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낙관적 계리가정 고무줄 회계 잇단 논란
상반기 정기감리…2분기 계리가정보고서 도입
금융감독원은 2일 '계리감리팀'을 신설한다는 내용의 '2026년 계리감리 업무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상반기 중 정기감리에 착수해 보험사의 계리가정 적용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설된 계리감리팀은 보험사의 계리가정 운영 전반을 전담해 점검한다. 특히 보험사가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보험업법상 건전성 기준, 감독회계 및 기타 법규 등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를 중점 점검할 방침이다.
계리가정은 사망률, 손해율, 해지율, 이자율 등에 대해 보험사가 미래 상황을 어떻게 예측하느냐를 수치로 환산한 기준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이후 보험부채 평가 과정에서 계리가정의 중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IFRS17 도입 후 일부 보험사들이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높이기 위해 자의적으로 낙관적 가정을 적용하는 등 '고무줄 회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보험사가 보험부채를 평가할 때 미래에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이 적을 것으로 가정하면, CSM이 높아져 장부상 실적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된다. 통상 보험계약은 수십 년간 유지되기 때문에 계리가정이 변동되면 보험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가 크게 바뀔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손해율 가정을 1%포인트만 낮춰도 보험손익이 약 5% 내외로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일부 보험사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계리가정을 적용해 단기 실적을 부풀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24년 일부 보험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에 낙관적인 해지율 가정을 적용해 수익성을 높인 뒤 경쟁적으로 판매하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진 바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 계리가정 산출 과정의 합리성과 일관성 여부 ▲현금흐름 모델의 약관 및 산출서 부합 여부 ▲계리가정 체계의 적정성 ▲내부통제 체계의 작동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감리 결과 보험업법·지배구조법 등 중대한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해당 기관 및 임직원에 대해 엄정한 제재를 내릴 방침이다. 그동안 계리가정은 미래를 전제로 한 추정치이며, IFRS17 제도가 보험사의 자율 회계를 바탕으로 한 원칙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개선 권고 수준에 그쳐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위법 사항이 발견될 시 실질적인 제재로 이어지게 된다.
금감원은 상반기 중 정기감리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감리 방식을 정기감리와 수시감리로 이원화하고, 보험사 자산 규모 등에 따라 감리 주기 목표를 차등화해 점검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2분기 중 '계리가정보고서' 제도를 도입해 계리가정의 적정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리감리 업무 모범사례 전파 등을 통해 합리적이고 신뢰성 있는 보험부채 평가 관행이 확립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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