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강은나래 국제부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오늘로 닷새째를 맞았습니다.
이란의 심장부 핵시설이 피격됐고, 전 세계는 '3차 오일쇼크'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의 이면을 두고 '기획된 시나리오'라는 의혹도 커지고 있는데요.
국제부 강은나래 기자와 함께 현재 상황 짚어봅니다.
어서오세요.
<질문 1> 강 기자, 우선 이번 전쟁의 배경과 관련한 논란부터 짚어보죠.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수십 년간 설계해온 시나리오의 결말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어떤 근거입니까?
<기자> 네, 이번 무력 공격이 철저히 기획됐다는 의혹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무려 1992년부터 "이란이 5년 내 핵을 가질 것"이라며 30년 넘게 국제사회에 경고를 보내왔습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실체가 없는 정보를 제공해 미국의 개입을 이끌어냈던 사례와 판박이라는 지적인데요. 이번에도 이란의 임박한 공격 징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메네이 암살로 보복을 유도한 뒤 미국의 군사력을 빌려 숙적을 청소하려는 '대리 전쟁'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질문 2>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정당방위'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향한 '암살 시도'를 이번 공습의 직접적인 명분으로 내세웠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마디로 '정당방위'라는 논리입니다. 하메네이가 사망한 직후에 "그가 날 잡기 전에 내가 먼저 쳤다" 이렇게 말했거든요. 과거 자신을 암살하려 했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확신하는 모습입니다. "우리가 먼저 안 쳤으면 그들이 우리를 공격했을 거다"라면서 이번 작전이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거였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공격의 근거가 된 '임박한 위협'이 정말 있었느냐를 두고는 미국 안에서도 논란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3> 이와 관련해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발언을 번복해서 또 논란이라면서도? 행정부 내부에서도 메시지가 꼬이는 모양새예요?
<기자> 루비오 장관은 처음에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이 예상됐고, 이란이 보복할 걸 알았기에 미군 사상자를 줄이려 우리가 먼저 쳤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개입이 이스라엘 때문이라는 인상을 준 건데, 이것이 미 본토 우선주의 지지층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결국 루비오 장관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는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히려 내가 이스라엘을 압박했을 정도"라며 선을 그었는데요. 미국의 안보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부각해서 지지층을 달래려는 걸로 보입니다.
<질문 4> 전황을 좀 살펴보죠. 이란의 심장부로 불리는 '지하 핵시설'까지 타격권에 들어갔습니다. 작전이 상당히 치밀했다고요?
<기자>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비밀 지하 핵 복합 단지인 '민자데헤'를 정밀 타격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곳은 핵무기용 핵심 부품을 개발하던 곳으로 의심받던 곳인데요. 이스라엘군은 지난 1년간 핵 과학자들을 추적해 시설의 지하 지도와 정확한 좌표를 미리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미군은 지하시설 파괴용 '벙.커.버.스.터.'까지 꺼내들었습니다. 이걸 탑재한 전략폭격기가 실전에 투입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군에 따르면 딱 사흘 만에 이란 내 목표물 1,700곳 이상을 공격했습니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화력입니다. 미군은 현재까지 잠수함을 포함해 이란 선박 17척을 격침하는 등 전과를 올리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질문 5> 이런 압도적 무력에도 이란이 꽤 버티고 있습니다. 이른바 '가성비 소모전'으로 미군의 방공망을 흔들고 있다는데, 이건 어떤 계산인가요?
<기자> 이른바 '진흙탕 전략'입니다. 이란은 대당 약 3천만 원인 저가 자폭 드론 수천 대를 날려 보내고 있습니다. 이를 요격하기 위해 미군은 한 발에 60억 원에 달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소비해야 합니다. 가격 차이가 200배에 달하는 전형적인 소모전입니다. 비싼 미사일을 고갈시켜 방어 체계에 구멍을 내겠다는 계산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비축량이 충분하다"며 정면 대응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전 시 미국의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 6> 이란의 반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복의 화살이 이스라엘 본토를 넘어 주변국 미군 기지들까지 직접 타격하고 있어요?
