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세운4구역 정비와 녹지축 조성을 통해 종묘의 경관적 가치와 상징성을 더욱 부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문화유산 보존 측면에서 사업 계획 전반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24일 서울시의회 박강산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세운4구역 재개발 관련 시민 주요 문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120다산콜재단에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민원 30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11월은 서울시의회가 문화유산 인근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서울시 조례를 의결한 것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후 세운4구역 재개발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시기다.
2025년 11월 120다산콜재단 '세운4구역 개발 관련 시민 주요 문의' 현황 [자료=더불어민주당 박강산의원실] [AI일러스트=조수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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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세운4구역', '국가유산청', '종묘', '세계유산' 등 15개 단어를 기준으로 민원을 분류해 분석한 결과, 접수 민원의 83.3%(25건)가 개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지 인근에 위치한 종묘의 경관 훼손을 우려하는 의견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개발에 대한 긍정적 의견은 6.7%(2건)에 그쳤다. 서울시는 시민 삶의 질을 위한 개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시민 요구가 제기되는 모양새다.
이는 지난해 11월 24~26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와도 유사한 결과다. 해당 조사에서는 '개발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체의 69%를 차지했다. '도심 노후 지구 재생을 위해 초고층 빌딩 개발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22%에 그쳤다. 서울 지역으로 대상자 범위를 좁혀도 '개발 제한이 필요하다'가 66%, '개발을 허용해야 한다'가 28%로 나타났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에 고층 빌딩이 들어설 시 종묘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개발 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세운4구역이 세계유산지구 밖에 위치해 세계유산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갈등의 과정에서 최악의 경우 종묘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위가 박탈될 수 있다는 국가유산청의 주장이 알려졌다. 이에 세운4구역 개발이익과 이해관계가 없는 비(非)세운지구 시민들이 개발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모양새다.
개발사업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한 정책 논리 보완이 서울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효주 참여연대 주거조세팀장은 "종묘의 역사문화적 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굳이 세운4구역에 고층 빌딩이 들어서야 할 이유가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다른 개발사업보다 세운4구역에 대한 여론이 더욱 부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박강산 의원도 "서울시는 시민 여론과 지역 주민의 의견을 두루 경청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만 서울시는 개발 찬성 의견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한 달간 120다산콜재단에 접수된 민원 건수가 눈에 띄게 많지는 않다"며 "통상 정책 찬성보다는 반대 측에서 민원을 주로 제기하는 경향이 있어 민원 규모가 여론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종로구에서 통합심의(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 인가 단계에 필요한 각종 개별심의를 한 번에 처리하는 제도)를 위한 관계기관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며 "향후 절차에 따라 통합심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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