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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K·IP ‘ONE’터치] 드라마 속 주인공의 스마트폰 화면, 허락받고 찍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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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수 ‘법무법인(유한) 원’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팀 변호사

    이투데이

    생성형AI로 만든 가상의 드라마 속 주인공. 스마트폰 앱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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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주인공이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거나, SNS 피드를 넘겨보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스마트폰 화면과 애플리케이션(앱)들, 과연 제작진은 이 모든 화면을 일일이 허락받고 노출하는 것일까?

    우선 기본적인 법리부터 따지면, 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만을 보호하며, 단순한 '아이디어'나 '기능'은 보호하지 않는다. 전자기기나 웹사이트의 기능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사용자 편의를 위한 아이디어나 기능적 요소의 결합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법원은 다수의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 화면 구성에 대해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보편적인 배치"라며 저작물성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아주 독창적인 형태가 아닌 한, 일반적인 UI 자체가 저작물로 보호될 가능성은 낮다는 뜻이다.

    또한, 해당 UI가 '화면디자인'으로 특허청에 디자인권 등록이 되어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디자인보호법상 권리 침해가 성립하려면 그 디자인이 적용된 물품이나 소프트웨어를 직접 '생산, 사용, 양도, 대여'하는 등의 '실시' 행위가 있어야 한다. 드라마나 영화 화면에 특정 앱의 UI를 노출하는 것은 영상물 속에 그 형태를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것일 뿐, 경쟁 앱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법률상 '실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능적인 UI 부분이 영상 화면에 단순히 노출되더라도 권리 침해에 해당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UI와 함께 노출될 수 있는 '아이콘'이나 '이미지' 등 저작권이 인정될 수 있는 요소들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나 유명 SNS 플랫폼의 경우, 자사 브랜드 자산에 대해 매우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자사 제품 이미지나 로고 사용 시 준수해야 할 지침을 두고 그 사실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인스타그램(Meta) 역시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 자사의 UI를 사용할 경우 승인을 받도록 가이드라인에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작진은 글로벌 기업들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번 승인을 받아야만 할까? 화면 속에 이러한 아이콘이나 이미지가 부수적으로 짧게 노출되는 수준이라면, 한국 법원 기준으로는 '공정이용'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권리자들이 자사의 지침을 통해 이러한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소송 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작품 속 노출 시간과 비중, 해당 자산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안별로 개별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노출되는 '맥락' 또한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해 특정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묘사될 경우, 해당 UI의 노출이 현실적으로 문제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특정 메신저나 플랫폼을 범죄 모의나 불법적인 연락 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다소 부정적인 묘사에 활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업 특성상 이러한 일회성 노출을 두고 실제 소송까지 제기할 가능성이 낮을 수는 있으나, 분쟁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차원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서비스나 플랫폼을 특정할 수 없는 방식으로 연출하기를 권고한다.

    제작 현장에서는 혹시 모를 권리 침해를 우려해 주인공의 스마트폰 화면 전체를 CG로 덧씌우거나, 아예 가상의 앱 UI를 새로 디자인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수적인 노출이나 본래 기능에 충실한 일상적인 사용은 '공정이용'의 테두리 안에서 법적으로 허용될 여지가 충분하므로 그 노출의 분량이나 맥락 등을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불필요한 CG 작업에 자원을 낭비하기보다는, 화면 속 노출의 비중과 맥락을 객관적으로 살펴 실질적인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도움]


    ‘법무법인(유한) 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팀은 영화, 방송, 공연, 매니지먼트, 웹툰, 출판, 캐릭터 등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쳐 자문과 소송을 수행해 왔다. 콘텐츠 산업에서 요구되는 전문성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최적의 법률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2023년과 2024년 ABLJ(Asia Business Law Journal)이 선정한 ‘한국 최고 로펌’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리며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이투데이/박꽃 기자 (pgo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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