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부터 5개월간 31개 시·군 순회
3200㎞ 돌며 도민 6400여명 인연 맺어
약 300건 접수 민원 중 70% 해결·추진
2026년 2월말 ‘경기 유니티’ 방문으로 시작
용인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과 간담회도
주거·돌봄·반도체 등 민생·경제에 집중
지난해 10월 동두천시의 한 중학교. 달달버스에 뜻밖의 손님들이 올라탔다. 폭염 속 노점상 할머니의 건강을 염려해 주머니 속 비상금 3만원을 털어 콩 한 봉지와 바꾼 사연의 주인공 옥현일군과 옥군의 친구 20여명이 한꺼번에 버스에 탑승한 것이다. 앞서 옥군의 사연이 담긴 영상은 사흘 만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조회 수 206만회를 기록했다. 김 지사는 “이 버스는 도민 누구나 탈 수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8월26일 달달버스를 타고 양주 공공의료원 예정부지를 방문한 김동연 지사가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경기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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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시동, 정책 보따리로 화답
경기도의 민생경제 현장투어인 ‘달달버스’가 최근 운행을 재개했다. ‘시즌2’격인 이번 달달버스 운행은 기존 시·군 방문에서 벗어나 경제·민생과제 중심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4일 도에 따르면 달달버스는 낡은 25인승 승합차를 개조해 만든 일종의 이동집무실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을 토대로 김 지사가 이 버스를 타고 도민 목소리를 들으며 민생을 챙기는 현장 소통 프로젝트를 가리켜 달달버스로 통칭한다. △도민 눈높이에 맞춘 현장행정 △격식을 벗어난 직설 소통 △현장 건의에 대한 문제 해결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8월 평택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말까지 약 5개월간 도내 31개 시·군 전역을 순회한 뒤 ‘시즌1’이 마무리됐다. 이 기간 버스는 3200㎞를 돌며 6400여명 도민과 ‘인연’을 맺었다. 평택 관세 피해기업 지원, 양평 양근대교 확장, 경기북부 고속화도로 계획 등 접수된 건의 약 300건 가운데 70% 이상을 해결하거나 추진하면서 ‘실용주의’ 정책이란 평가를 받었다.
시즌1의 운행은 1월28일 구리시에서 주 4.5일제 시범사업장 방문과 직원 간담회로 마무리됐다. 150여일간 산업현장과 전통시장, 장애인센터, 사회적기업, 항구, 마을회관 등 구석구석을 누비며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동석한 간부 공무원들이 “규정상 어렵다”며 고개를 가로저으면 김 지사는 버스 안에서 “손에 물 묻히는 일부터 해야 한다”며 토론을 벌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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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0㎞ 돌며 6400여명 도민 만나
지난해 12월15일 폭설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되던 의왕시 도깨비시장을 방문해선 상황을 직접 챙겼고, 앞서 11월7일에는 성남시 만남지역자활센터를 방문해 자활사업에 참여했다. 한탄강에선 청년 어부와 참게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10월23일 12번째 방문지인 고양시를 찾았을 때는 일산대교를 지나 K컬처밸리, 킨텍스 제3전시장, 경기북부 인공지능(AI) 캠퍼스 예정지를 돌았다. 그러면서 고양시민들의 삶을 달라지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9월 시흥시 방문에선 40년 역사를 지닌 취약계층 돌봄단체 ‘나눔자리문화공동체’ 회원들과 동태전을 부치고 반찬을 담았다. 또 9개국 출신 귀화·영주권자 25명으로 이뤄진 다문화 의용소방대와 대화하며 애로사항에 귀 기울였다.
지난해 8월 양주시의 지적·자폐성 장애아를 위한 특수교육기관 방문에서는 함께 미술체험에 나서기도 했다. 달달버스를 타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요청을 수락해 즉석에서 첫 일반인 탑승자가 나왔다. 아울러 청년 창업자들과 고민을 나누며 매출실적이 부족해도 기술·잠재력만 있으면 대출이나 보증을 받을 수 있는 지원책에 공감대가 쌓였다. 이들은 “멘토링보다 살아남는 게 더 급하다”고 호소했고, 9월 경기도가 신설한 ‘청년 창업 더 힘내GO 특례보증’으로 현실화됐다.
