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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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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 "핵무기 제조는 휴대폰보다 훨씬 쉽다"…원자력 대부 장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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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력 기술수준, 한국 대 북한은 100 대 0 정도"

    "한국, 핵무기 시도 안 하지만 잠재력은 보유해야"

    "일본은 몇개월 만에 핵무기 제조할 수 있는 능력"

    [※ 편집자 주= 장인순 전(前) 한국원자력연구소장 인터뷰 기사는 내용이 많아 다섯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두 번째로 한국의 원자력 기술과 핵무장 능력 등을 다뤘습니다. 이미 송고한 첫 번째 기사는 한국의 원자력 기술이 세계 1등이라는 내용입니다. 다음 주 이후에 나가는 3∼5번째 기사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능력, 원자력 기술 자립 과정에서의 고난, 원전의 안전성 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개인의 스토리와 사진이 많이 들어갑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장인순 전 원자력연구소장
    [윤근영 기자 촬영]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핵무기 제조 기술은 하이테크가 아닙니다. 80년이나 된 과거의 기술입니다.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원자로(Nuclear reactor) 제조보다 쉬운 일입니다. 원자로에 100만개의 부품이 들어가지만, 핵무기에는 2천개도 안 들어갑니다."

    "핵무기 제조는 휴대전화보다도 훨씬 쉬운 기술입니다. 한국이 핵무기 제조를 시도하지 않는 것은 국제사회와의 약속 때문입니다. 이것이 북한과 다른 점입니다. 우리는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 만드는 것입니다."

    위의 내용은 장인순 전(前) 한국원자력연구소(현 한국원자력연구원) 소장(86)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인터뷰는 세종시 전의면 유천리에 있는 전의마을도서관에서 지난 1월 24일부터 세 차례 진행됐다.

    그는 인터뷰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중동, 동남아 국가 등 세계 각국이 원자력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다행히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원전 기술을 발전시켜온 덕분에 세계 원전 1등 국가가 됐다"고 했다.

    장 전 소장은 "이런 한국이 국제사회와의 약속 때문에 핵무기를 만들지는 않지만 군사 강국들이 많은 동북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핵무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원전 능력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것이 그 잠재력을 유지하는 방법"이라면서 "원자력 기술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장 전 소장은 "일본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고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몇개월 만에 핵무기를 완성할 수 있다"면서 "이 나라가 보유 중인 플루토늄은 핵무기 6천∼7천기를 제조할 수 있는 규모"라고 했다.

    연합뉴스

    2004년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 시절의 장인순 박사
    [연합뉴스 사진]


    1940년생인 장 전 소장은 전남 여수 앞바다에 있는 돌산이라는 섬에서 성장했다. 여수중학교와 여수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학부와 대학원 화학과를 졸업했고,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던 중인 1979년 정부의 부름을 받고 귀국했다. 그가 전공한 불소 화학은 핵연료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분야다.

    이후 그는 30년간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일하면서 핵연료 국산화, 한국형 원자로 개발 등 원전 기술 자립을 위해 노력했다. 1999∼2005년에는 이 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장 전 소장은 5년 전 세종시 전의면 유천리에 마을도서관을 열었다. 본인의 저서 판매로 나온 인세 수입을 이 도서관 건립에 사용했다. 방송 드라마의 소품인 도검(칼), 가마 등을 제작하는 고려전통기술이 공간을 제공했고, 시민들도 십시일반으로 후원했다.

    그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열심히 책을 읽어야 본인과 나라가 발전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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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건설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와 대형 태극기. 그 옆은 UAE 국기
    2018년 3월 건설 완료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린 바카라 원전 1호기의 모습. [연합뉴스 사진]



    다음은 장인순 전 소장 인터뷰 2차 기사 질문-답변

    -- 본인의 유학비를 마련하느라 어머니가 고생하셨다고 했는데.

    ▲ 내가 고려대 대학원에 다닐 때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내가 유학 간다고 하니 1백달러를 구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셨다. 1969년 1월 출국하기 전날에는 눈이 많이 왔다. 그날 밤 어머니는 내 방에 오셔서는 하얀 종이에 싼 것을 주시고는 말없이 나가셨다. 평소에도 어머니는 조용하신 분이었다. 그걸 펴보니 태극기였다. 어머니는 초등학교도 못 나오신 분인데, 태극기를 나한테 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 태극기 덕분에 나는 공항 수속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었다.

