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햅’이 쏘아올린 ‘화이트 워싱’ 논란
귀화법·헤이즈 코드 등 430여년 차별
주연급 캐스팅에 아시아계는 고작 6%
K-뮤지컬, 브로드웨이 진출 위한 ‘숙제’
2025년 7월, ‘뮤지컬 본토’이자 ‘공연계 ’자본주의 상징‘인 브로드웨이는 엄청난 트라우마로 들끓었다. 그 해 세계 최고 권위의 공연 시상식인 ’토니 어워즈‘에서 무려 6관왕을 차지한 한국의 창작 뮤지컬의 ’브로드웨이 버전‘인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ending)‘ 때문이다. [로이터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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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이 결정을 내린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아시아계 공동체가 느끼는 배신감은 깊고 실재하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는 것은 고통스럽다.” (브로드웨이 아시아계 배우 BD 웡)
지난해 7월, ‘뮤지컬 본토’이자 공연계 ‘자본주의 상징‘인 브로드웨이에선 엄청난 트라우마로 몸살을 앓았다. 그 해 세계 최고 권위의 공연 시상식인 ’토니 어워즈‘에서 무려 6관왕을 차지한 한국의 창작 뮤지컬의 ’브로드웨이 버전‘인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ending)‘ 때문이다.
당시 제작진은 “주인공 대런 크리스에 이어 앤드류 바스 펠드먼을 올리버 역으로 캐스팅했다”고 발표, 미국 공연계에 유례없는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이른바 ‘화이트 워싱’ 논란이다.
연극 ‘버터플라이’(1988)로 토니상을 받은 아시아계 배우 BD 웡은 “(배우 교체라는) 이러한 전환은 슬프게도 이 작품(‘어쩌면 해피엔딩’)이 우리 공동체에 선사한 인정과 축하를 무효로 만든다”고 말했다. 웡은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초’로 같은 배역으로 5개 주요 시상식을 휩쓸어버린 전무후무한 기록의 아이콘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이 쏘아올린 논란은 단순한 ‘배우 교체’도, ‘토니상’의 무게가 빚은 일시적 해프닝도 아니다. ‘화이트 워싱’ 논란은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제도’(AAPI) 커뮤니티가 한 세기동안 투쟁한 ‘재현의 권리’와 브로드웨이의 고질적 인종차별 관행에 대한 질문이다. 콘래드 리카모라와 B.D. 웡과 같은 아시아계 배우들은 이러한 캐스팅 결정이 “AAPI 예술가들에게 가하는 ‘재트라우마화”라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South Korean lyricist and music writer Hue Park (L) and US orchestrator Will Aronson pose with the Best Score award for “Maybe Happy Ending” in the pressroom during the 78th Tony Awards at Radio City Music Hall in New York on June 8, 2025. (Photo by kena betancur /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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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한국인 최초의 ‘토니상’ 6관왕.
# 아시아계 배우 최초의 토니상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
한국인 작가 박천휴와 작곡가 윌 에런슨 콤비가 쓴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에서,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태어난 뮤지컬이다. 2015년 초연 이후 대학로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성장, 브로드웨이로 진출해 사상 유례없는 성취를 써냈다. K-뮤지컬이 최정점까지 올라간 ‘최초의 사례’이나, 브로드웨이에서 바라보는 이 작품에 대한 생각은 또 달랐다. 아시아계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 또 다른 무게가 더해진 것이다.
실제로 ‘어쩌면 해피엔딩’이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릴 당시 무대에 오르는 4명의 캐릭터와 이들의 커버를 포함한 주요 배역 7명 중 6명이 아시아계 배우였다. 주인공 올리버는 휴너노이드이지만, 심지어 ‘한국인으로 추정된다’고 받아들였다.
아시아계 공연자 행동 연합(AAPAC)은 토니상 시상식 직후 제작진의 백인 배우 투입 결정에 대해 “아시아적 탁월함의 서사를 시상식 홍보에만 이용하고 상업적 이익을 위해 재현을 지워버린 배신”이라고 일갈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에 배신 당했다”는 현지 언론들의 표현이 나온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킴 바흘라 계명대학교 교수는 “‘어쩌면 해피엔딩’이라는 뮤지컬이 거둔 전례 없는 성과에 대해 브로드웨이의 아시아계 미국인 연극 공동체는 ‘우리 모두의 성취’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러한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 커뮤니티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브로드웨이의 캐스팅 관행에 맞서 싸운 투쟁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이 아시아계 배우 대런 크리스의 후임으로 백인 배우 앤드류 바스 펠드먼의 캐스팅을 발표하자, 브로드웨이에선 ‘화이트 워싱’ 논란이 일었다. [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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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 작품인데 왜 아시아계 배우, 창작진이 분노를?”
