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2월17일 08시1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마지막 질환 중 하나인 치매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에자이·바이오젠의 항체 치료제 ‘레켐비’의 등장이 약물 치료의 새 시대를 열었다면, 여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인지중재치료’가 병용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부원장(신경과 교수). [사진=유진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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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역 중재치료의 정점 ‘슈퍼브레인’...핑거 스터디의 성공 계승
국내 치매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부원장(신경과 교수)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치매 치료의 핵심은 증상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라며 “레켐비 단독 사용 시 약 27~35% 수준인 진행 지연 효과를 로완의 디지털 기반 인지중재치료 프로그램 ‘슈퍼브레인H’와 병용할 경우 4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부원장이 슈퍼브레인에 주목한 이유는 그 근간이 되는 ‘다영역 중재치료’(Multidomain Intervention) 개념 때문이다. 이는 핀란드의 ‘핑거 스터디’(FINGER Study)에서 입증된 것이다. 인지 훈련뿐만 아니라 운동, 식이요법, 혈관 위험 인자 관리 등을 총체적으로 수행할 때 인지 기능 저하를 가장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이론이다.
양 부원장은 “국내에서도 대한치매학회 등을 중심으로 한국형 다영역 중재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고, 그 성과를 로완이 디지털화해 구현한 것이 슈퍼브레인H”라며 “단순한 인지 훈련을 넘어 영상 교육, 소셜 네트워킹, 근력 운동 가이드까지 포함되어 있어 기존의 단일 영역 프로그램과는 궤를 달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시설 방문형 모델과 재택형 모델 모두에서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을 높게 봤다. 양 부원장은 “병원을 찾기 힘든 환자들이 집에서도 태블릿을 통해 꾸준히 훈련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실제 임상 연구 결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ADL)과 전반적 인지 상태(MMSE) 등에서 유의미한 향상이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의료 현장의 화두는 레켐비와 슈퍼브레인의 병용 요법이다. 레켐비는 뇌 속 아밀로이드 침착물을 제거하여 인지 기능 악화를 27%가량 지연시키는 획기적인 약물이지만, 약물만으로는 손상된 신경 회로를 재건하거나 일상 기능을 온전히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양 부원장은 “레켐비가 뇌의 ‘독소’를 치우는 역할이라면, 슈퍼브레인H는 뇌의 ‘체력’을 기르는 역할”이라며 “실제 환자들에게 병용 투여한 결과, 보호자들이 느끼는 예후가 확연히 달랐다”고 전했다.
그는 과학적 입증이 진행 중인 단계임을 전제하면서도 “레켐비에 슈퍼브레인을 더하면 치료 효과가 15% 정도 추가로 높아져, 현장에서 그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근본적인 완치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병용 효과는 의사와 환자 입장에서 드라마틱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미 서울성모병원에서는 레켐비 투약 환자들에게 슈퍼브레인을 병행 처방하며 예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5대 종합병원뿐만 아니라 100여곳의 관련 기관에서도 활용된다. 로완의 슈퍼브레인 시리즈는 신제품과 시너지를 통해 올해 활용처가 200곳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 슈퍼브레인H를 개선해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받은 '슈퍼브레인 DEX'가 출시되면, 더 많은 환자들에게 처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로완) |
비용 부담 완화가 관건...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분수령”
혁신적인 치료법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가장 큰 허들은 역시 ‘비용’이다. 현재 슈퍼브레인의 이용료는 한 달에 약 25만원 수준이다. 고가의 레켐비 치료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환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양 부원장은 “MRI 검사가 과거 비급여에서 급여화되며 환자 부담이 80만원에서 25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사례가 있다”며 “슈퍼브레인 같은 디지털 치료제도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결정될 텐데, 급여화가 된다면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많은 환자 삶의 질을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부원장은 치매 치료에서 가장 안타까운 지점으로 ‘너무 늦게 찾아온 환자’들을 꼽았다. 그는 “40대 후반부터 뇌 관리를 시작해야 하고,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에서는 개입이 필수적”이라며 “아밀로이드와 타우(Tau) 단백질이 쌓여 신경세포가 완전히 손상되면 그 어떤 약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경도인지장애 이전 단계인 ‘주관적 인지 저하’ 단계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며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때 숨기지 말고 치매안심센터나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양 부원장이 치매 전문의의 길을 걷게 된 데는 개인적인 아픔이 있었다. 의대생 시절, 할머니가 겪으신 치매 증상을 단순한 노화로 치부해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던 기억이 평생의 부채감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엔 치매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지만, 지금은 피 검사 하나로도 위험도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현재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사와 함께 피하주사 형태의 예방적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며 “4년 내에는 치매 예방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양 부원장의 최종 목표는 치매를 ‘정복’하는 것을 넘어 ‘예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아밀로이드 제거뿐만 아니라 뇌 성장 인자인 ‘BDNF’를 활성화하고 염증을 줄이는 복합적인 치료 체계를 만드는 것이 그의 숙명이다.
그는 “예전과 다른 깜빡거림이 느껴진다면 부정하지 말고,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이 치매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며 “그전에 치매를 늦추는 최선의 길은 고스톱도 좋고 카드놀이도 좋으니,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부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상(치매 예방 및 관리 공로) 등을 수상한 국내 치매 분야 최고 권위자로 손꼽힌다.
1990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메모리 앤 에이징 센터에서 연수했다. 현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및 부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인지중재치료학회 회장으로서 국내 디지털 치료제 및 비약물 치료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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