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유독가스 현장도 360도 정밀 검사
신호 강도 13.7배↑…실시간 모니터링 구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유도관(Waveguide)'을 적용해 검사 대상에 센서를 직접 부착하지 않고도 360도 전 방향 결함을 탐지할 수 있는 초음파 센서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고온 배관, 유해 화학물질 저장고 등 극한 환경 구조물의 실시간 고속 검사를 가능하게 해 산업 안전성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KRISS가 개발한 유도관 기반 전 방향 초음파 센서 모식도. 연구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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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이지 않고도 본다"…센서-구조물 분리한 원격 탐상
비파괴 검사는 구조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초음파 신호로 내부 결함을 찾는 핵심 안전 기술이다. 항공우주, 원자력, 대형 플랜트 등 사고 위험이 큰 산업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문제는 '설치'였다. 기존 초음파 센서는 검사 대상 표면에 밀착해야 해 고온·부식성 환경에서 쉽게 손상됐고, 작업자 접근이 차단된 구역은 애초에 센서 부착이 불가능했다. 360도 검사를 위해 여러 센서를 분절형으로 이어 붙이는 방식도 한계였다. 파동을 하나의 신호로 합치는 과정에서 간섭과 왜곡이 발생해 정밀도가 떨어졌다.
KRISS 비파괴측정그룹은 매개체인 '유도관'을 도입해 이 구조적 한계를 풀었다. 센서를 구조물과 떨어진 안전 지점에 설치하고, 유도관을 통해 초음파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센서가 극한 환경에 직접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검사 대상에는 균일한 파동을 보낼 수 있다.
KRISS 비파괴측정그룹. 왼쪽부터 차례대로 김승일 근로UST연구학생, 정주영 근로학연연구학생, 승홍민 선임연구원, 박찬욱 박사후연구원, 박춘수 비파괴측정그룹장. KRISS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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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림 진동'으로 전 방향 균일 파동 구현
핵심은 원통형 유도관 내부에서 '비틀림 진동'을 발생시켜 이를 고르게 정렬해 전달하는 기술이다. 마치 수건을 비틀 듯 형성된 진동을 균일하게 방사함으로써, 센서를 멀리 떨어뜨려도 전 방향으로 일정한 전단(horizontal) 파동을 구현한다.
실험 결과, 개발된 센서는 약 95%의 방향 균일성을 확보했다. 신호 강도는 기존 분절형 방식 대비 13.7배 이상 향상됐다. 넓은 영역을 빠르게 스캔하면서도 정밀 영상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유도관은 다양한 재질과 형상으로 설계할 수 있고, 끝단을 곡면 구조물에 맞춰 절삭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잡한 배관, 곡면 탱크, 수중 구조물 등 다양한 환경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중 구조물까지 정밀 검사"…사고 예방 시스템 즉시 적용 기대
승홍민 KRISS 비파괴측정그룹 선임연구원은 "개발한 센서는 액체 환경에서도 신호 성능이 우수해 물에 잠긴 대형 구조물까지 정밀 검사할 수 있다"며 "그동안 탐상이 어려웠던 사각지대를 정밀하게 확인해 대형 재난 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고가 센서를 여러 개 설치하는 대신, 비교적 저렴한 유도관 구조의 단일 센서로 넓은 영역을 검사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와 결합할 경우, 극한 환경 시설의 상시 안전 감시 인프라로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KRISS 기본사업 '시설물 지능형 모니터링의 가용성 혁신을 위한 디지털 안전 측정 기술 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기계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IF 8.9)'에 2025년 12월 1일자로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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