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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미술의 세계

    [On Stage]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겹'으로 완성하는 음악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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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4일 예술의전당서 '겹의 미학' 두번째 무대

    '철학적 의미' 막스 브루흐·레너드 번스타인 연주

    공연장에서 연주되는 클래식음악이 탄생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작곡가가 악보에 담아낸 생각은 연주자와의 소통을 통해 소리로 구현되고, 다시 그 소리는 공연장을 채운 관객과의 교감을 통해 비로소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한양대 관현악과 교수는 이처럼 하나의 연주가 완성돼가는 과정을 '겹'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다시 면을 이루며 점점 형태를 갖추어가듯, 음악도 여러 겹의 과정이 쌓여 완성되는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여러 과정을 거치며 완성돼가는 우리 삶의 모습과도 본질적으로 닮았다.

    김 교수는 지난해부터 '겹의 미학'이라는 제목의 연주회를 이어오고 있다.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되짚으며 그 본질을 탐구하려는 시도다. 오는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무대를 선보인다.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의 오페라타 '캔디드' 서곡과 '플라톤의 향연에 의한 세레나데', 막스 브루흐(1838~1920)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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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응수 한양대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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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응수 교수는 연주할 곡들이 영혼의 세계를 지향하는 철학적 의미를 담은 곡들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변치 않는 본질을 뜻하는 이데아에 늘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플라톤 철학에서 영혼과 이데아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그는 음악, 미술, 무용 등의 예술은 표현하는 수단이 다를 뿐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본질은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열정적이고 직관적이며, 브루흐가 스코틀랜드를 가보지 않은 상태에서 쓴 스코틀랜드 환상곡은 이상향에 대한 갈망과 노스탤지어의 정서를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또" 번스타인의 곡은 이데아에 대한 갈망을 표현한 곡으로 번스타인이 이데아적인 것에 심취했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음악이 단순한 감정의 표출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예술의 본질이 표현이긴 하지만 그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물음표를 만들 수 있는 철학적인 질문들이 담겨야 한다." 음악을 통해 사유를 확장하고, 새로운 물음표를 만들고 그 물음표를 하나씩 지워가는 과정 속에서 인간은 조금씩 본질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는 살아 있는 동안 계속될 여정"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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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교수는 "예술에는 시간에 따른 깊이가 더해진다"며 젊은 연주자들보다는 나이 지긋한 거장들의 연주에서 깊은 감명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피아니스트 메나헴 프레슬러와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를 예로 들었다.

    "프레슬러가 93세 무렵에 연주한 쇼팽의 녹턴을 들으면 그 인생이, 그 시간의 깊이가 들린다. 프레슬러만큼 깊이를 들려주는 연주자는 없는 것 같다. 또 환갑이 된 오이스트라흐의 연주를 듣고는 기가 질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연주를 들으며 '바이올린 하기를 너무 잘했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생각했다."

    김 교수는 "바이올린이 음역대가 넓고, 음역대에 따른 소리도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층위를 담아내는) 극적인 표현에 어울리는 악기"라고 설명했다.

    겹의 미학 공연의 지휘는 미국 출신의 가렛 키스트가 맡고, 빈 심포니 제1악장 겸 빈 국립음대 교수인 안톤 소로코프, 김 교수의 제자들이 주축으로 활동하는 앙상블 단체 '카메라타 솔'이 함께 한다. 김 교수는 카메라타 솔에 대해 "본질적인 의미를 함께 탐구하고 학생들 스스로가 물음표를 만들 수 있는 울타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든 단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관객들도 '연주가 좋다'는 감상을 넘어, 연주에 대한 자신만의 물음표를 품고 공연장을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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