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연산·저장 동시에 수행하는 뉴로모픽 소자 구현
DGIST는 나노기술연구부 이현준 책임연구원과 노희연 전임연구원 연구팀이 전기 신호로 수소 이온(H+)의 주입과 배출을 제어하는 '2단자 기반 인공지능형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2단자 수소제어형 인공지능 반도체 소자 모식도. 양(+) 전압을 가하면 수소가 공급층에서 반도체로 이동해 전도도가 높아지고, 음() 전압을 가하면 다시 저장층으로 이동해 전도도가 낮아진다. 이 과정이 전압의 강도와 횟수에 따라 달라지면서 아날로그형 다중 저항 구현이 가능하다. 연구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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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지만 기존 컴퓨터 구조는 연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와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가 분리돼 있어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속도 저하와 전력 소모가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뇌처럼 연산과 저장을 동시에 수행하는 뉴로모픽 반도체가 차세대 AI 하드웨어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장으로 수소 이온 이동 정밀 제어
지금까지 산화물 기반 메모리 소자는 주로 산소의 빈자리(결함)가 이동하는 현상을 이용해 전도도를 조절하고 정보를 저장해 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장기 안정성과 소자 간 균일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DGIST 연구진은 대신 가볍고 이동성이 높은 수소 이온에 주목했다. 전기장을 가하면 수소 이온이 반도체 내부로 주입되며 전도도가 증가하고, 반대 전압을 가하면 다시 빠져나오면서 전도도가 감소한다. 이러한 수소 이동을 정밀하게 제어해 전기적 저항을 조절하고 정보를 저장하는 새로운 메모리 동작 메커니즘을 구현했다.
연구진은 이 소자를 활용한 손글씨 숫자 인식 실험에서 최대 97% 이상의 인식 정확도를 기록하며 실제 인공지능 하드웨어로 활용될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DGIST 이현준, 노희연, 이신범, 이명재, 경북대학교 우지용 공동연구팀. DGIS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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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적 '2단자 수직 구조'…뉴로모픽 칩 가능성
특히 이번 기술은 소자 집적도가 높고 제조 공정이 단순한 '2단자 수직 구조'에서 구현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구조는 고집적 인공지능 칩에 유리하지만, 수직 구조에서 수소 이동을 정밀 제어해 인공지능 동작을 구현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연구진이 개발한 소자는 1만 회 이상의 반복 구동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했으며,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약 100만 초 이상 메모리 상태를 유지했다. 또한 전도도가 점진적으로 변하는 아날로그 특성을 통해 인간 뇌의 시냅스와 유사한 학습·기억 기능을 구현했다.
이현준 DGIST 나노기술연구부 책임연구원은 "기존 산소 빈자리 기반 메모리와는 다른 '수소 이동' 기반 저항 스위칭 메커니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차세대 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연구"라고 말했다.
노희연 DGIST 나노기술연구부 전임연구원은 "적층된 반도체층 사이에서 이동하는 수소 원자를 전기적으로 정밀 제어한 사례"라며 "수소 기반 메모리 소자가 향후 고효율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DGIST 기관 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DGIST 이신범 교수팀, 이명재 책임연구원, 경북대학교 우지용 교수팀이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계면 분야 국제 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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