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오르자 총사업비 증액으로 사업성 악화
재개발 이익률인 비례율 81%→54% ‘뚝’
“대출도 막혔는데 갑자기 억대 분담금 더 내라니… ”
동대문구 “서울시 조사 요청”…입주 지연 우려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투시도.(사진=롯데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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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청량리7구역 조합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1일 조합원들에게 추가분담금 산정 자료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비례율은 81.16%에서 54.81%로 하락했다. 비례율은 정비사업을 마친 뒤 총수입에서 총사업비를 뺀 금액을 종전 자산평가액(토지·건물 감정평가액)으로 나눈 지표다. 일반적으로 100%를 넘으면 사업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청량리7구역의 비례율은 이미 2023년 90%대에서 80%대로 한 차례 낮아졌는데 입주를 앞두고 50%대로 수직 하락한 것이다.
비례율 하락은 사업비가 최초 추정분 대비 약 384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공사비가 기존에 비해 189억원 인상됐고 조합의 사업 인허가 비용 등 195억원이 추가로 반영됐다는 게 조합원들의 설명이다.
갑작스러운 비례율 하락에 일부 조합원들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달하는 추가 분담금이 발생했다. 한 조합원의 경우 추가 분담금이 2억7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단기간에 추가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지 지분율이 높아 감정가액이 약 13억원으로 평가됐던 한 조합원의 경우 당초 약 2억원 환급이 예상됐으나, 비례율 조정 이후 오히려 1억원 이상을 추가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 3억원 넘는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조합 측은 비용 상승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조합장 A씨는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 난공사 구간 증가, 인근 민원 보상 문제 등이 겹치며 사업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며 “조합원은 450명에 달하는 반면 일반분양 물량은 170여 가구 수준에 불과해 수익성이 낮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공사가 당초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서울시 코디네이터 중재를 거쳐 공사비를 낮췄다”며 “조합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협상을 진행해 왔다”고 덧붙였다. 기반시설 공사비와 정비계획 변경용역비, 법인세, 예비비 등이 반영되며 총사업비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갈등이 불거지자 관할구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조합에 사업비 상세 내역을 정보공개 시스템에 공개하도록 요청하고 서울시에 조합 운영 실태 조사도 요청할 계획”이라며 “전문가 점검반이 사업비 집행과 운영 과정 전반을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량리7구역은 지하 6층~지상 최고 18층, 9개 동, 전용면적 39~84㎡, 총 761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재개발 단지다. 일반분양 당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지로 평가받았었다. 하지만 이번 갈등에 따라 총회에서 추가 분담금 안건이 부결될 경우 사업비 조정 절차가 진행되면서 입주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합원들은 조합운영의 투명성 확보와 이번 비례율 폭락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 및 근거 자료 제공, 설명회 개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정비업계에서는 입주를 앞두고 공사비 증액이나 사업 기간 지연으로 비례율이 급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전 선화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은 공사비 상승과 공사 기간 연장 영향으로 비례율이 40%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논란이 됐다. 서울에서도 장위4구역과 안암2구역 등에서 유사 갈등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상승이 구조적인 흐름이라는 점에서 유사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일부 사업장은 일반분양가 인상으로 사업성을 보완하려 하지만 분양가 상승이 미분양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비 상승이나 사업 기간 지연으로 총사업비가 늘어나면 추가분담금이 증가하는 구조라 입주 직전 갈등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추정 분담금은 사업 진행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어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실제로는 부담금을 납부하고 마무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입주 직전에 추가 분담금이 확정되면 조합원 입장에서는 주거 일정과 자금 계획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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