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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공장 닫고 자회사 합치고’… 식품업계, 수익성 높이기 위해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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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분사했던 자회사를 다시 합병하고 생산 거점을 정리하는 등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물가와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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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8월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에서 매일헬스뉴트리션 '셀렉스'가 마련한 ‘셀렉스 프로핏 챌린지’ 고객 체험형 팝업을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미션에 참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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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 6일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을 흡수 합병한다고 밝혔다. 2021년 10월 헬스앤뉴트리션판매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별도 법인을 설립한 지 약 4년 반 만이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은 건강기능식품 전문 자회사로 성인 영양식 ‘셀렉스’ 등을 판매해 왔다. 매일유업 측은 “운영상의 불필요한 비용 지출 등을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은 별도 법인으로 설립된 이후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쳤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은 출범 이듬해인 2022년 매출 943억원, 2023년 1062억원을 기록했으나 2024년 823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손실은 2022년 46억원, 2023년 53억원, 2024년 49억원이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초기 시장 안착 과정에서 광고·마케팅 비용과 유통망 구축 비용이 크게 투입되는 특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매일유업의 탄탄한 유가공 부문 현금흐름을 건기식 사업에 직접 수혈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별도 법인 운영 시 발생하는 관리 비용을 줄이고, 본사의 인프라를 직접 활용해 비용 부담을 완충하겠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전체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미래 먹거리인 건기식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 조직을 다시 하나로 묶는 재정비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들은 생산 효율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광주공장과 오포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내부 논의를 거쳐 폐쇄 계획을 세웠고, 전국 6개 공장 중 광주와 오포에 있는 2개 공장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나머지 4개(안성·안성2·양산·대전)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거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방식을 통해 생산 거점 공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공장 폐쇄 결정은 생산 효율화를 통해 전사적인 근로조건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가동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노후 설비를 정리하고 효율성이 검증된 핵심 거점으로 생산 물량을 집중시켜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저수익 카테고리 정리 및 주류 공장 통폐합, 인건비 절감을 통한 판관비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라면서도 “국내 음료 및 주류 시장이 침체 구간을 지나고 있어 단기간 내에 영업 환경이 좋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사업 구조를 정리하고 있다. 2022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 이후 제빵, 빙과 등 일부 중복 생산 시설을 대상으로 생산 설비 효율화와 품목 조정 등을 진행해 왔다. 작년 초에는 제빵사업부 증평공장을 매각했고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중국 법인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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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4년 10월 가동을 시작한 롯데칠성 광주공장이 올해 폐쇄된다. 사진은 광주 북구 양산동 본촌산단 롯데칠성 광주공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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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식품기업들은 건강기능식품 등 세부 사업을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시장 성장 속도가 기대보다 낮아지자, 독립 법인이 가진 고정비 구조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별도 법인은 인사·회계·마케팅·물류 조직이 중복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매출 규모가 충분히 커지지 않으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했다.

    소비 둔화와 원가 상승이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비용 구조 개선의 필요성이 커졌다. 실제로 롯데웰푸드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4조216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코코아 가격 급등 여파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은 악화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109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 감소했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로 장기 수요 자체가 낮아질 가능성도 기업들의 전략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제품 수와 유통망 확대가 핵심이었다면, 현재는 식품업계가 구조적인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운영 효율과 수익 구조 관리도 중요한 경영 요소가 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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