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조직 강성 증가가 간세포 콜레스테롤 축적 유도하는 분자 기전 규명
'Advanced Science' 게재…대사이상지방간질환 치료 전략 단서
이나영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박사(제1저자)와 구자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연구팀은 김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보라매병원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에서 간 조직 강성 증가가 간세포 내 콜레스테롤 축적을 유도하는 분자 기전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간 조직 강성에 따른 간세포 콜레스테롤 축적 기전 모식도. 정상 간에서는 YAP/TAZ가 비활성 상태로 핵 밖에 머물며 LXRα-RXRα 복합체가 작동해 콜레스테롤 배출이 유지된다(좌). 반면 간 섬유화로 조직 강성이 증가하면 YAP/TAZ가 활성화돼 핵으로 이동하고 LXRα 기능이 억제되면서 간세포 내 콜레스테롤이 축적된다(우). 연구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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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딱딱함'이 간세포 대사 기능 직접 교란
간 섬유화는 만성 간질환의 핵심 진행 단계로, 섬유화가 심해질수록 간 기능 저하와 합병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임상에서는 간 조직의 '딱딱함'을 의미하는 간 강성을 측정해 섬유화의 중증도와 예후를 평가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간 조직이 딱딱해지는 물리적 환경 변화가 간세포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세포·동물·환자 데이터를 통합한 다층적 연구를 수행했다. 세포 실험에서는 조직 강성을 정밀하게 조절한 하이드로겔 배양 시스템을 활용해 간세포를 부드러운 기질과 딱딱한 기질 환경에 각각 배양했다. 그 결과 딱딱한 환경에서 간세포가 물리적 자극을 감지해 대사 프로그램이 변화하고, 세포 내 콜레스테롤 축적이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YAP/TAZ-LXRα 경로 통해 콜레스테롤 축적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의 분자 기전도 규명했다. 딱딱한 기질 환경에서 물리적 자극을 감지한 간세포에서는 YAP/TAZ(세포의 물리적 자극을 감지하는 기계신호 전달 단백질) 전사인자가 활성화돼 세포 핵으로 이동하고, 이 과정에서 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하는 핵수용체 LXRα(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하는 핵수용체)의 기능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YAP/TAZ가 활성화되면 LXRα가 콜레스테롤 배출 관련 유전자 발현을 충분히 유도하지 못해 간세포 내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방향으로 대사 균형이 이동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조직 강성 증가 → YAP/TAZ 활성화 → LXRα 기능 저하 → 콜레스테롤 축적으로 이어지는 질환 악화 경로를 제시했다.
또한 간세포 특이적 유전자 결손 마우스 모델과 대사이상지방간질환 환자 229명의 조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간 강성이 높을수록 콜레스테롤 배출 관련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조직 강성 증가가 간세포 대사 이상을 강화하고 질환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간 강성을 단순한 진단 지표가 아닌 질환 진행을 유도하는 병인 요소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자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간 조직의 물리적 환경 변화가 간세포 대사 기능을 직접 교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대사이상지방간질환과 간 섬유화 치료를 위한 새로운 치료 표적 발굴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신진연구 및 개척연구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IF 14.1)에 지난 달 26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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