이런 긴 여정의 첫 방문지는 8월 평택 포승단지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예고에 긴장했던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들은 “막상 어디에 연락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원 문턱을 낮춰 달라 요청했다. 이어 8일 만에 경기도의 수요 맞춤형 지원대책이 나왔다. 기동성과 현장 중심 정책, 소통의 진정성에 대한 긍정 평가가 쏟아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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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반도체·돌봄… 도민 삶에 집중
현장에선 “지사가 와서 보고 가니 답답함이 풀린다”, “우리 지역에는 언제 오느냐”는 목소리가 들렸다. 다만, 일각에선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버스의 시동이 걸렸다.
달달버스 시즌2는 지난달 25일 남양주시 다산동의 민관 협력형 커뮤니티인 ‘경기 유니티’ 방문으로 시작됐다. 이곳에서 경기도형 공공주택 및 노후신도시·원도심의 비전을 공개한 뒤 간담회를 열었다. 천편일률적 디자인을 넘어 트렌드와 공공 책임을 결합한 특화설계 아파트가 제시됐는데, 1인 가구를 위한 최소 면적이 기존 14㎡에서 25㎡로 1.8배 확대된 게 특징이다.
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주도하는 주거·돌봄·건강·여가를 통합한 공간복지 거점 공공주택, 주거 사다리 공공주택(적금주택)이 강조됐다. 적금주택은 매달 적금을 붓듯이 주택 지분을 적립해 20~30년 뒤 100% 소유권을 갖는 공공분양 모델이다.
지난달 27일에는 용인시 죽전의 단국대에서 ‘K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상생 타운홀미팅’이 개최됐다. 또 용인지역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을 돌면서 설비를 시찰하고 기업인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앞서 있고, 가장 큰 규모의 메가 반도체 클러스터”라며 “이미 110조원 규모의 투자가 예정돼 있고, 앞으로 150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올케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발표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민생경제 현장투어는 경제와 삶의 문제에 집중함으로써 도민 삶에 플러스가 되는 실효적 정책들을 도민과 함께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15일 김동연 지사(가운데)가 폭설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 중인 의왕 도깨비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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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지사 “경청·소통·해결 통해 道 발전·변화 이끌어”
“‘달려가는 곳마다 달라진다’를 줄여 ‘달달버스’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김동연(사진) 경기도지사는 달달버스 프로젝트의 세 가지 키워드로 경청, 소통, 해결을 꼽았다.
김 지사는 4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도내 31개 시·군을 돌며 주민 이야기를 가감 없이 그대로 듣겠다는 취지였다”며 “도민이라면 누구나 버스에 올라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들은 이야기, 소통한 이야기를 갖고 가급적이면 현장에서 해결하려 했다. 현장에서 해결이 안 되면 도청 사무실로 갖고 와 단계적 검토가 필요한 것,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장기 과제로 나눠 대응했다. 해당 실·국이 함께 검토하면서 신속성과 효율성을 따졌다”고 말했다.
앞서 김 지사는 4년 전 민선 8기를 시작하며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약속했고 ‘민생 도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민생 현장투어의 배경을 두고는 “지금 민생이 매우 어렵다”며 “시·군마다 해야 할 일이 많아 이제까지 한 일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할 것에 대해 도민과 비전을 공유하자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는 곳마다 편하게 주민을 만나 얘기를 들으며 지역 특성에 맞게 처리했다. 31개 시·군이 모여 변화를 꾀하면 결국 경기도가 바뀌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관용차가 아닌 버스를 택한 이유로는 “도지사 관용차량은 권위주의적으로 비쳐 (도민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데다 버스를 타면 대중교통 같아 여러 사람을 만나고 얘기하기도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도정을 챙기면서 1박2일 일정 등을 소화하는 게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제가 있는 모든 곳이 사무실”이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방문지 분위기에 대해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소통도 잘 되고 효능감도 높다”며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되도록 허황된 것을 거르고 할 수 있는 것들 위주로 (건의를 처리)했다”고 답했다. 특히 31개 시·군 가운데 당적이 다른 22곳 시장·군수들과 대화할 기회가 생겨 좋았다고 덧붙였다.
도민 가운데 기억에 남는 사람을 묻는 말에는 웃음부터 지어 보였다. 대학 총장을 지낸 그는 “주변에서 청년·학생을 만날 때마다 표정이 제일 밝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며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마을회관에서 마주한 어르신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90세 넘은) 어머님을 모시고 있어 그런지 몰라도 정말 마음에서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도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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