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전날 4일 코스피가 12% 폭락에 이어 5일에는 10% 가까이 폭등하며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증권가는 이번 반등이 본격적인 ‘W자형’ 회복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추가 하락보다는 상방 잠재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는 “코스피 하단은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 수준인 5000선에서 강력하게 지지될 것이며, 코스피 상단은 6500까지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30년 평균 PER인 9.8배를 적용하면 6000포인트가 적정 가치이며, 그 이하는 명백한 저평가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서 국내 증시가 빠르게 반등한 배경에는 ‘에너지 안보’에 대한 신뢰가 자리 잡고 있다. 염 이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통행 선박 호위 계획을 언급하며 공급 부족 우려를 낮췄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이란의 미 접촉 시도 역시 심리적 완충 작용을 했다”고 분석했다.
고환율과 고물가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염 이사는 “미국은 산유국이자 막대한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200일분의 기름을 확보해 과거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는 대응력이 다르다”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 보다 높은 2%대이고, 미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침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염이사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유가가 120달러까지 치솟지 않는 한 추가 인상은 어렵고, 미 국방부 장관이 언급했듯 전쟁은 8주 내외의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고환율·고물가 환경의 장기화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특히 오는 4월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이 환율 안정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향후 주도주에 대해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AI·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들이 다시 시장의 상승 랠리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가격 전가력이 강한 반도체 중심의 주도주 장세가 유효하다는 평가다.
양일우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력팀장도 “현재 AI와 반도체 사이클이 견고한 만큼, 과거 20년 평균 자기자분이익률(ROE) 수준인 10.2%를 하단 지지선으로 삼아 코스피 상하단 밴드는 5000∼7200포인트”라고 제시했다.
또한 “환율 1500원 돌파와 물가 압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정권 교체 수준의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전면전이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고환율·고물가 환경이 장기화돼 지수 상단이 대폭 하향 조정될 위험도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매크로 지표가 안정을 찾으면 다시 글로벌 유동성의 수혜를 입는 반도체, 전력기기, 원전 등 AI 밸류체인 중심의 성장주 장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리스크 프리미엄 급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업 이익은 여전히 상승 중”이라며 지나친 공포를 경계했다. 특히 1970년대 오일쇼크와 유사한 상황이 오더라도 AI와 반도체 수요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물류 병목 현상이 반도체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의 기초체력(펀더멘털) 회복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나 주당순이익(EPS) 하락이 없는 한 코스피는 재차 상승 추세로 복귀할 것”이라며 “특히 PER 7~8배 수준은 극단적 저점으로 수일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정민·정현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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