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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1 (일)

    쇼핑백에 담긴 K-컬처…백화점·편의점, ‘외국인 필수 코스’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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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건’ 아닌 ‘공간 경험’ 소비…K-유통 구조 변화 본격화

    서울 명동 거리에서 마주친 외국인 관광객의 손에는 더 이상 면세점 쇼핑백만 들려 있지 않다. 인근 편의점에서 산 PB 스낵과 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서 줄 서서 구매한 굿즈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한국의 ‘일상’을 경험하려는 발길이 유통 지도를 바꾸고 있다.

    세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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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37% 늘었고,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7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더현대 서울과 무역센터점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출이 25% 확대됐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방문객 증가와 원화 약세라는 외부 요인에 더해, 체험형 콘텐츠 강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명품 중심 판매에서 벗어나 K-푸드·뷰티·패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성격을 확장한 점이 주효했다.

    유통업계는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맞춤형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외국인 전용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를 선보였다. 쇼핑 혜택과 함께 명동 인근 뷰티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지역 상권과의 연계 효과를 노린다.

    신세계백화점은 ‘로컬이 신세계’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미식·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박람회 참여를 전년 대비 2배로 늘렸으며, K-패션·뷰티 중심의 월별 맞춤 쿠폰 제공도 병행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결제 인프라 확충에 집중했다. 유니온페이 등 해외 결제 수단을 확대하고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등 외국인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 더현대 서울은 자사 집계 기준 지난해까지 182개국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역시 외국인 관광 동선에 본격 편입되고 있다. 드라마와 SNS에서 접한 한국 식문화를 즉각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CU의 해외 결제 수단 이용 건수 신장률은 2023년 151.9%, 2024년 177.1%, 2025년(올해 누적 기준) 101.2%를 기록했다. GS25의 지난해 외국인 결제 금액은 74.2% 증가했고, 세븐일레븐도 60% 늘었다. 이마트24 역시 2025년 알리페이·위챗페이 매출이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다만 세 자릿수 증가는 일부 결제 채널 기준 수치로, 전체 매출 성장률과는 차이가 있다.

    주요 상권 편의점은 단순 판매처를 넘어 체험형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CU는 ‘CU성수디저트파크점’을 통해 디저트 특화 매장을 운영하며 관광객 유입을 확대 중이다. GS25는 인천공항·명동 점포에 ‘K-편의점 가이드북’을 비치하고 K-푸드 전용 존을 강화했다. 세븐일레븐은 명동에 케이팝 팬덤존과 라면 특화 공간을 갖춘 매장을 선보였다.

    이마트24는 내달 18일 명동에 ‘emart24 K-푸드 랩(K-FOOD LAB)’을 열고 김밥·컵밥 등 전략 상품을 전면에 배치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에게 국내 유통 매장은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K-콘텐츠를 직접 체험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관광객 수요에 맞춘 공간 전략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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