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2월 부산 북구 덕천로터리 부근에 문을 연 '갤러리유피(Gallery UP)'가 디지털 전시시스템까지 갖춘 전시공간을 통해 신진작가 등에 폭넓게 문호를 개방하고 수도권으로도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가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갤러리 유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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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부산에서도 '문화의 불모지'로 불리던 곳에서 디지털 전시시스템까지 갖춰 신진 작가 등에 문호를 개방, 다양한 기획전을 이어가고 있는 한 갤러리가 이번엔 수도권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24년 2월 부산 북구 덕천동 로터리 부근 유니다로얄 빌딩에서 의욕적으로 오픈해 진화를 거듭하며 화제를 낳고 있는 '갤러리유피(Gallery UP)'의 돋보이는 행보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갤러리유피는 전시를 단순한 작품 배열로 구성하지 않는다. 작품을 나열하기보다 공간의 맥락 안에서 어떻게 배치되고 호흡할 지를 먼저 고민하는 방식이다.
갤러리유피 전시는 작품을 배치하는 장이 아니라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조직되는 하나의 장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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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전공한 성소윤 갤러리유피 대표는 24일 "전시를 기획할 때 공간의 동선과 시선, 체류의 흐름을 먼저 분석한다"면서 "작가를 먼저 정하고 공간에 맞추는 방식이 아니라 공간의 조건을 읽은 뒤 그 안에서 작가와 형식을 연결하는 접근 방식을 취한다"고 말했다.
이는 작가별 구획을 나누는 부스형 전시와는 다른 결을 형성하고 공간 전체를 하나의 맥락으로 다루며 각 전시가 독립적인 장면으로 완성되도록 구성하는 방식이다.
■ 성수 프로젝트, 외부 공간에서의 적용
지난해 11월 서울 성수동에서 2주간 진행된 'EPILOGOS' 프로젝트는 이러한 기획 방식이 외부 공간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갤러리유피에서 전시를 선보였던 6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개별 작품을 병렬적으로 배치하는 대신 공간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조직했다. 벽면 구성과 중앙 구조물, 대형 텍스트 패널, 조명과 동선이 하나의 맥락 안에서 연결됐으며, 오프닝과 도슨트 프로그램 또한 함께 운영됐다. 이는 단순한 판매 중심 전시가 아닌 장소 기반 기획이 구현된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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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에서 퍼포먼스로, 형식의 확장
전시 이후에는 퍼포먼스 프로그램이 그 맥락을 잇는다. 언어와 행위를 통해 '공간의 문법'을 탐구해온 김상현 디렉터가 이끄는 AM 1257의 퍼포먼스는 전시 공간을 또 다른 형식의 무대로 전환하는 시도다.
오는 3월 28일과 29일 두번 진행되는 이번 공연 '우리 사이에 먼저 도착한 것들'은 관객에게 관계에 대한 묵직한 사유를 건넨다. 타자에게 다가가는 우연적이고 불완전한 몸짓, 어긋나는 시선, 그리고 서로를 느리게 배워가는 몸의 언어를 추적한다. 관계를 고정된 '형태'로 오해하는 관성을 깨고, 그 아래에서 끊임없이 진동하는 '파형'을 직시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이는 고정된 전시장으로 머무르지 않고 공간을 유기적인 장으로 확장하려는 갤러리유피의 흐름의 연장선에 있으며, 갤러리유피의 추구하는 '장면'의 밀도를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 서울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확장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 워커힐 빛의 시어터 라운지 장소 기반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성수 프로젝트를 통해 검증된 공간 중심 기획 방식을 또 다른 도시의 문화 공간에 적용하는 시도다.
단순한 장소 이동이 아니라 공간의 성격에 맞춰 전시의 밀도와 구성 방식을 재조정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서울 프로젝트에서는 김미현 작가의 독점 시리즈가 함께 공개된다. 해당 전시는 프로젝트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신작으로 구성되며, 특정 공간과 기획 맥락 안에서만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단발성 참여를 넘어 작가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기획 관계에서 출발한다. 작품을 단순히 유통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기간 작가의 작업 세계를 함께 고민하고 책임 있게 다루는 모델에 가깝다. 전시는 하나의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을 함께 설계하는 시간이라는 점에 의미를 둔다.
갤러리유피 전시는 공간이 달라지면 맥락이 달라지고, 맥락이 달라지면 장면 또한 새롭게 구성된다. 올해 상반기 서울 프로젝트는 이러한 기획 방향이 본격적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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