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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2 (월)

    '숙박 넘어 식탁으로'…호텔 미식, 집밥시장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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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서 가정간편식·베이커리·김까지 상품군 확대

    코로나19 이후 홈프리미엄 수요 타고 식품판매 사업 성장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호텔들이 김치, 가정간편식(HMR), 베이커리, 김 등 프리미엄 식품 사업에 잇달아 뛰어들면서 '집으로 들어온 프리미엄 미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홈프리미엄 수요가 확대되면서 호텔업계에서 셰프의 레시피와 식음료(F&B) 경쟁력을 앞세운 식품 사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페어몬트 서울 호텔, '페어몬트 김' 출시
    [페어몬트 서울 호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김치에서 시작된 호텔 식품사업…해외시장도 진출

    호텔업계의 식품 사업은 김치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사계절 맛이 일정한, 표준화된 김치를 개발하라'고 지시해 김치시장을 개척했다. 1989년 업계 최초로 김치연구소를 설립하고 1997년 '수펙스 김치'를 선보였다.

    절임 등 전 공정을 표준화해 일정한 품질을 구현했으며, 2008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을 획득해 안전성과 품질을 강화했다.

    2018년에는 보다 대중적인 '워커힐호텔 김치'를 선보이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고,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로 수출을 시작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연합뉴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워커힐호텔 김치'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2004년 웨스틴조선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이었던 '카페로얄'의 김치가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며 고객들이 판매를 요청해 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1년 성동구에 HACCP 인증 프리미엄 김치 공장을 설립, 본격적인 사업화에 돌입했다. 올해 1월 경기 성남에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센터'를 열어 생산 확대에 나섰다.

    조선호텔은 현재 배추김치 등 20여종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김치만으로 연매출 540억원을 거뒀다. 오는 2030년까지 김치 판매 1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미국과 일본 등 수출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

    조선호텔 김치 제품
    [조선 테이스트 앤 스타일 홈페이지 화면 캡쳐]


    롯데호텔앤리조트는 2023년 8월 후발주자로 김치 시장에 진입했다. 롯데호텔 김치는 한식당 '무궁화'의 노하우와 조리명장 김송기 조리총괄 셰프의 레시피로 개발했다.

    강원 영월과 전남 해남 등 계절별 최적 산지의 식재료와 롯데호텔이 직접 관리하는 밭에서 수확한 영양산 고추로 만든 고춧가루, 일반 새우젓보다 5∼6배 비싼 고급 육젓을 사용하는 등 원재료 차별화에 집중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소포장 추세에 맞춰 올해 1월 80g 용량의 볶음김치와 맛김치도 출시했다.

    ◇ 가정간편식·베이커리로 확장…호텔 경험 '집으로'

    호텔들은 가정간편식과 베이커리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조선호텔은 2018년 볶음밥 3종을 시작으로 한식·중식·양식, 베이커리 등 60여종의 '홈다이닝'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전용 베이커리 상품인 뉴욕치즈케이크는 2021년 출시된 이후 작년까지 약 45만개 판매되며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워커힐 역시 2018년 갈비탕 등 레스토랑 메뉴를 기반으로 상품을 출시해 간정간편식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설을 타깃으로 워커힐 만두, 함박스테이크 등을 기획 판매한 데 이어 올해 설 장어구이를 선보였다. 워커힐이 판매 중인 식품류는 90여종에 달한다.

    롯데호텔도 LA갈비와 김치찌개, 치즈케이크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김치찌개는 김송기 명장 등 호텔 셰프와 임직원 50여명이 개발에 참여했으며, 40년 경력 셰프가 품질 관리를 담당한다.

    뉴욕·바스크 치즈케이크는 호텔의 전문 파티시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돼 온라인에서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서울드래곤시티도 지난해 초코케이크와 프리미엄 포기김치(5월), 치즈케이크(12월)를 출시하며 식품 판매 시장에 뛰어들었고 가정간편식 상품군도 확대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가정간편식 제품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호텔, '김'시장에도 진출…"호텔 미식 경쟁 치열"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최근 '페어몬트 김'을 출시했다. 업계 최초로 호텔이 직접 기획·개발한 김 제품이다.

    이 제품은 서해 광천김 원초를 활용해 두 번 굽는 공정을 적용했다. 호텔 셰프와 F&B팀이 참여해 레시피 설계부터 품질 검증까지 직접 주도했다.

    페어몬트 서울은 최근 K-푸드 확산과 김이 세계에서 주목받는 흐름에 주목해 김을 아이템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페어몬트 서울은 김 상품을 호텔 내에서 판매하고 있으나 점차 편의점, 마트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며 해외 페어몬트 호텔과 협업해 판매망을 해외로 넓히기로 했다.

    이처럼 호텔업계가 프리미엄 식품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컸다. 당시 호텔 투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집에서라도 고급 음식을 즐기려는 수요가 높아진 점이 호텔업계에 호기로 작용했다.

    조선호텔에서 김치, 홈다이닝에 침구류를 더한 '조선호텔' 브랜드 제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한다.

    워커힐 역시 지난해 김치를 제외한 식품군 판매가 전년보다 67% 증가했다. 워커힐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전용 앱 '워커힐 스토어'를 출시하기도 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2일 "호텔에서 미식 경험을 집에서도 이어가려는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식품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가정식 시장을 둘러싼 호텔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롯데호텔의 식품 제품들
    [롯데호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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