    -- 공항 수속을 수월하게 받았다는 이야기는 뭔가.

    ▲ 나는 출국할 때 별다른 짐이 없었다. 가방 하나만 들고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당시는 인천국제공항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가방 안에는 책 몇 권, 옷가지 몇 개가 있었다. 그 위에는 태극기가 있었다. 당시는 공항 직원들이 짐 수색을 철저히 할 때였다. 암 달러를 갖고 출국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공항 직원은 가방을 검색대 위에 올려놓으라고 했다. 그는 내 가방을 열어보더니 내용물을 확인해보지도 않고 그냥 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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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교 모습
    [SNS 캡처 사진]


    -- 왜 그냥 가라고 했나.

    ▲ 태극기를 봤기 때문이다. 가방 검사가 너무 빨리 끝나서 내가 당황할 정도였다. 내 뒤에 서 있던 사람도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이었다.

    -- 태극기를 갖고 출국하는 사람은 대한민국 법령이나 규정을 위반할 리 없다고 판단한 것인가.

    ▲ 그런 듯하다. 어머니와 태극기는 유학 시절 내내 힘들었던 순간마다 나를 버티게 해줬다.

    -- 어머니가 유학 가는 아들에게 태극기를 주는 일은 흔하지 않은데.

    ▲ 어머니는 "빨리 공부하고 돌아와서 나라에 기여하라"는 뜻으로 태극기를 주신 것 같다. 나한테는 딸 2명이 있다. 이 아이들은 한국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캐나다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나는 아이들이 출국할 때 가방에 태극기를 하나씩 몰래 넣어놨다. 아이들은 캐나다의 내 동생 집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각각 독립했는데, 아이들 방에 가봤더니 태극기가 걸려 있었다. 그걸 보고 나는 아이들한테 고맙다고 했다. 현재 나의 딸들은 결혼해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내가 손주들한테 요구하는 것이 있다. 4년간의 대학 생활 가운데 1년 정도는 한국에 교환 학생으로 와서 우리 말과 문화를 배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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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장인순 박사
    왼쪽은 어머니, 가운데 아이는 큰딸


    -- 캐나다 유학 시절 불소 실험을 하다 폭발 사고가 있었다고 했는데.

    ▲ 대학원 4년째 되던 해였다. 논문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는데, 당시 나는 중요한 불소(F) 실험을 하고 있었다. 불소는 위험한 물질이어서 실험실의 안전유리 뒤에서 손을 아래로 내밀어서 실험하고 있었다. 그때가 오후 4시쯤이었는데,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다. 나는 몇미터 밖으로 나가떨어졌고, 내 옷에는 불이 붙었다. 마침 실험실에 있던 동료 학생이 급히 소화기를 가져와서 불을 껐다. 나는 캠퍼스 내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됐다.

    -- 수술을 받았나.

    ▲ 나는 오른팔과 손에 3도 화상을 입었다. 허벅지에서 살을 떼어 팔에 붙이는 피부이식 수술을 두차례나 받아야 했다. 나는 수술받을 때 아프다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의사는 소리를 질러도 된다고 했지만, 두 가지 이유로 꾹 참았다. 첫째는 한국에 있는 어머니와 그 태극기를 생각했다. 두 번째는 백인 의사와 간호사 앞에서 엄살떠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나중에 치료가 끝났을 때 의사는 "너 같은 사람은 처음 봤다. 존경한다"고 했다.

    -- 그 사고로 공부에 차질이 생겼나.

    ▲ 지도 교수님은 그 실험을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그 말은 학업을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뜻이었다. 그렇지만 학위 없이 귀국할 수는 없었다. 나는 2년간 치료를 받고 지도교수 몰래 다시 그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나는 실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그걸 교수님한테 제출했더니 그분은 노발대발했다. 실험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했느냐는 것이었다. "저는 학업을 마치고 가야 하는 사람입니다. 한국에서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때 내가 한 말이었다. 결국 나는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 온타리오 대학교에서 불소 화학을 공부하는 바람에 평생 원자력 연구를 하게 됐는데, 일부러 그 분야를 선택한 것인가.

