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은 데이터·AI로 신규 고객 찾고
정책은 금융사 보완재 역할 수행 적절
땜질식 상품 대신 시장원리 도입해야
파이낸셜뉴스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최한 제15회 서민금융포럼 및 서민금융대상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오정순 IBK기업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최재학 서민금융진흥원 금융사업본부장, 남재현 심사위원장, 최인호 서민금융진흥원 부원장, 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 황순관 재정경제부 기획조정실장, 전선익 파이낸셜뉴스 부회장, 안창국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김성욱 금융감독원 부원장, 박현주 NH농협은행 개인금융부문 부행장, 김홍재 파이낸셜뉴스 편집국장, 김경진 KB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뒷줄 왼쪽부터 김용민 파이낸셜뉴스 상무, 이두영 파이낸셜뉴스 전무, 이수영 카카오뱅크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 채병서 케이뱅크 커뮤니케이션 전무,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 최승락 토스뱅크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 김은조 여신금융협회 전무, 송의달 파이낸셜뉴스 사장, 이해광 우리은행 개인그룹 부행장 사진=서동일 기자 김병환 전 금융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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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전 금융위원장(사진)이 "서민금융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이제는 단순한 확대가 아니라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파이낸셜뉴스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제15회 서민금융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지난 15년간의 정책서민금융 성과를 짚으며 이같이 밝혔다. 외형적 성장과 제도화는 이뤘지만 저신용층에 대한 제도권 금융 공급이 위축되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서민금융의 미래 과제로 △민간금융과 정책금융의 역할 재정립 △재정과 금융의 기능 분담 △시장원리에 기반한 지속가능성 확보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정책서민금융이 '제도권이 하지 못하는 영역을 대신 맡는' 보완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금융회사들이 건전성과 수익성을 이유로 저신용자 여신을 줄이면서 정책금융 수요는 늘고 있다. 그러나 정책 영역이 이를 모두 떠안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민간 금융이 흡수해야 할 영역까지 정책이 담당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환 능력과 의지가 있는 차주까지 제도권 밖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며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군을 발굴하고, 일부라도 시장 안으로 흡수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간 상품이 수요에 따라 덧붙여지며 체계가 복잡해진 점도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처음부터 전체 그림을 그리고 설계했다기보다 '이 계층은 왜 없지' 하면서 하나씩 붙다 보니 상품이 복잡해졌다"며 "수요자 입장에서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고, 현장에서도 구조를 한눈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재정과 금융의 역할 재정립을 제시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단순히 돈을 빌려주거나 채무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생계·고용·복지 문제가 얽힌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재정이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돈을 빌려주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목소리를 실제 현장에서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구조적으로 손실이 예상되는 최저신용·최저소득층 지원은 재정이 책임지고, 시장과 가까운 영역은 금융회사가 맡는 방식으로 지원 체계를 '스펙트럼' 형태로 재정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금융권 출연금 의존 구조를 완화하고, 제도권 흡수 실적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지속가능성이다. 일부 정책상품의 손실률이 30%를 웃도는 상황에서 금리를 크게 올리기 어렵다면 결국 추가 재원 투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모델이 될 수 없다. 김 전 위원장은 "시장 원리가 작동하도록 설계하되, 작동하지 않는 영역에 정부가 어떻게 개입할지 정교하게 짜야 한다"며 "10년, 20년을 내다본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정책서민금융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공공성과 시장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박소현 팀장 예병정 홍예지 김태일 박문수 이주미 서지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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