브로드웨이에서 일고 있는 ‘어쩌면 해피엔딩’을 둘러싼 ‘화이트 워싱’ 논란이 일자, 국내 공연계에선 이런 의문이 나왔다. 뮤지컬은 분명 한국 작품이고, 보편적 서사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이 왜 아시아계 미국인의 성공으로 받아들여지는 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었다.
킴 바흘라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상당한 문화적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서구 사회에서 아시아계 혈통에 대한 인종 차별의 역사가 길다 보니 그곳에선 아시아 인종을 동질화했다”고 봤다. ‘인종의 동질화’는 특정 집단을 통제하는 효율적 방식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차별의 역사는 장장 43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790년 미국 건국 초기, 인종에 근거한 시민권과 이민 제한 정책을 담은 ‘귀화법’이 발령되면서다. 이 조항은 “시민권은 ‘자유로운 백인’에게만 허용한다”고 규정하며 1952년까지 160여 년간 지속됐다. 애초에 미국 사회가 세워질 때부터 ‘인종 배제’의 연대기가 시작된 셈이다.
헤이즈 코드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타 인종간 연애나 결혼을 묘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그러니 백인 배우가 아시아계, 혹은 흑인 배우가 커플로 사랑을 하는 서사는 등장할 수가 없다. 킴 바흘라 교수는 “헤이즈 코드는 아시아계 배우들의 성장 가능성을 파괴했다”며 “할리우드에서의 아시아계 미국인 배제는 브로드웨이를 포함한 다른 산업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세기 말까지 백인 배우가 아시아인 역할을 하는 옐로우 페이스도 관행적으로 이뤄지게 됐다”고도 했다. ‘옐로우 페이스’(Yellowface) 수세기 동안 서구 예술의 표준적 관행이었다. 이는 아시아인을 비하하거나 타자화된 존재로 소비하기 위한 장치이자 아시아계 배우들의 고용 기회를 박탈하는 직접적 도구로 자리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이 아시아계 배우 대런 크리스의 후임으로 발탁된 백인 배우 앤드류 바스 펠드먼은 클레어 역을 맡은 헬렌 션의 남자친구이기도 하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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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역시 불문한다. 1767년 볼테르의 작품을 각색해 올린 ‘중국의 고아’를 시작으로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1904)에서 백인 성악가들이 분장(옐로우 페이스)을 하고 아시아 여성을 연기했고, 1951년 ‘왕과 나’에선 러시아계 미국인 배우 율 브리너가 샴왕국의 국왕 역할을 맡았다. 1961년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미키 루크가 연기한 일본인 사진작가 미스터 유니오시는 뻐드렁니와 과장된 억양을 사용, 아시아인을 희화화한 최악의 사례로 꼽힌다.
브로드웨이에선 1990년 ‘미스 사이공’ 사례가 캐스팅 투쟁의 도화선이 됐다. 당시 웨스트엔드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뒤 브로드웨이로 상륙한 이 작품에서 백인 배우 조나단 프라이스가 혼혈 베트남인 엔지니어로 캐스팅돼 논란이 거셌다.