    ▲ 내가 불소를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캐나다에 도착해서 지도 교수님을 만나보니 그분의 전공이 불소 화학이었다. 당시 우리한테는 선택권이 없었다. 유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을 받는 게 급했으니 전공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무튼 그 바람에 내가 평생 원자력을 연구하는 사람이 됐다. 불소는 핵물질은 아니지만 핵연료를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우라늄 농축 과정에서 불소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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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한의 조선중앙TV는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2025년 10월 10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20형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사진]


    -- 한국의 원전 능력은 세계 1등이라고 했는데, 북한은 어느 정도의 기술을 갖췄나.

    ▲ 북한은 일찍 원자력 연구에 들어갔지만 지금도 원전을 지을 능력이 안 된다.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도 못 지을 것이다. 기술이 없고, 인력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원전 능력을 100이라고 한다면 북한은 제로(0)다.

    --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되지 않나.

    ▲ 원전에 비하면 핵무기는 훨씬 쉬운 기술이다. 원전에는 부품이 100만개 정도 필요하다. 부품을 좀 더 세분화하면 200만개에 달한다. 원전의 원자로는 핵폭발(핵분열)을 제어해야 하므로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원전은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필요한 만큼만 안전하게 꺼내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핵폭탄은 단순한 기술이다. 한꺼번에 그냥 터뜨리는 것이어서 폭발을 통제할 필요가 없기에 그렇다. 핵폭탄 부품은 2천개도 안 된다.

    -- 핵무기 기술이 휴대전화보다도 쉽다고 했는데.

    ▲ 핵폭탄은 개발된 지 80년 된 무기다. 더 이상 하이테크가 아니다. 요즘 휴대전화에는 최첨단 기술 150건이 들어 있다. 인공위성까지 동원한다. 나의 아내는 생전에 미국에 사는 딸과 거의 매일 영상 통화를 했다. 인공위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휴대전화 기술을 100이라고 한다면 핵무기는 20도 안 된다. 핵무기 설계 자체는 공과대 4학년생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쉽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은 핵물질 분야다. 우라늄은 임계질량에 도달하지 않으면 폭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폭탄 내부에서 우라늄을 분리해놨다가 합체하도록 해서 폭발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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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우 전쟁에 남편 잃은 우크라이나 나탈리씨 눈물
    나탈리아 씨의 남편 세르게이 모졸 씨는 동네를 지키기 위한 정찰 업무를 자원했다가 전사했다. 그는 두 딸의 아버지로,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자 보석 관련 사업가였다. [황광모 기자]


    -- 한국은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나.

    ▲ 원자로를 설계해서 건설하고 운영하는 나라가 마음만 먹으면 못 할 것이 없다. 게다가 한국은 원전 1등 국가다.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의 기술도 갖추고 있다. 다만 그런 시도를 하지 않을 뿐이다. 그런 시설을 갖고 있지도 않다. 국제 사회와의 약속 때문이다. 북한은 약속을 안 지키지만 우리는 지킨다. 이것이 한국과 북한의 차이점이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됐듯이 국제사회가 국방을 책임져주는 것도 아닌데, 왜 한국은 반드시 국제 약속을 지켜야 하는지 묻는 사람들도 있다.

    ▲ 한국은 세계를 리드하는 지도자급 국가다.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받고 있다. 한국은 국제협약을 마음대로 파괴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몰래 숨어서 우라늄 농축을 하거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가동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비밀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그런 비밀 작업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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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아오모리현 롯카쇼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 단지
    [연합뉴스 사진]


    -- 한국이 유사시에 핵무기를 만든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가.

    ▲ 자금과 인력을 얼마만큼 투입하느냐에 달려 있다. 인력을 3개 쉬프트(Shift.교대근무조)로 짜서 24시간 가동하면 3년 걸리는 것을 1년 안에 끝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핵무기를 완공하는 데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2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 소요 기간은 큰 의미가 없다.

    -- 6개월 만에 만들 수 있다는 전문가도 있는데.

    ▲ 나는 그런 식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6개월밖에 안 걸린다고 했는데 실제로 1년 이상 걸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좀 넉넉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다. 1∼2년 정도로 본다.

    -- 한국은 우라늄 농축 시설이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이 없어서 그런가.

