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지난해 판매의 31%
신규 판매 택시의 40% 차지
중국 생산 거점 효과 확인
日 토요타, 올해부터 美생산차 재수입
韓은 노사·수익성 변수
지난 2024년부터 중국 베이징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수입 판매되고 있는 쏘나타 택시 [현대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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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최근 2년간 해외 생산 차량 3만5000여 대를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관세 리스크 대응책으로 역수입을 전략을 꺼내든 일본 토요타와 달리 현대차·기아의 경우 역수입한 물량 전량이 택시 전용 모델인 것으로 집계됐지만, 일각에선 현대차·기아 역시 향후 미국발 통상 리스크 해소를 위해 역수입 전략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량 중국 생산 택시…전국 등록 택시의 14% 차지
25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역수입 물량은 1만6465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만8044대) 대비 8.8% 감소한 수치다.
해당 물량은 모두 중국 베이징 공장에서 생산한 LPG 기반 쏘나타 택시(DN8 부분변경 모델)다. 가격은 2600만원부터 시작한다. 2024년 4월 국내 재출시 이후 2년 누적 판매는 3만4500대로, 전국 등록 택시 약 25만대의 14% 수준에 달한다. 신규 판매 택시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체 쏘나타 판매량(5만2435대) 가운데 약 31%를 택시 모델이 차지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기차 택시가 늘고 있지만 충전 시간과 운행 효율성 문제로 여전히 내연기관 택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이 모델은 2023년 8월 아산공장에서 기존 LF 쏘나타 택시가 단종된 이후 중형 LPG 택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됐다. 전기차 전환으로 국내 생산라인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요 공백, 중국 공장의 가동률 보완 필요성 등이 맞물린 결과다. 현대차가 중국 생산 차량을 국내에 판매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중국산 쏘나타 택시 판매량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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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방편서 전략 카드로…중국 공장 수출 거점 부각
국내 생산 중단에 따른 임시방편이었지만, 2년간의 판매 성과는 의미 있는 실험으로 평가된다. 중국 공장은 낮은 비용 구조와 표준화된 생산 체계를 바탕으로 수출 거점으로서의 장점이 부각된다.
업계에서는 통상 리스크에 대비하고 생산 전략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모델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현대차 순수전기차 아이오닉 5의 경우 국내 판매 부진으로 국내 공장이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지만, 미국 공장은 판매 호조로 생산이 확대되고 있어 일부 물량을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도 하나의 선택지로 거론된다.
특히,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에는 15% 관세가 부과되지만,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되는 차량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되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24년 3월 토요타 미국 켄터키주 조지타운 공장에서 9세대 캠리가 조립 라인을 통해 출고되고 있다. [토요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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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에 日토요타 ‘미국산 역수입’
경쟁사인 토요타는 올해부터 미국에서 생산한 캠리, 하이랜더, 툰드라 등을 일본으로 재수입하고 있다. 혼다 역시 유사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일본 국토교통성은 미국산 차량을 추가적인 국내 검사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일 관세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무역적자를 문제 삼으며 미국산 차량의 일본 판매 확대를 요구한 데 따른 대응이다. 미국을 달래기 위해 시행한 조치지만, 동시에 일본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캠리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중형 세단임에도 일본 시장에서는 판매 부진을 겪었고, 결국 2023년 일본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한국 생산 차량의 미국 시장 판매량/2025년 미국 주요 완성차 생산 및 판매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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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판매 60% 수입 구조…美→韓 역수입은 ‘제로’
한국 역시 대미 무역흑자 상위권 국가로 분류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 물량 184만대 중 현지 생산은 70만대 수준에 머물러 약 100만대 이상을 한국 등에서 수출하는 구조다. 반면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입하는 차량은 없다. 향후 미국이 한국에도 역수입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실적 제약도 적지 않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물류비, 환율 변수까지 감안하면 역수입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물류비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대응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송은 대부분 5년 단위 장기 계약으로 체결돼 있어 단기 운임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며 “완성차 운송은 한 구간만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울산에서 미국, 유럽, 중국 등을 순환하는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전체 노선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임을 합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에서만 팔리고 있는 기아 텔루라이드. 북미에서 인기를 끌자 일부 소비자들이 한국에서도 팔아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기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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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단협이 변수…토요타와 다른 韓 노사 구조
노조 단협도 변수로 꼽힌다. 국내 노조 단체협약상 해외 생산 완성차를 들여오려면 노사공동위원회 합의를 거쳐야 한다. 2017~2018년 유럽 전략형 해치백 i30 N과 씨드의 역수입 시도도 노조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북미 전용 모델인 기아 텔루라이드의 국내 판매 요구 역시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있다.
토요타가 비교적 유연한 생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배경에는 노사 관계의 특성도 있다. 토요타 노조는 강경 노선보다는 협력적이고 온건한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 이후 장기간 무파업 기조를 이어왔으며, 1962년 체결된 노사공동선언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공동 목표로 삼아왔다. 이러한 협력적 노사 모델이 장기적 생존과 안정적 생산 체계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미국 내 유휴 설비 활용 여지가 있지만 한국은 단기적으로 여력이 크지 않다”며 “토요타와는 노사 구조, 생산 체계가 달라 당장 역수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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