브로드웨이에선 “1990년의 ‘미스 사이공’ 논란은 2025년의 ‘어쩌면 해피엔딩’ 사건과 매우 유사한 궤적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당시 데이비드 헨리 황과 B.D. 웡은 액터스 에퀴티(Actors‘ Equity)에 서한을 보내 프라이스의 캐스팅이 아시아 배우들의 존엄성을 해친다고 항의했다.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는 “예술적 자유”를 내세우며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협박(?)했고, 에퀴티는 프라이스의 출연을 허용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화이트 워싱’ 논란이 일자, ‘윌휴 콤비’도 등판했다. 두 사람은 “‘어쩌면 해피엔딩’을 통해 우리는 모든 역할이 아시아계 배우에 의해 연기될 수 있는 작품을 쓰고자 했지만, 로봇 역할이 항상 그래야 한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사랑과 상실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인간적 질문에 보다 밀접하게 접근하기 위해 로봇에 관한 작품을 썼으며, 올리버와 클레어라는 역할을 이런 보편적 질문의 아바타로 창조했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그들의 캐스팅 논란에 대해 ‘로봇은 인종이 없다’며 해명한 것이다. 이 입장에 단일 민족으로 인종적 불평등을 겪어보지 않은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공연계 관계자들은 금세 남득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시아계 공연자 액션 연합(AAPAC)은 그러나 “백인 배우가 연기하는 백인 이야기는 항상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되지만, 유색인종의 이야기는 백인 배우가 투입되어야만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처럼 취급된다”고 반박했다.
한국 뮤지컬 최초로 토니상 6관왕에 오른 ‘어쩌면 해피엔딩’ [로이터/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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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백인 남성’ 디폴트의 무대…6.3% vs 77%.
아시아계 배우 6.3% vs 백인 배우 77%.
실제로 백인 배우는 브로드웨이의 대부분의 주연급 역할을 독식하고 있다. 아시아계 공연자 행동 연합(AAPAC)이 2025년 브로드웨이에서 상연 중인 23개 뮤지컬 주요 배역 173개를 분석한 ‘비저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백인 배우의 주연급 배역 비중은 65~77% 가량으로 집계됐다. 이는 백인이 미국에서 차지하는 인구 비중(58~60%)보다 높다.
반면 아시아계 배우들이 주연급 배역을 차지하는 비중은 6.3%에 불과하다. 미국 인구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7.7%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다. 심지어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선 3.8%에 불과했다. 신화적 배경을 한 작품에서는 0%였다. ‘위키드(Wicked)’나 ‘하데스타운(Hadestown)’처럼 인종적 설정이 자유로운 가상의 공간을 다룬 작품에선 단 한 명의 아시아 배우도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임금 격차도 크다. 2018-19 시즌 배우들의 임금을 분석한 보고서에선 백인 배우에게 1달러가 지급될 때, 아시아계 배우에겐 겨우 10센트가 지급됐된 것으로 집계됐다.
배우보다 더 심각한 것은 브로드웨이의 창작자 비율이다. 지금의 브로드웨이는 철저하게 ‘백인 남성’ 중심의 사회다. 아시아계 창작진의 비율은 처참할 정도로 미미하며, 유색인종으로 넓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작가의 경우 백인이 80~100%, 유색인종은 0~20% 수준이다. 연출가는 백인이 93.8%~100%일 때 유색인종은 0~6.2% 밖에 안된다. 프로듀서 역시 백인이 87.1%~93.6%일 때 유색인종은 6.4%~12.9% 정도다.
2021-22 시즌 브로드웨이에서 배우 고용률은 백인 50.2%, 흑인 40.9%, 아시아계 3.7%, 라틴계 4.1%였다.
작가나 작곡가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유색인종 작가의 작품이라도 백인 연출가가 맡는 비중은 100%에 달했다.
심지어 ‘백인 남성’ 중심 브로드웨이에서 여성을 향한 차별의 벽도 높은데, 특히나 ‘아시아계 여성’에겐 유리천장을 넘어 콘트리트 장벽에 가깝다.
한국에서 라이언스로 초연을 앞둔 뮤지컬 ‘렘피카’의 연출을 맡은 레이첼 채브킨 연출가는 앞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하데스타운’(2019)으로 토니상 최초로 여성 연출가로서 상을 받으면서 “지금도 브로드웨이는 남성 중심적”이라며 “가족과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 업무에 선을 긋는 순간마다 그 선택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려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니 브로드웨이에서 아시아계 여성 예술가들은 젠더와 인종 차별이 중첩된 ‘이중의 소외’를 매일같이 경험한다.
