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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박근종 칼럼] 강남 아파트값 하락 세 가운데 전·월세 거래는 급감, 꾸준한 공급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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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서울특별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전, 소방준감)

    지난해 무려 9%까지 육박했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최근 주간 상승률 0.1%대로 내려앉으며 매매 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어 다행이다. 특히,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약 2년 만인 지난주(2월 넷째 주 │ 2월 23일 기준) 하락 전환한 데 이어 2주 연속 하락했다. 정부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세금·대출 규제 강화 방침을 잇달아 밝힌 이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제 도입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이 투기 수요를 억제하며 가격 거품을 걷어 내는 형국이다. 무분별한 가격 상승을 막는 것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요건이자 선결 과제이기에 이러한 성과는 충분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

    지난 3월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 2026년 3월 1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첫째 주(3월 2일 기준) 가격 동향을 보면, 일부 단지에서 하락 매물 나타나며 가격 조정된 거래가 체결되고, 재건축 추진단지 및 정주 여건 양호한 단지에서는 상승하는 등 국지적 혼조세가 이어지며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올랐다. 상승세 자체는 56주째 이어졌지만, 최근 5주 연속(1월 4주 0.31%→2월 1주 0.27%→2월 2주 0.22%→2월 3주 0.15%→2월 4주 0.11%→3월 1주 0.09%) 오름폭이 축소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 달 넘게 연일 부동산 관련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고,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과 보유세 인상 가능성 등이 서로 맞물리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일부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온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직전 주(2월 넷째 주 │ 2월 23일 기준) 하락 전환했던 상급지들의 낙폭은 오히려 상승했다. -0.02%에서 –0.01%로 하락 폭이 감소한 서초구를 제외한 ▷용산구(-0.01→-0.05%↓), ▷강남구(-0.06→-0.07%↓), ▷송파구(-0.03→-0.09%↓) 등의 하락세는 외려 심화했다. 민간 지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게 드러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 0.26%였던 서울의 상승폭은 0.18%로 줄어들었다. 부동산R114를 보면 부동산R114의 AI 시세 조사 결과, 2월 강남4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72%로 직전 달(0.96%)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특히 서울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는 1월 1.41%에서 2월 0.59%로 낮아지며 상승세가 절반 이상 꺾였다. 특히 양도 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일수록 양도세 중과 여부에 따른 세후 수익 차이가 큰 데다, 향후 보유세 조정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집을 급매로 내놓거나 조기 매도를 택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며 아파트값 상승 폭이 둔화(鈍化)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2주 연속 하락했다. 송파구는 0.09% 내려 전주(-0.03%)보다 하락 폭이 0.06%포인트나 커졌다. 신천·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 폭이 컸다. 강남구와 용산구도 각각 0.07%, 0.05% 내려 하락 폭이 각각 0.01%포인트, 0.06%포인트 확대됐다. 강남구는 압구정·대치동 위주로, 용산구는 이촌·산천동 위주로 하락했다. 서초구(-0.02%→-0.01%)만 하락 폭이 0.01%포인트로 다소 줄었다.

    실제 시장의 매물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3월 6일 기준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APT 매물 추이'에 등록된 서울의 아파트 매매 물건은 7만 4,432개로 한 달 전인 지난달 6일 대비 24.66% 증가했다. 양도세 중과 종료로 시장에 매물이 증가하며 서울의 상승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흐름은 6·3 지방선거 전까지 유효할 걸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무주택자의 시장 진입에 장벽이 되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설정된 최대 6억 원의 대출 한도로는 서울 내 10억 원 안팎의 매물을 사기에 자금 조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금융 규제가 실수요자의 매수 여력을 제한하면서 서민들은 매매로 올라가지도 새로운 전세로 옮기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매매 시장 안정의 이면에 놓은 짙은 암운의 그림자는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인 전·월세 시장에서 거래가 급감하고 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4일까지 집계된 서울 전·월세 거래량은 3만 5,89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나 줄었다. 매물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2023년 2월 초 8만 건을 웃돌던 서울 전·월세 매물은 올 3월 초 기준 3만 5,000여 건으로 3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은 일부 입주 물량 영향이 있는 지역에서 전셋값이 내렸지만, 역세권과 대단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이어지며 전체적으로 상승했다."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매물이 늘고 호가가 떨어지면서 집값 거품이 조금씩 걷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연 9%에 달했지만 1%대로 아파트값 상승률이 8%포인트 낮아진 셈이다. 강남권 핵심 단지로 꼽히는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는 이른바 '국민 평형(국평 │ 전용 84㎡)'이 72억 원에 손바뀜한 사례도 있다.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최근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는 오는 5월 9일 후다.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된 상태에서 장기 보유를 선택한 다주택자 매물은 잠기고 주택 공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다. 여기에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수급 불균형이 커질 수도 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1년 만에 10만 가구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임대차 매물은 사라지는데 신규 입주마저 끊긴다면 올 하반기 주거난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매매가 안정적이라는 성과에만 안주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투기 차단이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규제의 탄력적 운용이나 민간 임대 주택 공급자들이 급감하지 않도록 세제의 미세 조정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 없는 부동산 정책의 완성은 결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부동산시장 장기 안정화를 위해서는 꾸준한 공급이 핵심이자 관건이다.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만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앞서 '1·29 공급 대책(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하며 서울 용산과 경기 과천 등 수도권 알짜 입지에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 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발 등 여러 걸림돌을 넘어서야만 한다. 특히 매매 시장뿐만 아니라 임대차(전·월세) 시장 안정화도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 입주 물량 감소, 실거주 의무 강화 등의 요인으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서민 주거와 직결된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지면 정책 신뢰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작금의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꾸준한 공급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책은 타이밍이지만 경제는 심리임을 각별 유념하고 주택 공급을 차질 없이 늘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확고히 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실수요자의 마음을 안정시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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