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예봉을 꺾어놓기는 커녕 각국과 맺은 대미투자 합의를 독촉하기 위해 공격성을 더 강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플랜B는 무역적자를 이유로 최대 15%의 관세를 150일간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122조로 시간을 번 뒤,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관행때 동원할 수 있는 무역법 301조와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발동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장기간 유지하는 게 골자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495억달러(약 71조3000억원)에 달해 301조 대상에,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방산 주요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232조 대상에 포함돼 보복 관세나 품목별 관세 부과 타깃이 될 수 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한미 통상협상의 중대 성과인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안보합의 후속 조치를 위한 미국 협상단의 이달 중 방한이 보류되는 후폭풍도 낳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조선 협력을 논의할 협상단의 조속한 방한을 위해 미 측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판결의 돌파구를 찾을 때까지 관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상호관세 위헌 판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 발작’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대미 외교·통상 관련 언급에서 ‘말 실수’가 없도록 신중 모드로 임해야 한다.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처리와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 선정 등도 차질없이 진행해 일단 트럼프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미투자에서 일본이 먼저 움직인 점을 염두에 두고 미국의 플랜B 압박에서 벗어날 유리한 지형을 만드는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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