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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60돌 맞은 ‘창비’…“K-담론 거점 역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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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사업·해외 수출·온라인 플랫폼 구축

    1만명 정기구독자 보유…2030이 절반

    헤럴드경제

    이남주 창비 편집주간이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창작과비평 6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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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국 지성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계간 문예지 ‘창작과비평’이 60주년을 맞았다. 창비는 문예지이자 정론지로서 ‘K-담론’의 거점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출판사 자체로도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확대해 종합적인 출판 콘텐츠 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이남주 창비 편집주간은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창작과비평 6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2년 동안 우리 사회와 문학계에 큰일이 전개됐다. 빛의 혁명을 통해 내란을 극복하며 K-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줬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문학과 문화 영역에서 한국이 쌓아 온 저력을 세계에서 인정받았다”면서 “많은 사람이 노력한 결과였고, 창비의 60년도 그러한 노력의 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전환 시기에 시대 인식을 표현하고, 글로벌 차원의 혼란상과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축적된 인류 공동의 사상 자원을 모아 널리 발신하는 ‘K-담론의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감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K-담론 거점’ 역할 강화…‘한국문학과 K사상의 가능성’ 연재
    창비는 우선 K-담론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한국사상선’ 전 30권 발간을 올해 중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계간지 2026년 봄호부터 ‘한국문학과 K사상의 가능성’ 기획 연재를 통해 한국 문학이 이룬 성과를 인간 해방과 문명 전환이라는 지향 속에서 평가하고 해석한다.

    올가을에는 60주년 기념 ‘K사상 심포지엄’도 개최한다. 인류 공동의 사상 자원으로서 K사상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편집진과 국내외 한국학 연구자들, 지식인들이 토론하는 장을 마련한다.

    창비는 또 생생한 글쓰기로 현장성과 문학성을 강화하고 비판적인 종합지의 정체성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기획 연재 ‘찾아가는 현장’ 등으로 다양한 삶의 목소리를 공유하고, 명확한 주제 의식을 담은 글을 싣기 위해 노력한다.

    이 주간은 “최근 10~20년 사이 ‘민(民)’의 역할이 강조된 것은 한국 사회의 큰 힘이다. 창비는 이를 더 건강한 힘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이야기를 함께 해 왔다”고 했다.

    IP 사업·해외 수출 역점…온라인 플랫폼 구축
    염종선 창비 대표이사는 “‘한결같되 날로 새롭게’라는 표어처럼 근원을 튼튼히 하는 가운데 그것을 혁신적으로 표출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창비 60주년을 맞이하고자 한다”며 “현대 사회에서 위기에 처한 인문 정신의 회복과 창비의 핵심 가치를 담은 담론 개발에 역점을 두고 문학, 교양, 청소년, 어린이 등 각 분야의 활발한 출판 활동으로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창비는 다양한 비도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한편, 이를 공유하기 위한 온라인 네트워크 및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K-문화의 확대에 기반한 IP 사업에도 역점을 둬 종합적인 출판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창비는 전통적인 종이책 출판을 기반으로 전자책, 오디오북, 큰글자 도서 등을 아우르는 한편, 도서관, 출판사, 작가, 독자가 함께하는 독서문화 플랫폼 ‘책씨앗’, 유튜브 지식교양 채널 ‘아만보’, 시 전문 앱 ‘시요일’, 창비 북클럽 ‘클럽창비’ 등 온라인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또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한국 작품을 더 많은 지역에 보급하기 위해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출판 기반 창작 IP의 다각적 활용 방안을 추진한다.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한 작품의 영상화나 공연화 같은 2차 창작 사업의 활로도 모색한다.

    염 대표는 “최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타면서 해외에서 K-문학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다. 순문학뿐 아니라 장르문학, 중간문학의 수출이 굉장히 활발해졌다”며 “향후 한국의 독창성을 갖춘 작품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번역해 알릴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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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창작과비평 6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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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적 종합지로 60년 유지…“출판 위기 극복 가능”
    창비는 1966년 1월 132면의 작은 책자(정가 70원)로 발간된 이래 군사 정권하에서 1980년 폐간과 1985년 출판사 등록 취소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에 힘입어 1988년 복간과 출판사 명의 회복을 거쳐 60주년 기념호(2026년 봄호, 통권 211호) 발간에 이르렀다. 문예지와 정론지를 겸한 비판적 종합지가 60년간 굳건히 제자리를 지킨 것은 한국 지성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일이다. 잡지 출간으로 시작해 출판사로 발전한 경우도 많지 않다.

    잡지 발간 이후 6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출판 생태계는 위기에 처하게 됐지만 창비는 긍정적인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염 대표는 “다행히도 윤석열 정부 때 축소됐던 예산들이 복원되고 있고, 지역 서점에서 책을 읽고 토론하는 문화를 활성화하는 예산도 조금씩 확보되고 있다”면서 “근본적 한계는 있지만 정부와 작가, 소비자, 출판사 등이 함께 노력해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체계적 예산 투입과 함께 창비 차원에서도 연구 활동과 지원 사업을 계속한다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게 염 대표의 생각이다.

    황정아 창비 편집부주간은 “읽기는 인공지능(AI)이 대신해 줄 수 없다. 읽기의 중요성이 여전히 있고, 앞으로 더 강화될 수도 있다”며 “읽기의 잠재성을 최대한 발현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1만 구독자 보유…소통 다각화
    창비의 자신감은 잡지 ‘창비’가 여전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 2026년 봄호 기준 ‘창비’의 종이 잡지 발행 부수는 9000부. 정기구독자는 종이 구독자 7500명, 전자구독자 2500명으로 총 1만명이다. 정기구독자 중 10년 이상 장기 독자는 629명(10~19년 257명, 20~29년 257명, 30년 이상 115명)이나 된다.

    계간지 정기구독을 포함하는 북클럽 ‘클럽창비’는 2030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독자층의 세대 전환 또한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체 구독자 중 2030세대의 비율은 40%며, 현재 운영 중인 2기에는 2700여 명 중 2030세대가 56%에 달한다. 독자들은 문학과 정론을 함께 접하는 것을 ‘창비’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고 있다.

    백지연 창비 편집부주간은 “‘클럽창비’는 종이책이 무조건 사라질 운명 아니라 새로운 결합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주목된다. 독서 모임이 요새 힙한 문화가 되는 것 같다”며 “문학이 시대를 읽는 중요 통로로서 훌륭하게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창비는 계간지의 발간 주기 및 지면 분량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홈페이지 ‘매거진창비’도 운영 중이다. 문예지 중 드물게 개설된 온라인 아카이브다. 종이 구독 및 전자 구독 시 ‘매거진창비’에서 창간호부터 최신호까지 모든 글을 읽을 수 있으며, 일부 글은 모든 독자에게 무료 공개된다. 또한 ‘창비주간논평’을 통해 다양한 시사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칼럼을 매주 발행하고 있으며, 문학 부문에서는 장편 연재, 산문 연재, 단편 게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주간은 “창비는 촛불 혁명, 빛의 혁명의 역사적 맥락을 공유하고, 분단 체제를 극복하는 지향을 갖고 발언해 왔다”며 “앞으로도 한국 사회의 미래를 얘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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