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05 (목)

    “거래소 지분 20% 상한 추진…입법조사처 ‘위헌 소지’ 제기” [크립토브리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융위 제정안 ‘20% 상한·3년 유예’ 가닥에 국회 입법조사처 제동

    파이낸셜뉴스

    국회 입법조사처가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에 제출한 회답서 일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정부·여당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20%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국회 입법조사처(NARS)는 물론 법조계·산업계 전문가들이 일제히 위헌성과 실효성 부족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미 적법하게 취득한 지분에 대해 사후적으로 강제 처분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갈라파고스 규제’로 혁신 기업의 해외 이탈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5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등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의 핵심 쟁점인 가상자산 거래소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대주주 지분 상한선 20%’를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업계의 반발을 고려해 법안 통과 후 3년간 시행을 유예하는 절충안이 거론된다.

    금융위는 1100만명이 이용하는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원화마켓)가 공공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소수 창업자 및 대주주가 운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수수료 수익을 독점하는 구조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에 적용한 ‘소유분산 기준(15~30%)’을 준용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지분 제한을 도입함으로써 거버넌스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정은 조만간 최종안 조율을 위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나, 입법조사처의 공식 의견에 이어 학계·법조계의 ‘위헌·과잉 규제’ 파상공세가 이어지면서 논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에 제출한 회답서에서 “이미 과거에 완성된 법률관계를 사후 변경해 권리를 박탈하는 ‘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위헌 가능성을 제기했다. 입법조사처는 또 금융위가 규제 근거로 내세운 자본시장법상 ATS와의 비교에 대해서도 “ATS는 자본시장법 체계 내에서 설립 단계부터 소유 제한을 전제로 설계된 인프라인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신고제에서 민간 경쟁 구조로 성장해온 플랫폼”이라며 기능적 정합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와 산업계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법무법인 태평양 김효봉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은행처럼 예금과 대출을 통한 신용창출 기능이 없어 부도시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하지 않으며 공적자금 투입 대상도 아니다”라며 “인프라 기관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씌워 소유 규제를 소급 적용하는 것은 헌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산업계 역시 이번 규제가 국내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을 고사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본부장은 “벤처 스타트업의 지분은 도전과 혁신의 결과물인데 이를 인위적으로 제한한다면 어느 창업가도 한국에서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유망기업이 해외 관할권으로 떠나는 ‘엑소더스’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정합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현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어디에도 가상자산 거래소에 지분상한 규제를 두는 선례는 없다”며 “적격성 심사를 통해 대주주를 통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소유 지분을 제한하는 것은 명백한 과잉 규제이자 갈라파고스 규제”라고 비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