지 않고, 손이 이끄는대로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소설을 쓴다.
"제목을 먼저 떠올리고, 어떤 상황에 처한 인물을 상상한다"며 "이를 해두면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일은 따라온다"고 했다.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더 쓰고 싶어요. 그리고 이번과 달리 의지를 갖고 일을 해내는, 조금 더 역동적인 소설도요. 제 소설이 꼭 재미있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길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읽고 나서 독서의 보람을 느꼈으면 합니다. "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주이현 작가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문학과지성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주 작가는 최근 첫 소설집 '녹지 않는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를 출간했다. 2026.02.15 pak7130@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