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재 처장, 임명 40여일만
"사법제도, 부디 국민 위한 개편으로"
정청래 "조 대법원장이 사법불신 자초"
"책임 느끼지 않나…저 같으면 사퇴"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2.25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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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법관은 이날 "최근 여러 상황과 법원 안팎의 논의 등을 종합해 볼 때 제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사법부를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아 처장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물러나게 되어 여러 모로 송구스럽다"면서 "부디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달 16일 박 처장을 임명했다. 전임자인 천대엽 대법관의 처장 2년 임기 만료에 따른 인사였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을 대신해 법원의 '행정·운영 전반'을 총괄·지휘하는 자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4일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 처장 면전에서 앞다퉈 사퇴를 요구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법원행정처장님으로 지명되신 대법관님 때문에 (선거일이) 하마터면 사라질 뻔했다"고 비꼬았다. 여당 간사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 오만한 반란 행위를 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가장 핵심 역할을 한 분이 바로 지금 법원행정처장"이라고 했다. 이어 "입장 분명하게 밝히고 제대로 사과하고, 기왕이면 사퇴하실 것까지도 권고한다"고 했다. 전현희 의원도 "기록 8만 쪽을 다 읽었느냐"고 물었다. 박 처장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다 읽어봤다"고 하자 "종이기록 8만 페이지를 다 읽었느냐. 예스, 노로 말하라. 왜 자꾸 다른 소리 하느냐"고 다그쳤다.
박 처장은 사법부를 대표해 여당이 강행 추진하는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제 도입 등 소위 '사법개혁 3법'에 대한 깊은 우려를 제기해왔다. 특히 지난 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왜곡죄의 경우 법관을 대상으로 한 고소·고발이 남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관 증원도 늘어나는 대법관들에 대한 재판연구관들을 능력 있는 하급심 판사들로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하급심이 약화가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재판소원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을 소송지옥에 빠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지난 25일 전국 법원장 긴급회의에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사법제도 개편 3법은 모두 헌법질서와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법원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으려는 국민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또 "법률안에 대한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그러나 여당 주도로 전날 법왜곡죄를 담고 있는 형법개정안을 여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재석 170명 중 찬성 163, 반대 3명의 의견이었다. 의원 4명은 기권했다. 국민의힘은 반대 필리버스터 이후 퇴장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대한 의원은 민주당 곽상언 의원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손솔 진보당 의원이었다. 민주당은 3월 전 재판소원과 대법관증원법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조 대법원장을 직접 조준해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대구 민주운동기념회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 토요일 저녁 뉴스에서 사법개혁 3법이 모두 처리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됐다"며 "지금까지 일련의 사법불신 사태의 출발은 조 대법장이 자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은 이 모든 사태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껴야 하지 않겠느냐"며 "저 같으면 사법불신의 모든 책임이 나한테 있다고 하고 대법원장직에서 사퇴한다. 조 대법원장은 본인 거취에 대해 이제 고민할 때가 됐다"라고 했다. 정 대표는 박 처장의 사의 결정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표를 낼 사람은 조희대 대법원장이다. 사법불신의 원흉, 조희대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7일 대구 중구 2.28 민주운동기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7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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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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