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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경찰 체포 피하던 수배범 8층서 추락사…유족은 2.5억 사망보험금 요구했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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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스피싱 혐의…검거 상황 중 추락 사망

    유족 “우발적 사고에 의한 사망” 주장 소송

    보험사 “고의 추락…보험금 지급대상 아냐”

    법원, 보험사 측 손 들어줘

    헤럴드경제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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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지난 2024년 4월, 인천의 한 오피스텔 8층에서 여성 A씨가 창문 밖으로 추락해 숨을 거뒀다. A씨는 법원에서 징역 4년 8개월을 선고받고 수배 중인 상태였다.

    당시 수사관은 검거를 위해 A씨의 주거지를 급습했다. A씨는 수사관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한 뒤 창문 밖으로 떨어졌다. A씨가 사망하면서 형의 집행과 관련 수사는 종결됐다.

    유족과 보험사의 분쟁이 시작됐다. A씨의 유족은 “우발적인 사고에 의한 사망이었다”며 생명보험금 2억 5000만원을 청구했다. 반면 보험사는 “보험금 부지급 사유”라며 “극단적 선택과 같이 본인이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법원의 판단은 어땠을까.

    동종전과 복역 경험 있어…1~2분만에 투신
    A씨는 보이스피싱 관련 혐의로 총 징역 4년 8개월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불구속 상태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등을 이유로 법정 구속은 되지않은 상태에서 도주했다. A씨는 과거 동종 혐의로 징역 6개월을 복역했다가 출소한 적이 있었다.

    사건은 불과 1~2분 사이에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수사관은 “A씨가 옷을 입으려고 해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며 “그 순간 여닫이 창문으로 달려가 뛰어내린 바람에 구조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유족 “우발적 사고…보험금 지급해야” 소송
    A씨의 유족은 보험사와 2017년께 생명보험을 체결했다. 예측할 수 없는 우연한 사고로 사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받기로 했다. 단, A씨 본인이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엔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법적 쟁점은 A씨의 사망이 우발적인 사고인지, 고의에 의한 사고인지 였다. A씨의 유족은 “8층 높이는 떨어져도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높이”라며 “창문틀을 붙잡고 있던 중 추락했으므로 우발적인 사고”라고 주장했다. 이어 “4년 8개월의 수형생활은 극단적 선택의 동기로 부족하다”고 했다.

    반면 보험사 측에선 “8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행위는 사망의 결과를 감수하고 선택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장기간의 수감생활 회피를 피하기 위해 고의에 따라 추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의 유족은 지난해 3월,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 “망인 의지 개입된 사고…보험금 지급대상 아니다”
    법원은 A씨 유족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22단독 송승용 판사는 A씨 유족의 청구를 지난해 12월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A씨 유족이 부담하도록 했다.

    법원은 “A씨의 사망은 우발적인 사고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망인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개입돼 일어난 사고이므로 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당시 A씨는 징역 4년 8개월형의 집행대상자로서 수배 중인 상태였다”며 “순간적인 오판에 의한 자해가 아니라 도주 목적으로 창밖을 향해 투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현장감식 보고서에 등에 따르면 A씨의 신체에 다툼이나 저항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망인의 추락에 대해 수사관 등을 포함해 어떠한 외력도 작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반인의 상식으로 봐도 8층 높이에서 뛰어내릴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며 “A씨 입장에서도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그대로 낙하하는 경우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끝으로 “당시 A씨가 공포감을 느꼈거나 정신적 공황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며 “오히려 속옷을 입을 시간을 요구하는 등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사고가 가능한 상태였다”고 살폈다.

    아직 이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의 유족 측이 항소했다. 2심이 서울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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