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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영화계 소식

    '시댄스 2.0' 등장에… 韓 영화계 "비용·시간 절감… 산업 숨통 틔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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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 흔드는 中 AI 영상 앱]

    기존 AI와 달라 감독급 연출 가능

    시네마틱 장면 구현에… "놀랍다"

    제작비 부담 완화 긍정적 측면 속

    중소 스튜디오 등 일감 축소 우려도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에서 호랑이 컴퓨터그래픽(CG)이 조금 더 자연스러웠다면 작품에 대한 평가가 훨씬 더 좋았을 겁니다.”

    최근 극장가에서 흥행 중인 ‘왕사남’을 두고 영화계에서 나오는 반응이다. 장항준 감독도 언론 인터뷰에서 “호랑이 CG를 물리적으로 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다”며 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싶어도 시간과 예산이라는 현실적 제약을 넘기 어려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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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댄스 2.0’의 등장에 긴장하는 영화계 분위기(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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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용·시간 절감… 영화산업 전반 숨통 틔울 것”

    이런 상황에서 중국 바이트댄스가 최근 공개한 생성형 영상 인공지능(AI) ‘시댄스 2.0’은 한국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시댄스 2.0’은 △조명 △그림자 △카메라 무빙까지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기존 AI와 달리 ‘감독급 연출’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텍스트 명령어만으로도 실제 촬영에 가까운 시네마틱 장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영화계에선 “놀랍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다만 영화계는 ‘시댄스 2.0’의 실제 구현 수준과 현장 적용 가능성을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AI 기반 영화 ‘중간계’가 공개됐지만, 완성도 면에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던 전례가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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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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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시댄스 2.0’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줄 ‘도구’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다.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저작권과 초상권 문제가 정리된다면 후반 작업에서 일정 부분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시간이나 예산 제약으로 아쉬움이 남는 장면을 빠른 시간에 정교하게 다듬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프리비주얼(실제 촬영·제작 전에 3D 모델 등을 활용해 장면을 사전 검증) 제작, 콘셉트 시각화 단계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배우 리스크 대응 측면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출연 배우 문제로 특정 장면을 수정할 경우 재촬영·재편집에는 상당한 비용이 따른다. 업계에서는 AI가 자연스럽게 장면을 보완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한다면 제작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영화배급사 관계자는 “제작 편수가 줄어들고 제작비 압박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 영화산업 전반에 숨통을 틔울 수 있다”며 “제도적 장치가 전제돼야 하지만, 완성도를 보완하면서 제작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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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중간계’의 한 장면.(사진=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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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 스튜디오·프리랜서 일감 줄어들 것” 우려도

    일각에선 ‘시댄스 2.0’ 확산이 일자리 축소를 부추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시각특수효과(VFX)업계 관계자는 “일부 반복적이고 정형화한 작업의 상당 부분은 이미 AI로 대체됐다”며 “기술이 더욱 고도화하면 중소 스튜디오와 프리랜서들의 일거리는 급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서사 설계를 비롯해 △연기 디렉팅 △편집 리듬 등 영화 제작의 핵심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AI의 활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AI가 일부 작업을 보조할 수 있지만, 창작 노동 전반을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사람이 만든 작품의 가치를 대중에게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시댄스 2.0’ 활용이 본격화하기 전에 저작권·지식재산권(IP) 보호 체계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콘텐츠의 중국 내 불법 시청과 무단 유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영상이나 배우 얼굴을 합성한 2차 콘텐츠가 확산한다면 대응이 안 된다. 우리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며 “기술 발전에 발맞춰 IP 보호 체계를 구축하지 못하면 콘텐츠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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