<기자> 맞습니다. 이제 보복의 경계가 무너졌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텔아비브의 이스라엘 국방부 본청을 타격한 데 이어,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사우디와 UAE의 미국 외교 공관 인근까지 드론 공격을 감행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미군 기지 정보를 수집하던 이란 간첩 조직이 검거되는 등 무력 충돌이 정보전으로까지 확산하며 확전 공포가 현실이 된 상황입니다.
<질문 7> 미국은 이번 전쟁의 목표로 '정권 교체'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내부를 흔드는 '쿠르드 카드'가 거론된다고요?
<기자> 네, 직접 미군을 보내서 피를 더 흘리기보다 '현지에서 대신 싸워줄 세력'을 키우겠다는 계산입니다. 바로 이란 정부와 앙숙인 '쿠르드족'을 이용하는 건데요. 이들에게 무기나 정보를 줘서 내부 봉기를 일으키겠다는 겁니다. 하메네이 이후의 이란 판을 아예 새로 짜겠다는 거죠.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의 목표가 아예 '정권 교체'에 있다는 걸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차기 지도자로 찍어둔 사람들이 이번에 많이 죽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공습이나 숙청 과정에서 대안 세력이 사라졌을 가능성을 내비친겁니다. 그러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최악의 경우는 우리가 군사작전을 하고도 이전이랑 똑같이 형편없는 사람이 다시 자리를 차지하는 겁니다. 그럴 수도 있는데 그걸 원치 않습니다."
<기자> 결국 베네수엘라에서 했던 것처럼, 밖에서는 압박하고 안에서는 반정부 세력을 밀어주는 이른바 '베네수엘라식 모델' 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8> 그런데 미국이 원하는 '새 판'이 짜이기도 전에 이란 지도부가 후계 절차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가 유력하다고요?
<기자> 하메네이 사후 닷새 만에 차남 '모즈타바'가 차기 지도자로 지명될 것이란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그림자 실세'이자 혁명수비대가 지지하는 초강경파입니다. 그가 권력을 잡게 되면 이란의 군사적 대응은 이전보다 훨씬 호전적이고 파괴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사상 첫 '부자 세습'에 따른 내부 반발이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인데요. 이스라엘이 조금 전 SNS를 통해 낸 메시지를 보면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차기 지도자는 누구든 제거 대상"이라며 이란에 강력한 경고를 했습니다.
<질문 9> 경제 파장도 짚어보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냈습니다. 국제 경제와 에너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기자> 지도를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이곳 해협 폭은 딱 34km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전 세계 바다로 나가는 원유의 3분의 1이 여기를 지납니다. 한마디로 '세계의 목구멍'인 셈이죠. 여기가 막히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마비될 우려가 큽니다. 실제로 이란은 "유조선 10척 넘게 불태웠다"고 밝히면서 봉쇄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한국도 원유의 70% 정도를 이 해협에 의존하고 있어서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경제적 타격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을 투입해 유조선을 호위하는 호송 작전을 검토 중이지만, 금융 시장의 패닉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질문 10> 그런 불안감 때문에 뉴욕 증시는 출렁이고 국제 유가와 가스값은 쇼크 수준이라고요?
<기자> 네, 간밤 뉴욕 증시는 그야말로 '투매' 양상이었습니다. 전쟁이 길어질 거라는 공포에 주식을 막 내던진 건데요. 기름값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고, 산유국 이라크까지 감산을 선언하며 불안에 불을 질렀습니다. 여기에 유럽 가스값은 이틀 만에 50%나 폭등했는데요. 사실상 '제3차 오일 쇼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질문 11> 지금 각국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데, 우리 국민들은 무사히 대피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금 중동 현지는 자국민을 탈출시키려는 세계 각국의 '엑소더스' 로 아수라장입니다. 미 국무부는 중동 체류 미국인 9천 명이 이미 귀환했고, 현재 1,500명에서 1,600명 정도가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군 수송기까지 동원하고 있고요. 중국 역시 전세기를 투입해 긴박한 철수 작전을 펴고 있는데요. 특히 항공편이 끊긴 테헤란발 중국행 티켓 한 장이 무려 6억 원에 팔릴 정도로 일부 노선은 극심한 혼란을 빚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국민 140여 명의 신변을 모두 확보했습니다. 버스를 이용해 육로로 인접국에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미 870명을 넘어선 상황이라 국제사회의 인도적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강은나래 기자와 이란 상황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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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나래(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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