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찾는 무주택자들 속 대형평형은 소외
59㎡·84㎡ 호가 같거나 차이 작은 경우 발생
“수요 줄어든 대형평형, 현금부자들에겐 기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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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 푸르지오1차 대형평형인 전용138㎡(이하 전용면적)의 한 매물의 호가는 현재 11억5000만원(중층)으로 그보다 더 작은 114㎡ 매물(11억5000만원, 중층)과 같은 가격으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출규제와 다주택자의 물건 출회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최근 10억~15억 아파트 단지에서 국평과 대형평형의 가격이 달라붙거나 더 큰 집의 가격이 더 싼 가격 왜곡이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중소형 평형은 호가가 치솟고 매물이 누적된 대형 평형은 소화되지 않으면서 벌어지는 모습이다.
관악구 신림푸르지오1차에서는 급매 등 집주인 상황에 따라 114㎡와 84㎡의 호가가 같은 경우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기준 네이버부동산에는 저층인 두 매물이 모두 10억5000만원의 가격에 나와있다. 실제로 이달 한 114㎡ 매물은 해당 평형의 직전 거래 이후 4개월 만에 10억4500만원(고층)에 거래됐는데 같은 달 손바뀜한 84㎡ 매물(11억원)보다 저렴하게 팔렸다.
이 단지를 중개하는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59㎡ 매물이 귀해서 컨디션에 따라 국평과 호가가 붙는 경우도 있는 단지”라며 “신혼부부, 무주택자들이 최근 문의 많이오는데 상대적으로 대형평형 수요로는 붙지 않아서 대형매물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용138㎡와 전용114㎡의 호가가 동일한 관악구 신림동 푸르지오1차 매물. [네이버부동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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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차 아파트인 이 단지는 1456세대 중 59㎡(94세대)의 비중이 6%에 불과하다. 반면 주평형인 84㎡(649세대, 44.6%) 다음으로 ▷114㎡(350세대, 24%) ▷138㎡(263세대, 18%)의 비중이 높다.
동대문구 이문동 쌍용아파트는 현재 114㎡ 중층 한 매물의 호가가 11억원으로 같은 면적인 일부 84㎡ 매물과 가격이 동일하다. 단지 내 소형 평형 비중이 44%로 가장 높지만 현재 거래 가능한 매물이 없다. 이런 가운데 매도인을 기다리는 84㎡와 114㎡의 호가가 붙었다.
이문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아직 신고 전이지만 30평대가 10억에 거래된 사례가 있어 84㎡ 호가는 지금 10억 후반부터 시작인데 114㎡는 9억4000만원 이후 거래된 사례가 없다”면서 “이런 상황을 알고 같은 가격에 40평대를 고민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원으로 줄어드는 15억원 초과 아파트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동작구 극동아파트의 경우 59㎡ 호가가 15억~16억5000만원으로 일부 84㎡ 매물의 호가(16억2000만원~16억5000만원)와 겹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 키맞추기 현상이 심화할 경우, 한 단지 내에서도 소형 평형은 신고가를 쓰지만 대형은 급매급으로 거래가 되는 면적별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고 본다.
22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급매, 초급매 등 아파트 매매 물건이 표시돼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2월16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직전 주 대비 0.01% 올라 보합에 가까운 수준을 보였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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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이상 규모인 매물의 거래 위축은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23일 서울시 주택실 부동산정책개발센터는 ‘토지거래허가 신청현황 및 한국부동산원이 공표하는 실거래가격지수 동향 발표’에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 및 용산구와 한강벨트 7개구에서는 올해 1월 중대형 이상 규모의 토지거래허가 신청건수가 전월 대비 감소하면서 해당 권역의 상승세 둔화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 감소 추세는 서울 전역의 토지거래허가 신청건수가 지난해 12월 4828건에서 지난달 6450건으로 33.6% 증가한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소형 평형과 대형 형평의 가격 추세 차이는 실거래가지수에서도 나타난다. 서울시가 분석한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매수)에 따르면 소형(40㎡초과 60㎡이하)의 가격 변동률은 전월 대비 0.60% 상승세를 보였으나 대형(135㎡초과)은 –4.37%로 전 평형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대형(85㎡초과 135㎡이하) 또한 0.08%에 불과해 초소형(40㎡이하)의 전월비 변동률 0.94%와 차이가 있다.
업계에서는 상승장 속 대출규제에 따른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수여력이 줄어든 반면 소형 매물은 부족한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특히 15억원 아래 소형 평형은 현재 대출 동원이 가능하고 고가아파트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어 가격 상승 속도가 붙는 것”이라며 “대출규제로 15억, 25억 허들이 있는 단지에 따라 평형별 갭이 줄어든 곳이 있어서 현금 부자들에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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