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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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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스님·레옹신부·김목사…버튜버로 나선 젊은 종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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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인 버튜버 잇따라 데뷔…사자 보이즈 천도재 등 콘텐츠 화제

    게임·애니메이션 등 하위문화 결합해 젊은 층과 소통 시도

    연합뉴스

    (왼쪽부터) 버튜버 불법스님, 레옹신부, 김목사
    [치지직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일요법회 시작하겠습니다."

    맑은 목탁 소리와 함께 스님의 '천수경' 독송이 시작되자 모인 사람들이 합장한 채 호응한다.

    여느 사찰의 정기 법회 같지만, 법회가 이뤄진 곳은 실제 사찰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이고, 신자들의 호응은 채팅창 이모티콘으로 이뤄졌다. 버튜버(버추얼 유튜버) '불법스님'의 스물세 번째 일요법회 모습이다.

    설 연휴 중인 지난 15일 방송된 이 법회의 시청 건수는 5천 회. 오프라인 법회라고 치면 그야말로 대성황이다.

    최근 불교를 비롯해 천주교와 개신교에서도 버튜버 종교인들이 속속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엄숙함을 벗어던진 젊은 종교인들의 새로운 시도가 '탈종교화'를 넘어설 새바람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불법스님의 사자 보이즈 천도재
    [유튜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버튜버 종교인의 선두 주자는 지난해 7월 첫 방송을 시작한 불법스님이다,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과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불법스님은 1994년생 '치직산 의문사(疑問寺)' 소속 승려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첫 방송에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자 보이즈 천도재(遷度齋·죽은 이의 영혼을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한 불교의식)를 치러줘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유튜브 구독자 6만5천여 명이다.

    불법스님에 이어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는 '김목사'와 '레옹신부'가 잇따라 데뷔 방송을 했다.

    김목사는 성경 속 인물을 애니메이션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레옹 신부는 천주교 역사나 예식, 사순 시기, 크리스마스 트리 등에 대한 친근한 설명이나 사제 서품식 리뷰 영상 등을 선보였다.

    셋 모두 '가상' 유튜버지만, 그 뒤엔 '진짜' 종교인들이 있다.

    불법스님으로 활동하는 것은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스님이고, 가톨릭 버튜버 그룹 '홀리라이브' 소속으로 돼 있는 레옹신부도 실제 서품을 받은 사제다. 김목사 역시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소속 정식 안수 목사다. 자세한 정체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대체로 젊은 연령대로, 각자 주지스님이나 소속 교단의 허락하에 버튜버 활동 중이다.

    불법스님과 레옹신부는 캐릭터 작가가 동일해서 말 그대로 '그림체'가 같다. 이 둘은 '합방'(합동 방송)을 통해 종교간 대화를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불법스님과 레옹신부의 '합방'
    [유튜브 영상 캡처]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 하위문화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세 버튜버의 공통점이다. 시청자와 소통하며 게임,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하다가 그 속에서도 종교적 요소를 포착해 설명하기도 한다.

    버튜버 종교인들의 잇단 등장에 일단 신선하다는 반응이 주로 나오고 있다.

    게임 캐릭터를 소재로 한 레옹신부의 영상에는 "천주교 신잔데 살다살다 이런 걸 볼 줄이야"라는 댓글이, 불법스님의 1시간짜리 금강경 독송 영상엔 "무교인데 매일 듣고 있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즐기면서 하는 방송을 통해 종교에 무관심한 또래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종교에 더 다가갈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 이들 버튜버 종교인들의 공통적인 목표다.

    불법스님은 첫 방송 당시 방송 목표가 "불교와 친근하게 하기"라고 말했고, 레옹신부도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인터넷 방송 등에 익숙한 교회 밖 청년들이 천주교에 갖는 심리적·문화적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김목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젊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멀어지는 것을 보며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가 모여 있는 곳, 그들의 서브컬처 안으로 직접 들어가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성경 속 인물을 비신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다루고, 서브컬처 속 요소를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해석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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