    ▲ 그렇다. 재처리시설을 설계해서 완공하는데 6개월∼1년은 필요하다. 한국의 최우수 엔지니어 수십명을 투입하면 빨리 만들 수 있다. 재처리 시설이 완공되면 핵물질이 나오는 것은 금방이다. 1주일 정도면 된다.

    -- 핵무기를 만드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 미국이 1940년대 '맨해튼 프로젝트'로 원자폭탄을 처음으로 만들었을 때 3년밖에 안 걸렸다. 그 당시 미국에는 컴퓨터도 없었다. 그때의 미국에 비해 현재 한국의 과학기술은 월등히 뛰어나다.

    -- 일본은 어떤가.

    ▲ 일본은 몇개월 만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나라다. 우라늄 농축시설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시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그동안의 재처리를 통해 다량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핵폭탄 6천∼7천기 정도는 만들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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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 훈련 중인 타이완 군인
    2024년 11월 타이완 군인이 전차 공격용 로켓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EPA 사진]


    -- 한국에서 핵무장론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북한이 한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한다. 그건 핵무기로 공격하겠다는 뜻이다. 북한은 재래식 무기로는 한국의 상대가 되지 않으니 핵무기로 위협하는 것이다. 우리가 핵무기를 갖고 있다면 이런 협박이 나올 수 없다.

    -- 한국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핵무장을 은밀히 추진한 적이 있었는데.

    ▲ 당시 프랑스가 한국에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지어주기로 했었다. 계약까지 했는데 시작도 못 하고 끝났다. 미국이 막았기 때문이다.

    -- 대만도 핵무장을 추진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 대만도 1970년대 은밀하게 핵무장을 추진했지만, 미국에 의해 중단됐다. 대만이 그때 핵무장에 성공했다면 현재 중국-대만 관계는 달라졌을 것이다. 중국이 지금처럼 저렇게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연합뉴스

    중국인민해방군 전승절 기념 퍼레이드
    중국 군이 2025년 9월 3일 베이징에서 퍼레이드를 벌이는 모습 [중국 신화사 사진]


    -- 본인은 북한 위협에 대한 대처뿐 아니라 동북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 동북아에 군사 강국들이 많기에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만약에 우리가 핵무기 몇 개 갖고 있다면 중국이 우리를 함부로 못 건드린다. 나는 공격이 아닌 방어 차원에서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반도에서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핵무장에 나설 수 없으니 적어도 핵무기 잠재력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핵무기 잠재력이란 무엇인가.

    ▲ 우수한 원전 기술을 갖추고 이를 발전시키면 그것이 핵무기 잠재력이다.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상대방이 우리를 쉽게 보지 못한다. 그 잠재력이 있는 것만 해도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된다. 나는 이런 점에서 정부와 정치인, 국민들이 원자력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 지원해 주기 바란다.

    -- 현재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데.

    ▲ 한국도 일본처럼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할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가 포화 상태여서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나는 이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정부가 잘 협상하기를 바란다.

    연합뉴스

    시가행진하는 지대공 미사일 '천궁'
    2024년 10월1일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적군의 비행기와 미사일을 요격하는 지대공 미사일 '천궁' [연합뉴스 사진]



    <장인순 전 소장 인터뷰 1차 기사 요약>

    [삶] "미국은 한국없이 원전 못짓지만…한국은 미국없이 짓는다"(2월5일)

    한국의 원전 건조 능력은 세계 1위다. 시공, 원자로 설계, 운전 능력 등에서 한국을 따라올 나라는 없다. 이렇게 되기까지 원자력연구소 연구원들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이 밤새워 실험하고 개발했다.

    미국은 전력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원전 수백기를 추가로 지을 계획인데, 한국의 도움 없이는 지을 수 없다. 유럽 각국도 원전을 건설할 예정이어서 한국 원전 수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현재 한국의 전기 생산에서 원자력의 비중은 30% 정도인데, 50%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전기 요금이 떨어져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줄어들고, 조선업을 비롯한 기업들은 비용 절감으로 수출경쟁력이 한층 더 올라간다.

    다시는 탈원전으로 가서는 안 된다. 원자력에 연구개발(R&D) 투자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도 연장해야 한다. 미국은 원전을 80년 정도 사용하는데, 우리는 40년도 못 쓰고 폐쇄한다.

    원전의 안전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은 1978년 고리원전 1호기 가동을 시작한 이후 많은 원전을 운영해왔지만, 한 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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