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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2년 만에 장항준이 해냈다…'왕과 사는 남자' 극장 위기론 속 '천만영화' 등극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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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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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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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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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영화계에 2년 만에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OTT 플랫폼의 파상공세와 극장 위기론이 대두된 척박한 환경 속에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가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단비 같은 성과를 거둔 것. 2년 전 '파묘'는 오컬트적 쾌감을, '범죄도시4'는 액션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면, '왕과 사는 남자'는 자극적인 조미료 없이도 관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6일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개봉 31일째에 세운 기록이며, 역대 국내 개봉작 가운데 34번째 천만영화다. '왕과 사는 남자'는 비운의 왕 단종과,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사를 지낸 엄흥도의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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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과 사는 남자' 현장 비하인드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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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만 흥행을 쌓아올린 기반이 된 건 영화 자체의 단단함이다. 구멍 없는 서사와 높은 개연성이 있는 것. 역사적 비극을 다루면서도 인물의 감정선이 급발진하거나 억지 신파에 기대지 않는 점이 관객들의 신뢰를 얻었다. 유배지에 고립된 단종과 그를 지키려는 민초들의 고군분투가 물 흐르듯 이어지는 촘촘한 구성이 몰입도를 높였다. 이 서사적 완성도는 관객들이 단순한 관람을 넘어 작품 속 세계관에 동화되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서사를 완성한 일등공신은 장항준 감독이다. 그간 '입담 좋은 감독', '흥행 작가 김은희의 남편', '신이 내린 꿀팔자' 등 예능인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연출 철학을 입증했다. 장 감독은 단종의 비극을 비열한 정치적 암투로 풀어내는 대신,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이 담긴 따뜻한 서사로 치환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사극의 틀 안에 특유의 유머를 적절히 배치해 비극 속에서도 소소한 숨구멍을 만들어내며 관객들에게 웃음까지 선사했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는 "장항준 감독은 전작들에서도 사람들이 놓치고 있던 것들을 캐치하고 허점을 찌르는 연출력을 보여줘왔다. 이번에도 기존 사극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소재를 활용한 데 더해, 올드한 이미지의 사극을 장항준 감독만의 터치와 재치를 더해 풀어냈다"고 분석했다.

    신구 배우들의 시너지도 빛났다. 촌장 엄흥도 역의 유해진은 특유의 생활 밀착형 연기로 극의 현실감을 만들어냈다. 단종 역의 박지훈은 처연한 눈빛과 섬세한 감정선으로 관객들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여기에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극의 텐션을 조절한 빌런 유지태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했다. 구세대와 신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빚어낸 연기 앙상블은 영화의 밀도를 높였고, 이는 관객들의 N차 관람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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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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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 비결은 전 세대에서 공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화려한 볼거리나 잔인한 묘사로 시청각을 자극하기보다, 시대적 정서와 맞닿은 위로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쇼박스 관계자는 "감독님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연출력, 배우들 열연이 시너지가 났다"며 "사극이었다는 점에서 전 세대 관객을 아우를 수 있다는 장르적 이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묘', '범죄도시4'에 이어 2년 만에 탄생한 천만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콘텐츠 시장에서 인간미라는 보편적인 가치가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천만이라는 숫자로 보여줬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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