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08 (일)

    “삼겹살 못 끊겠다면 이렇게”…전문의가 지키는 ‘혈관 식단 4가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가데이터처 2024년 기준 심장 질환 사망원인 2위 기록

    30세 이상 성인 고혈압 유병률 약 30%…대표 심혈관 위험 요인

    보충제 수십 알보다 식탁 위 ‘작은 변화’…가공 최소 자연식품

    6일 저녁 서울 종로구의 한 고깃집. 직장인 이모(45) 씨는 불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삼겹살을 보며 젓가락을 들었다 놨다 반복한다.

    세계일보

    포화지방이 많은 삼겹살 대신 돼지 등심이나 닭가슴살 같은 지방이 적은 단백질 식품을 선택하면 심혈관질환 위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평소처럼 소주 한 잔을 곁들이려다, 며칠 전 직장인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본 ‘고혈압 주의’ 딱지가 떠올라 이내 맹물로 잔을 채웠다. 점심 메뉴로 고른 삼겹살의 기름기, 무심코 집어 든 가공식품의 성분표를 볼 때마다 ‘혈관 건강’이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이 씨의 고민은 남 일이 아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심장 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67.7명으로 암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2위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약 30% 수준으로, 심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심혈관질환을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 질환으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 해컨색 유니버시티 메디컬센터에서 20년 이상 심혈관질환 환자를 진료해 온 심장내과 전문의 레나토 아폴리토 박사는 미국 매체 인터뷰에서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심장 건강을 지키려면 영양 균형이 맞는 식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침 식탁의 기본, 저지방 우유·달걀

    아폴리토 박사는 아침 식사로 저지방 우유와 달걀을 즐겨 먹는다. 운동 후 이 조합을 먹으면 탄수화물 중심 식사보다 혈당 변동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포만감도 오래간다.

    저지방 우유는 일반 우유와 단백질 함량은 비슷하지만 지방과 열량이 상대적으로 낮다. 칼슘과 칼륨, 유청 단백질 등은 혈압 조절과 염증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적정량의 달걀 섭취가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일관되게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고 설명한다.

    ◆포화지방 줄이는 선택, 삼겹살 대신 ‘등심’

    점심 식단의 중심은 지방이 적은 단백질과 채소다. 돼지 등심의 포화지방 함량은 100g당 약 1.3g으로 삼겹살(약 14g)이나 목살(약 5~6g)에 비해 크게 낮다. 닭가슴살 역시 100g 기준 포화지방이 약 1g 수준이다.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포화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높아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채소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는 혈당 상승 속도를 늦추고 콜레스테롤 배출을 돕는다.

    영국 의학저널 BMJ 등에 발표된 연구들을 보면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많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자연식품, 혈관 살리는 이유

    그렇다면 왜 이런 식단이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까. 핵심은 가공식품이 유발할 수 있는 혈관 염증 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

    가공육이나 정제 탄수화물은 소화 흡수가 빠르게 이뤄져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다. 이런 혈당 변동은 장기적으로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자연 상태에 가까운 식품은 식이섬유와 복합 영양소가 함께 들어 있어 소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매일 먹는 식단의 작은 변화가 혈관 건강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혈당 천천히 올리는 탄수화물, 듀럼밀 파스타

    저녁 식사로는 채소와 저지방 단백질을 넣은 파스타를 선택하기도 한다. 듀럼밀 세몰리나로 만든 파스타는 단백질 함량이 100g당 약 13~16g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파스타는 흰쌀밥보다 혈당지수가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나치게 오래 삶거나 크림·미트 소스를 많이 더하면 열량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가볍게 즐기는 항산화 간식

    간식으로는 다크 초콜릿이나 리코타 치즈 등을 선택한다. 다크 초콜릿에는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포함돼 있어 염증 감소와 관련된 연구 결과들이 보고돼 있다.

    아폴리토 박사는 “식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가공 정도”라며 “가능하면 자연 상태에 가까운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심혈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채소와 단백질을 균형 있게 곁들인 식단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전문가들은 가공식품보다 자연 상태에 가까운 식품 선택을 권한다. 게티이미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심혈관질환 예방은 거창한 식단 혁명이 아니다. 당장 오늘 저녁 회식 자리에서 삼겹살을 굽는 대신 지방이 적은 부위를 고르는 작은 습관이 혈관 건강 관리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퇴근길 저녁 메뉴를 고민하며 마트 정육 코너를 서성이는 이 씨의 장바구니에 오늘은 가공 햄 대신 신선한 닭가슴살과 짙은 녹색 채소가 담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