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LATC-유니언 퍼시픽 LA 물류센터(LATC) 화물열차 하역장에 24일(현지시간) 컨테이너들이 잔뜩 쌓여있다. AFP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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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충격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27일(현지시간) 공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올랐다. 기업들이 관세 인상 전 확보해뒀던 재고 물량이 소진되면서 생산자들이 먼저 충격을 받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가파른 PPI 상승
1월 PPI는 미 경제가 이제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박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PPI는 대개 1~3개월 시간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영향을 준다.
PPI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0.1%p 오른 0.5%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예상한 0.3%보다 높았다.
월별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계절 조정치)는 더 가파르게 올랐다.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상승률 0.6%를 웃돈다.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은 12월 상승률의 절반인 0.3%를 예상했지만 실제는 그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았다.
전년 대비로는 PPI가 2.9%, 근원 PPI가 3.6% 상승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가파른 인플레이션 지표 충격으로 뉴욕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재고 소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재고 소진 뒤의 관세 영향을 보여주는 ‘최종 수요 재화’ 가격 흐름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최종 재화 가격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전월 상승률 0.4%에 비해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관세 비용이 실질적으로 기업 원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관세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은 유통 마진이 급격하게 뛰고 있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의류와 신발 소매 마진은 지난달 8.8% 급등했고, 상업장비 도매 마진은 14.4% 뛰었다.
판매 가격에서 취득 원가를 뺀 것이 유통 마진이다. 문제는 BLS가 취득 원가에 관세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통 마진이 급등한 것은 관세에 따른 판매 가격 인상의 착시효과다.
아울러 기업들이 관세에 따른 손해를 줄이려 운송비, 창고료, 인건비 상승분까지 가격에 포함하기도 해 유통 마진이 높아질 수 있다.
소매업체들이 관세나 물류비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기업들이 관세 발표 뒤 미리 확보한 대규모 재고가 이제 바닥을 드러내면서 관세가 적용된 신규 물량이 풀리고, 생산 단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소매물가 상승 불가피
인플레이션 영향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곳은 소비자가 아닌 기업들이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PPI가 CPI보다 먼저 오르는 이유다.
원자재 수입부터 부품 제조, 완제품 조립, 유통을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PPI 상승은 마진을 줄여 관세 충격을 완화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수요 감소를 우려해 가격 인상을 주저하던 기업들이 더 이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유통, 마진에 이를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PPI가 급격하게 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외국이 내는 돈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제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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