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초 열린 ‘CES 2026’에서 공개한 RGB 올레도스 헤드셋 데모 제품을 모델이 들어보이고 있다./삼성디스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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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타·애플을 비롯해 중국 화웨이·레이네오·피코 등 주요 기업이 확장현실(XR) 기기 신제품을 올해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 기기 등에 탑재되는 ‘근접 시야 디스플레이’ 시장이 전년 대비 3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올해 XR 기기 신제품 대다수엔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가 적용되면서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올레도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기존 유리판이 아닌 실리콘 웨이퍼에 증착하는 기술을 말한다. 작고 가벼운 데다 배터리 효율이 우수하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사용자와 화면 사이 거리가 짧은 XR 기기에 적합한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모두 원천 기술을 확보했으나 양산 단계에는 차이를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XR 기기용 올레도스 패널을 공급하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는 뚜렷한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해 시장 진출 시점을 살펴보고 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급격하게 축소한 근접 시야 디스플레이 시장이 올해에는 뚜렷한 개선을 이룰 전망이다. 이 시장은 2024년 7억1700만달러(약 1조363억원) 규모를 형성했으나, 작년에는 3억9200만달러(약 5666억원)에 그쳤다. 1년 사이 시장 규모가 45% 정도 쪼그라든 것이다. XR 기기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한 데다 가격도 높아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져 전체 시장이 축소한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에 일부 기업은 차세대 제품의 출시 시점을 늦추기도 했다.
옴디아는 올해 메타·애플·화웨이·레이네오·피코 등 주요 브랜드에서 M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기업이 내놓는 신제품 대다수에 올레도스가 탑재되면서 전체 근접 시야 디스플레이 시장이 전년 대비 200% 성장한 12억달러(약 1조7347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옴디아는 올해 출하량 역시 작년보다 57.9% 증가한 202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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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디아는 특히 메타 신제품이 올해 XR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봤다.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올해 애플의 비전 프로와 유사한 헤드 마운트(머리에 착용하는 방식) 형태의 M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엔 비전 프로보다 작은 0.91인치 올레도스 패널이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게를 줄여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비용 절감을 이루고자 패널 크기를 줄인 것이다.
메타 MR 신제품에는 중국산 올레도스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옴디아는 메타가 BOE·시야(SeeYA)와 올레도스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소니는 애플의 1세대 비전 프로에 이어 2세대 제품에도 올레도스 패널을 공급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도스 패널 양산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작년 10월 출시한 ‘갤럭시XR’에 1.3인치 크기의 4K 해상도를 갖춘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실리콘 기판 위에 백색 발광층을 증착한 뒤 빨강(R)·초록(G)·파랑(B) 필터를 더해 색을 구현하는 화이트 올레도스(W-OLEDos) 방식으로 제작된 패널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XR 출시 초기 소니에서 패널을 납품받다가 공급처를 다변화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5대 중점 사업 중 하나로 올레도스를 꼽고 신기술 개발과 공정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도스 공정은 초기 양산 수율(약 30%)을 넘어 성숙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열린 CES 2026에서는 화이트 올레도스보다 기술적으로 진보한 RGB 올레도스가 탑재된 헤드셋 데모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적·녹·청색의 OLED를 개별 증착해 컬러 필터 없이도 색을 낸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까지만 하더라도 각종 전시에서 올레도스 기술을 소개해 왔으나, 작년부터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CES 2026에서도 관련 기술을 공개하지 않았다. XR 시장 개화가 더딘 만큼 우선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같은 시장성이 충분한 분야부터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것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사업 영역에서 안정적 수익 구조와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 완전한 경영 정상화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만 OLED 분야만큼은 한국이 우수하다는 시장 인식이 있다. 그러나 올레도스 분야에서는 시장 주도권 확보가 더딘 모습”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적은 양이지만 제품을 양산하면서 공정 최적화 노하우를 쌓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jdy2230@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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