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은행·상호금융 소집…다주택자 대출 구조 점검
규제지역·수도권 우선 적용 검토…만기 연장 중단할 듯
李대통령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위험과 책임 못피해"
경매 증가·세입자 불안 변수…분할상환 등 연착륙 방안도
2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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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다주택자·임대사업자 대출 관련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금융감독원 관계자들이 참석해 차주 유형·지역·담보 형태별 대출 구조를 재점검하고 향후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앞선 두 차례 회의가 다주택자 및 임대사업자 대출 규모와 만기 구조, 연장 절차 등을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날 회의에서는 실제 제도 개선 방안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 특히 2주택 이상 보유 차주와 주거용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만기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규제지역과 수도권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행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수준인 0%를 만기연장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단계적으로 LTV를 축소하는 방식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논의됐다. 기존에는 신규 대출을 사실상 차단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면, 앞으로는 기존 대출의 만기 구조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다만 금융당국은 속도 조절 가능성도 열어뒀다. 만기연장이 일시에 제한될 경우 대출 상환 부담이 급증해 비아파트·빌라 시장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질 수 있고, 일부 차주가 상환에 실패할 경우 경·공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차인의 보증금이 후순위에 놓인 경우 세입자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일괄 회수보다는 일정 기간 분할 상환을 유도하는 방식 등 ‘연착륙’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만기연장을 조건부로 허용하되, 이자만 상환하는 구조를 원금 분할 상환 구조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임대 의무기간이 종료된 주택의 경우 조기 매각을 통해 대출을 상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 혜택 축소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투자·투기 목적의 다주택 취득에 금융 지원이 병행되는 것은 문제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정책실장 역시 비거주 다주택 대출의 단계적 LTV 축소와 만기 구조 차등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이날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다주택 보유자들을 향해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위험과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규제·세제·금융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시장과의 ‘힘겨루기’ 국면을 예고한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대출 만기연장 논의 역시 이러한 정책 기조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 강화와도 맞물려 있다. 금융위는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 1.8%보다 낮추는 방안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에 별도 총량 목표를 부과하고, 위험가중자산(RWA)을 추가로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은행의 자본 부담을 높여 주담대 공급 여력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효과를 노린 조치다.
금융권에서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책 방향성은 이해하지만, 규제가 급격히 강화되면 실수요자나 선의의 임차인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며 “차주 유형과 지역, 주택 종류별로 정교한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관계부처와 추가 협의를 거쳐 구체적 시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국 관계자는 “오늘은 여러 가능성을 폭넓게 논의한 자리였다”며 “시장 영향과 세입자 보호 문제를 함께 고려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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