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에는 주인공 네오가 모피어스에게서 빨간 약을 받기 직전의 유명한 장면이 있다. 모피어스는 매트릭스가 무엇인지 설명하며 네오가 살고 있는 세계가 만들어진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빨간 약을 먹으면 시뮬레이션이 깨지고 진실이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애플의 새로운 맥북 네오가 바로 그 빨간 약이다. 가격을 미리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제품을 보았다면 최소 799달러, 사양에 따라서는 999달러 정도의 가격을 예상했을 것 같다. 예산 중심의 보급형 시장에는 있을 수 없는 것 같은 맥북 네오는 기존 노트북 시장의 인식을 뒤흔들었다. 동시에 애플에 대해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믿었던 모든 고정관념을 바꿔 놓았다.
제품을 손에 들면 맥북 에어와 같은 수준의 프리미엄 느낌이 전해진다. 외관은 고급 노트북과 동일한 알루미늄 소재다. 실버, 블러시, 시트러스, 인디고 같은 밝고 가벼운 색상 때문에 분위기는 조금 더 경쾌해졌다. 그러나 겉모습만 보고 그저 가볍기만 한 기기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맥북 네오는 실제 작업이 가능한 노트북이다.
999달러짜리 맥북 에어처럼 보일 수도 있다.Michael Simon / Found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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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북 이후 처음으로 검은색이 아닌 키보드가 출시됐다. 맥북 에어와 동일한 타건감을 유지하면서도 완전한 흰색도 아니라서 빛을 받을 때면 케이스 색상과 비슷한 색조가 드러난다. 이런 디테일은 99만원(599달러)이라는 시작 가격을 잊게 만드는 프리미엄 요소다.
테이블 위에서 화면을 한 손가락으로 들어 올려도 본체가 함께 들리지 않는다. 많은 플라스틱 노트북이나 크롬북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키보드를 입력하기 시작하면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빠르게 움직인다. 영상을 재생하면 측면 스피커가 공간을 채우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밝기를 높이면 13인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또렷하게 빛난다. 멀티터치 트랙패드를 집어 확대하면 아이폰을 사용하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A18 프로 프로세서가 강도 높은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맥북 네오의 목표 사용자에게는 그 부분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8GB 메모리와 256GB 저장 장치 역시 마찬가지다. 맥북 네오는 기존 상식을 깨기 위해 만들어진 노트북이다. 기분은 1,000달러 노트북을 사용할 떄와 같겠지만 실제 가격은 더 낮기 때문이다.
맥북 네오는 외형과 사용 경험 모두 프리미엄 노트북에 가깝다.Michael Simon / Found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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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아이폰과 맥북을 사용하고 관련 기사를 써 온 시간 동안, 애플 사용자는 필요 이상으로 돈을 지불한다는 인식이 꾸준히 존재했다. 경쟁사가 1,000달러 스마트폰과 동일한 수준의 알루미늄 노트북을 출시한 이후에도 그런 평가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애플은 단지 디자인이 예쁜 기기를 만들었을 뿐이며 사용자는 실제 가치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는 이미지가 계속 따라다녔다.
맥북 네오는 그런 인식을 단순히 반박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애플이 비싼 브랜드이며 사용자는 무작정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기존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다. 필자는 지금 M3 맥스 맥북 프로로 기사를 작성하고 있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맥북 네오 전시 테이블에 머물러 있다. 이제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애플 체험 공간에서 맥북 프로 테이블로 이동했을 때는 원하는 제품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다. 주변에 다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이미 빨간 약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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