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2.5가 혈류 감소 유발…대기오염과 퇴행성 뇌질환 연결 가능성 제시
김도근 한국뇌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박계명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이규홍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초미세먼지가 뇌혈관 기능을 저하시켜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독성 기전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미세먼지에 의한 혈관-우선(Vascular-first) 뇌 손상 기전. 미세먼지가 뇌혈관 세포의 에너지를 떨어뜨려 혈관 수축과 노폐물 제거 기능 저하를 유발하고, 결국 뇌 염증과 신경 손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줌. 연구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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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하저더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규성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원, 김동임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 연구원, 황성수 UNIST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박계명 교수, 이규홍 박사, 김도근 박사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초미세먼지, 뇌혈관 세포 에너지 공장 '미토콘드리아' 손상
연구진은 뇌 환경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인 뇌혈관 내피세포에 주목했다. 이 세포는 뇌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혈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실험 결과 초미세먼지는 세포 내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AHR)를 활성화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으로, 기능이 약화되면 세포의 에너지 생산 능력이 감소한다.
이 과정에서 혈관 조절 기능이 약해지고, 결국 뇌로 공급되는 혈류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뇌혈관과 성상교세포 등 주변 세포 간 상호작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뇌 속 노폐물 제거와 물질 교환을 담당하는 시스템에 이상을 일으켜 뇌 환경의 항상성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뇌연구원(KBRI),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 공동연구진 사진. KBRI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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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학습 핵심 영역 '해마'에서 변화 두드러져
특히 이러한 변화는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 영역에서 두드러졌다. 해마는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위다.
연구진은 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미세먼지 노출 이후 뇌혈관과 주변 세포 변화를 다양한 영상 분석과 실험 기법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 영향이 뇌 전체에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혈관 기능 변화에서 시작해 뇌 환경 전반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가 뇌 염증을 유발하는 단순한 독성 물질이 아니라, 뇌혈관 기능을 출발점으로 신경 기능 변화로 이어지는 새로운 독성 경로를 가진다는 점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형 미세먼지 특성 반영…환경·보건 연구 기반"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 국내 대기 미세먼지 특성을 반영한 '한국형 미세먼지'를 활용했다.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기탄소(OC)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함량이 높은 국내 미세먼지 성분을 정밀하게 재현했다는 설명이다.
김도근 한국뇌연구원 박사는 "초미세먼지가 뇌 환경 유지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국민 뇌 건강 보호를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계명 UNIST 교수는 "초미세먼지가 뇌혈관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저하시켜 혈관 기능과 뇌 환경에 연쇄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규명했다"며 "환경오염과 뇌질환 간 연관성을 이해하는 기초 근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규홍 국가독성과학연구소 박사는 "국내 대기 미세먼지의 독성학적 특성을 실제와 가깝게 재현해 연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환경보건 정책과 관련 연구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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