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몽유도원'에서 김주택, 김성식이 공연하고 있다. 에이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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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몽유도원'에서 민우혁, 하윤주가 공연하고 있다. 에이콤 제공 뮤지컬 '몽유도원'에서 유리아, 김성식이 공연하고 있다. 에이콤 제공 뮤지컬 '몽유도원'에서 정은혜가 공연하고 있다. 에이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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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K컬처를 소재로 한 뮤지컬 ‘몽유도원’과 ‘한복 입은 남자’가 뮤지컬 산업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특히 ‘몽유도원’은 ‘명성황후’ ‘영웅’으로 한국 창작뮤지컬의 가능성을 입증해온 제작사 에이콤의 30년 내공이 응축된 결과물로 호평 속 해외 진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몽유도원’ 도미 부부 설화 무대로
‘몽유도원’은 삼국사기 도미 부부 설화를 소재로 한 최인호 소설 ‘몽유도원도’를 무대 언어로 옮겼다. 지난 2002년 초연 이후 24년 만에 재공연된 이 작품은 애초부터 세계무대를 염두에 두고 출발한 작품. 동양적 미학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보편적 사랑 이야기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이 작품의 첫인상은 ‘무대 위의 동양화’다. 영상과 일부 넘버에서 다듬어질 여지가 엿보이지만, 입체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이야기, 서양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진 한국 전통의 소리, 한 폭의 수묵화와 같은 무대예술은 그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도미 부부 설화에서 백제왕 개로왕은 정절을 시험한다는 명목으로 도미의 아내 아랑을 탐한다. 이번 뮤지컬에서는 귀족들의 반정으로 아버지를 잃고 왕좌에 오른 여경(민우혁·김주택)이 왕좌를 지키기 위해 그 어떤 여인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개로왕으로 재탄생한다. 늘 불안에 시달리던 그는 집무실에 앉은 채 잠이 들고, 악몽으로 깬다. 그러던 어느 날 꿈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인 아랑(하윤주·유리아)에게 위로를 받고, 현실에서 그를 찾아 나선다. 한편 역모죄로 몰려 부족 전체가 노예 신분으로 전락한 목지국의 후손 도미(이충주·김성식)는 무리를 이끄는 지도자로 사랑하는 여인 아랑과 결혼한다.
설정만 놓고 보면 시쳇말로 막장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원작의 철학적 깊이와 서정성을 겸비한 이 동양적 판타지는 권력의 폭력, 인간의 욕망, 책임과 희생, 끝내 꺾이지 않는 사랑을 겹겹이 쌓아 올리며 깊은 여운을 전한다.
여경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헛된 욕망에 사로잡힌 어리석은 인간으로 연민을 자아낸다. 예고 없이 닥친 재앙에 일상이 송두리째 파괴된 두 남녀는 온갖 고난 끝에 인생의 본질과 맞닿아있는 이상향에 도달한다. 동시에 이 작품은 부당한 권력에 맞선 백성의 이야기다. 1막 엔딩, 도미가 두 눈을 잃은 채 강물에 떠내려가는 장면은 관객의 가장 외롭고 절망적인 순간과 겹쳐지며 감정을 고조시킨다.
무대는 전통의 재현이 아닌 상징과 은유로 채워지고, 음악 역시 서양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 위에 한국 전통 선율이 얹히며 조화를 이룬다. 배우 역시 성악 전공 김주택, 정가 기반 하윤주, 뮤지컬 배우 민우혁·유리아·김성식 등 서로 다른 음악적 배경의 배우들이 한 무대에 선다. 목지국 제사장 비아 역의 명창 정은혜는 독보적 목소리로 작품의 한국적 정체성을 또렷이 각인시킨다.
의상과 안무 역시 한국적 미를 담았다. 거대한 바둑판으로 변한 무대 위에서 흑백 의상을 입은 앙상블이 칼군무를 선보이며 “바둑은 곧 전쟁”이라는 대사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도미의 피리 소리는 한국 고유의 정서 ‘한’과 맞닿는다. 아리랑 선율이 담긴 ‘목자의 옛노래’와 ‘다시 도원으로’는 개인의 비극을 넘어 공동체의 아픔으로 확장되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명성황후’가 역사적 비극을 통해 한국 창작뮤지컬의 가능성을 열었다면, ‘몽유도원’은 신화적 상상력과 동양적 미학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국립극장에 이어 4월11일부터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이탈리아로 간 장영실 ‘한복 입은 남자’
‘한복 입은 남자’(충무아트센터, 3월1일까지)는 ‘엘리자벳’ ‘웃는 남자’ 등 유럽 라이선스 뮤지컬 전문 제작사로 자리매김한 EMK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적 소재의 창작뮤지컬이다.
이상훈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17세기 루벤스가 그린 ‘한복 입은 남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방송국 PD가 조선 시대 세종이 총애한 노비 출신 과학자 장영실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로 조선과 르네상스 시기 유럽을 오간다. 역사적 판타지에 대한 호불호 반응에도 불구하고 제10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순항 중이다.
이주영 문화 칼럼니스트는 “15세기 전후 왕과 과학자가 서로를 믿고 인정하며 민중의 삶을 나아지게 했다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역사적 사실을 중심에 둔 작품”이라며 “조선 초기 한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서민의 삶과 맞닿은 발명품을 무대 위에 되살렸다는 점에서 희소성 있는 무대이자 3대가 함께 우리 역사와 전통을 되짚고, 서로의 꿈을 나눌 수 있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대극장 뮤지컬”이라고 평했다.
또 그는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공연 중인 두 작품에 대해 “한국 설화와 역사를 소재로, 전통 복식의 선과 여백을 미장센으로 한 대작이 동시대적 해석과 아트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개발돼 한국 관객의 호응 속에서 상연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뮤지컬 산업의 위상을 보여준다”며 “객석에서 자주 마주치는 다국적 관객들이 그 바로미터”라고 분석했다.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출연 배우들이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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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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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출연 배우들이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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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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