그나마 미미한 성과는 2024-25 시즌에서 브로드웨이에 한국계 배우와 창작진이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에서 배우 임규진((Zachary Noah Piser)은 아시아계 최초로 ‘디어 에반 핸슨’에서 타이틀롤을 맡았고, 대니얼 대 킴은 연극 ‘옐로우 페이스’에서 주인공을 맡아 토니상 연극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영진 리는 ‘스트레이트 화이트 맨’(Straight White Men)으로 브로드웨이 극장에 작품을 올린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극작가가 됐다. 헬렌 박은 뮤지컬 ‘K팝’으로 아시아 여성 작곡가로는 처음으로 데뷔, 토니상 후보에 올랐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김선재는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한국 국적의 한국인 연출가다.
김선재 연출가는 브로드웨이와 미국 공연계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서사를 담은 작품을 주로 연출한다. 그는 “학창시절 공연을 연출할 때 비슷한 실력이어도 백인들에게 주인공 역할이 맡겨지는 것이 불평등하다고 여겨 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의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며 “아시아계 배우들은 종종 눈에 띄나 아직도 브로드웨이에서 아시아계 창작진은 거의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한국 최초로 토니상을 받은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AF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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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문턱’ 생긴 K-뮤지컬, 브로드웨이 진출하려면?
“K-뮤지컬은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면 꼭 아시아계 배우만 캐스팅해야 하나요?”
그럼에도 괴리는 존재한다. 한국 뮤지컬계 숙원사업이 ‘제2의 어쩌면 해피엔딩’ 만들기가 된 상황에서 끊임없이 ‘뮤지컬 본토’의 문을 두드려온 창작진과 공연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런 질문도 나온다. 브로드웨이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가급적’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미디어 연구학자인 벤자민 한은 그러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문화적 특수성이 시청자에게 신뢰성과 진정성을 부여한다”고 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한국적 놀이와 사회경제적 고통, 한국 사회의 부채 문화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단함을 한국 배우가 아닌 ‘백인 배우’가 연기했다면 시청자들은 이들의 고통을 체감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킴 바흘라 교수는 “보편성은 문화적 특수성의 재현을 통해 인식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서울’을 배경으로 ‘한국적 정서’가 흐르는 뮤지컬인 만큼 휴머노이드 캐릭터라 할지라도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과 문화성을 대표하는 ‘인종적 재현’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국내 뮤지컬계에선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화이트 워싱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팝, K-드라마에 이어 차세대 프론티어로 K-뮤지컬이 떠오른 만큼 브로드웨이 진출 모색에 있어 또 하나의 ‘문화적 문턱’이 될 수 있어서다.
‘더 비즈니스 오브 브로드웨이’의 공동 창립자인 레이첼 서스먼 프로듀서는 미국 시장에 진입할 때 문화적 감수성과 젠더, 인종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 왜곡되거나 상처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한국 뮤지컬이 뉴욕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만 단일 민족 국가인 한국에선 타문화를 미학적 요소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에선 그것이 누군가를 신성하고 보호받아야 할 정체성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해피엔딩’ 논란은 배우와 제작자의 ‘윤리적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캐스팅 윤리는 이제 21세기 브로드웨이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브로드웨이에서 캐스팅은 제작진의 ‘창의적 선택’이 아닌 인종 커뮤니티의 안녕과 직결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공연 평론가 샐리 비터만은 “백인 배우들이 유색인종을 위해 만들어진 배역을 거절한 책임이 있다”며 “배역의 오디션에 응하는 것 자체가 화이트 워싱이라는 차별적 순환에 가담하는 행위”라고까지 지적했다.
‘어쩌면 해피 엔딩’의 논란으로 브로드웨이에선 2400명 이상의 예술가가 서명에 참여, ‘아시아계 배우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신설했다. 제작진 역시 새로운 캐스팅을 결정했다.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백인 배우 앤드루 바스 펠드먼은 9주간만 공연을 소화했고, 기존 배우인 대런 크리스가 다시 무대로 돌아와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오는 5월 17일까지 이 역할을 소화한다. 백인 배우 앤드루 바스 펠드먼의 여자친구이자 ‘어쩌면 해피엔딩’의 여주인공 클레어 역을 맡은 헬렌 션은 15일 공연을 끝으로 하차한다.
새로운 캐스트는 올리버 역엔 스티븐 현, 클레어 역엔 한나 케밋(2월 17일~4월 2일까지), 한국계 배우 클레어 권(4월 3일~5월 17일까지)다. 이번 논란을 의식한 ‘캐스팅 윤리’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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