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유 있는 로봇 SW 투자 확대
편집자주
고성능 인공지능(AI)을 두뇌로 탑재한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거나 적응형 학습까지 수행하면서 '누가 더 똑똑한 AI를 장착했는지' 여부가 로봇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로봇의 하드웨어 격차는 좁혀지고 있는 반면 소프트웨어 능력은 차별화가 뚜렷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로봇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짚어보고 다가올 로봇 시대에 미국, 중국 등과 경쟁해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봤다.
"로봇 산업의 경쟁축이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로 이동하는 것은 구조적인 변화다. 과거에는 정밀한 액추에이터, 감속기, 센서 등 성능이 곧 로봇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하드웨어를 넘어 지능과 행동 생성 능력이 로봇의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AI·로봇연구소장)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로봇산업의 무게중심이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로봇이 더 이상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 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면서 로봇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드웨어의 범용화가 실현되고 AI 모델이 시각언어모델(VLM), 시각언어행동모델(VLA)까지 고도화될수록 미국·중국에 로봇 경쟁력이 뒤처진 한국은 소프트웨어 장악이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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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영 펀드·빅테크 등과 손잡고 대규모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전에는 로봇의 활용 목적이 자동화에 있었지만, 최근 자율성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인지 소프트웨어, AI 기반 행동 생성 기술에 대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광둥성 선전 소재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림엑스 다이나믹스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의 스톤벤처, 중국 징둥닷컴 등으로부터 약 290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월 AI 로봇 에이전트용 운영체제(OS) '림엑스 코사'(LimX Cosa)를 공개한 이 회사는 체화형 AI 로봇기술과 OS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선전 소재 스타트업 X스퀘어로봇은 알리바바그룹, 국영 펀드 베이징정보발전기금 등으로부터 최근 2093억원 투자를 받았으며, 로봇 공학 기반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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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빠르게 로봇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하드웨어 경쟁력 때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강점이 로봇 산업을 기계 산업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 산업으로 재편한 데 있다고 진단한다. AI가 로봇의 두뇌가 되면서 자율 판단, 적응형 학습이 가능해짐에 따라 로봇을 제조 기술의 연장선이 아니라 AI가 물리 세계에서 작동하는 플랫폼으로 보고 접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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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성능 결정하는 SW…투자 확대 앞서간 중국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장은 "피지컬 AI 경쟁의 본질은 '몸을 가진 AI'를 구현하는 것인데, 이때 로봇의 성능은 기계가 아니라 환경 이해 능력, 상황 판단 능력, 행동 생성 능력이 좌우하고 이 모두는 SW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미국은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 로봇브레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고, 중국은 대규모 데이터와 빠른 SW 통합이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개별 기술 수준에서는 세계 상위권이지만 통합 아키텍처, 로봇용 AI 플랫폼데이터 스케일 측면에서 아직 산업경쟁력으로 연결되지 못한 상황이라 시스템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로봇 소프트웨어에 집중 투자하는 중국의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로봇 SW 분야는 미국이 선두에 있고, 중국은 2023년까지 하드웨어 중심 경쟁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휴머노이드 하드웨어를 빠르게 양산하는 데 집중해왔다. 그런데 최근 딥시크 사례를 통해 AI 가능성을 확인한 중국의 움직임이 소프트웨어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무게추를 빠르게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즈와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설치 비중은 중국이 85%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미국이 13%로 뒤를 이었고 기타 국가가 2%에 불과했다. 대량 생산, 부품 공급망 등을 강점으로 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기반으로 SW까지 장악한다면 로봇산업에서 중국의 독주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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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LG씨엔에스) 퓨처 로보틱스랩 손동신 위원은 "AI 기술 발전으로 인해 로봇이 사고력을 갖게 되면서 지능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SW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면서 "하드웨어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브레인이 더 많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각국의 로봇 SW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손 위원은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가격 경쟁력 등의 이유로 중국이 당분간 앞서 나갈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 하드웨어 업체들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SW 역량, 즉 로봇 브레인으로 불리는 RFM(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잘 만들고 산업 현장에 맞게 잘 적용하는 기업이 최종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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