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4 (화)

    [사설] 트럼프 “대미투자 어기면 보복”, 관세위법 후폭풍 가시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헌 판결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관세 정책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상한 대로 강경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어떤 나라든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을 치려’(wants to play game with) 한다면, 특히 수년 심지어 수십년 간 미국을 ‘뜯어 먹어온’ 곳은, 그들이 최근에 동의했던 것보다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 나쁜 것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미국과 무역합의를 한 국가, 즉 관세율을 낮추는 대신 대규모 대미 투자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한 국가가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이를 번복하려 할 경우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500억달러의 대미투자를 약속했던 한국은 당장 트럼프의 눈총을 받게 됐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예봉을 꺾어놓기는 커녕 각국과 맺은 대미투자 합의를 독촉하기 위해 공격성을 더 강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플랜B는 무역적자를 이유로 최대 15%의 관세를 150일간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122조로 시간을 번 뒤,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관행때 동원할 수 있는 무역법 301조와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발동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장기간 유지하는 게 골자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495억달러(약 71조3000억원)에 달해 301조 대상에,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방산 주요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232조 대상에 포함돼 보복 관세나 품목별 관세 부과 타깃이 될 수 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한미 통상협상의 중대 성과인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안보합의 후속 조치를 위한 미국 협상단의 이달 중 방한이 보류되는 후폭풍도 낳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조선 협력을 논의할 협상단의 조속한 방한을 위해 미 측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판결의 돌파구를 찾을 때까지 관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상호관세 위헌 판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 발작’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대미 외교·통상 관련 언급에서 ‘말 실수’가 없도록 신중 모드로 임해야 한다.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처리와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 선정 등도 차질없이 진행해 일단 트럼프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미투자에서 일본이 먼저 움직인 점을 염두에 두고 미국의 플랜B 압박에서 벗어날 유리한 지형을 만드는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