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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뷰포인트]트럼프의 관세정책은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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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투자 저하 물가상승 우려

    더 강력한 관세 카드 꺼낼 수도

    아시아경제

    2월20일 미 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기반 관세를 무효화한 직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무역법 제122조라는 생소한 무기를 꺼내 2라운드 관세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새 관세는 벌써 적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무역법 제122조가 발동되기 위해서는 ▲심각한 국제수지적자 대응 ▲달러 가치 하락 방지 국제수지 불균형시정 중 하나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미국의 거대한 무역 적자를 근거로 내세우지만 이는 명백한 개념적 오류다. 1974년 이 법이 제정될 당시 '국제수지 적자'는 금이나 달러 보유고가 공식적으로 유출되는 상황을 의미했다. 당시 미국은 대부분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음에도 자본 유출 때문에 '국제수지 적자'를 겪었다.

    진정한 의미의 국제수지 위기는 국가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거나 외채 상환에 필요한 외화를 확보하지 못해 통화 가치가 폭락할 때 발생한다.

    그러나 미국은 매일 약 1조2000억달러가 거래되는 약 30조달러 규모의 국채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채권과 주식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 달러는 전 세계 외환 거래의 90% 정도에 관여하고 있으며, 글로벌 외환 보유고의 약 57%를 차지하고 있다. 즉 미국은 현재 통화 위기 상황이 아니다. 위 제122조는 금본위제와 고정환율제가 붕괴되던 시대의 유물에 불과하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 기타 고피나스는 현재 미국이 무역 적자 상태일지는 몰라도, 국제수지 위기 상태는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트럼프 정부가 무리하게 제122조를 적용함에 따라 기업들의 고용 및 투자 결정을 저해하는 정책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150일이라는 한시적 기간으로 인해 기업들이 관세 발효 전 구매를 앞당기거나 재고를 축적하게 돼 월간·분기별 거시경제 데이터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미 체결된 무역협정들이 법적 도전을 받거나 중단될 수 있으며, 교역 상대국들은 미국의 무역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 협력을 거부하고 관망할 수도 있다.

    문제는 제122조 적용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이는 오는 7월 말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방편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메뉴'에는 이미 더 위협적인 무기들이 있다. 먼저 무역확장법 제232조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품목별로, 무역법 제301조는 불공정 무역관행을 이유로 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상세한 조사가 선행돼야 하므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속도 면에서 불리하다. 그래서 주목되는 게 1930년에 제정된 '스무트-홀리법', 즉 관세법 제338조이다. 외국정부가 미국 상거래에 대해 차별적 행위를 한다고 판단할 때 미국은 최대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해당 국가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할 수 있는 극단적인 권한도 포함돼 있다. 보호무역주의의 대명사이자 대공황을 심화시킨 악명 높은 법이다.

    미 행정부가 법적 정당성을 두고 위험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동안 그 대가는 고스란히 기업과 소비자들의 몫이 된다. 대법원의 판결이 관세 전쟁의 종지부가 아닌, 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전쟁'의 시작이 됐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다수는 의회 승인 없는 관세 부과에 부정적이며, 관세가 물가 상승과 가계 재정에 미치는 악영향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집념'은 이번 가을 중간선거에서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김동기 달러의 힘 저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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