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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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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렌스키 “EU 대출 막으면 군대에 주소 넘길 것”…헝가리 총리 협박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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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헝가리 총리를 겨냥해 군대를 언급하는 발언을 하면서 외교적 파장이 일고 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이던 유럽연합(EU)도 회원국 정상을 향한 협박이라며 이례적으로 질책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각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EU의 우크라이나 지원 대출 문제를 언급하며 “EU의 한 사람이 900억 유로 규모 지원이나 첫 지급을 막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의 주소를 우리 군대와 병사들에게 넘기겠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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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발언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해 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에게 사실상 군인을 동원해 대출을 받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헝가리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코바치 졸탄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단지 900억 유로 규모의 추가 무기 패키지 지원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군인에게 그 사람의 주소를 넘기겠다는 것은 외교가 아니라 노골적인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EU도 이례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 질책했다.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EU 회원국을 향한 협박성 언어는 용납될 수 없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EU 내부에서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해 온 오르반 총리를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다. EU는 그의 거부권 행사로 주요 정책이 막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부 사안의 의결 방식을 만장일치에서 가중다수결로 변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헝가리 정부가 EU 본부에 외교관 신분의 스파이를 침투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나서는 등 각종 제재를 추진 중이다.

    헝가리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국경지대 자카르파티아에 거주하는 헝가리계 주민 처우 문제 등으로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여기에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긴장까지 겹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정세진 기자 oasi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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