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주년 간담회…"비판적 종합지로서 정체성 유지"
IP 사업에도 역점…"종합 출판콘텐츠기업으로 발돋움"
구독자 총 1만명 중 2030세대 40%…창비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에 현기영
질문에 답하는 이남주 편집주간 |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현재 직면한 글로벌 차원의 혼란상과 인류 초유의 긴박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축적된 인류 공동의 사상 자원을 힘 있게 모아내어 널리 발신하는 'K담론의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주요 사업 기조로 삼고자 합니다."
올해로 창간 60주년을 맞은 계간 '창작과비평'(창비)의 이남주 편집주간은 계간지의 새 편집 방향으로 'K담론의 거점'으로서 역할 강화를 제시했다.
창비는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계간지 편집 방향과 역점사업 등을 발표했다.
총 132면에 정가 70원. 1966년 1월 계간 창비가 디딘 첫발자국은 소박했다. 하지만 창비는 시대의 어둠과 척박한 출판환경을 헤쳐 나가며 실천적·비판적 담론을 일궈 민족지성의 성채로 자리매김했다.
문예지와 정론지를 겸한 비판적 종합지가 60년간 발전을 이어 온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일로 평가된다.
계간 창비는 이런 정체성을 이어받아 K담론의 거점 역할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이어 그동안 축적된 실천적·사상적 자원을 K담론이란 이름으로 정리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말하는 염종선 창비 대표이사 |
창비는 앞서 2024년 시작한 연속기획 'K담론을 모색한다'를 통해 다산과 유교적 근대성론, 김대중 사상과 K민주주의 등 총 8회에 걸쳐 K담론을 제시해왔다.
2026년 봄호 특집으로 이 연재를 이어 나가고 한국사상계의 인물, 사건, 담론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를 발전시키며 K담론의 개발과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국문학의 사상적 차원에 주목하고 한국문학이 이룬 성과를 인간해방과 문명전환이라는 지향 속에서 평가·해석하는 연속 기획이다. 첫 순서로 2026년 봄호에서 염상섭과 나혜석의 문명비평가적 면모와 사상의 의미를 밝히는 평론으로 시작해 한국문학이 일궈온 결실을 살필 계획이다.
올해 가을에는 'K사상 심포지엄'도 연다.
계간 창비의 담론 개발 작업과 3년 만에 완간하는 '한국사상선'(전30권)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창비 6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
이 주간은 특히 "비판적 종합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와 정론에 관심 있는 독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며 "양쪽의 요구를 잘 결합하는 것이 60년 동안 창비가 유지한 중요한 방향이고 창비가 가진 중요한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언급하며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지향이 정론 쪽에서 강조하는 것이고, 그런 부분이 문학과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정론에서 지향하는 어떤 방향이 문학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고, 서로 지탱해주는 작용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하면 '시대에 적응하면서 시대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까'라는 이중적 과제를 체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시대와 타협하거나 시대를 무작정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면서 극복하려는 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창비가) 잘 유지가 되고 발전을 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작과비평 창간 60주년 기자간담회 |
2026년 봄호 기준 계간 창비의 종이 잡지 발행 부수는 9천부다.
정기구독자는 종이구독자 7천500명, 전자구독자 2천500명으로 총 1만명이다. 정기구독자 중 10년 이상 장기독자는 629명(10∼19년 257명, 20∼29년 257명, 30년 이상 115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구독자 중 20·30세대 비율은 40%에 달한다.
이와 함께 출판사 창비는 다양한 비도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지식재산권(IP) 사업에도 역점을 둬 종합 출판콘텐츠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염 대표는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해외에서 K문학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다"며 "본격문학·순문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 문학이라든지 중간 문학적 성격의 콘텐츠에 대한 문의와 수출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창비는 우수한 출판물을 더 많은 언어권과 지역에 보급하기 위해 국제도서전을 비롯한 다양한 국내외 행사에서 홍보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출판 기반 창작 IP의 다각적 활용 방안을 추진해 2차 창작사업에서도 새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또한 창비는 10억원을 출연해 재단법인 창비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초대 이사장은 소설가 현기영이 맡았다. 재단은 기존에 출판사 창비가 해왔던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 문학상 사업과 사회담론 및 출판 관련 연구, 각종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창비 60주년 축하모임은 이달 27일 오후 6시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열린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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