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 IEA 회원국 비축유 방출
미국도 1억7200만배럴 비축유 방출
호르무즈 해협 변화 없으면 소용 없어
RBC 캐피털마케츠 "분쟁 봄까지 이어진다"
미국은 지난 2022년에도 유가 급등에 전략 비축유 270만 배럴 방출을 승인한 바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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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대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이 시작되어도 국제유가는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비축유 방출은 단기 대책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15일(현지시간) IEA에 따르면 아시아·오세아니아 회원국들의 비축유는 16일부터 즉각적으로 방출된다. 미주와 유럽 회원국들 역시 3월 말부터 비축유 방출을 시작한다.
구체적으로 정부 비축유 2억7170만배럴, 의무 산업 물량 1억1660만배럴, 기타 2360만배럴 등 총 4억1190만배럴이 방출된다. 원유 72%, 석유제품 28%의 비율이다.
단기 조치에 불과…호르무즈 해협 정상화가 관건
원유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2000만배럴의 원유 중 약 1800만배럴이 운송되지 못하고 묶인 상태다. 액화천연가스(LNG) 산업은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5분의 1이 중단됐다.
타마스 바르가 석유중개업체 PVM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세에 대해 "페르시아만에서 유조선들이 공격을 받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폐쇄된 상태이며,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는 계속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중인 해군 함정.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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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틴기업인 리스타드에너지 수석부사장인 톰 라일스는 "운송이 재개될 때까지 (비축유 방출과 같은) 정책 발표는 제한적인 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는 전쟁 전 하루 약 1400만 배럴의원유를 수출했다. 사우디와 UAE의 송유관을 통해 홍해와 오만만으로 수출되는 원유는 하루 약 500만~600만배럴로, 하루 약 900만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됐다. 900만배럴은 전 세계 공급량의 약 10%에 달한다.
단순히 계산하면 약 4억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통해 공급 차질을 약 40일 정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실을 다르다. 라일스 수석 부사장은 "일정 기간 공급될 수 있는 물량은 한정되어 있다"며 "4억배럴이 갑자기 시장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비축량도 고갈…원유 가격 더 상승하나
미국은 120일(약 4개월) 동안 1억7200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할 예정이다. 이는 하루 140만배럴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인한 공급량 감소분의 15%에 불과하다. 소매시장에 공급되기까지 시차도 무시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 후 비축유가 시장에 공급되기까지 최소 13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지난 6일 세계 에너지 시장 동향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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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IEA 회원국의 비축량이 크게 줄어든 점도 문제다. IEA가 결정한 약 4억배럴의 비축유는 전체 비축량(12억배럴)의 33% 수준이다. 미국이 방출할 계획인 1억7200만배럴 역시 전략 비축유(4억1500만배럴)의 41%에 달한다.
토빈 마커스 울프 리서치 미국 정책 및 정치 부문 책임자는 "비축량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충격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어야 할 필요성을 결코 없애는 것이 아니며, 이번 조치 이후 추가적인 지원이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장기화 우려 더 커져…에너지원 다양화 계기될까
라일스 수석부사장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는 중동 국영 석유 회사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카타르, UAE, 이라크 및 중립 지대(사우디와 쿠웨이트 사이의 땅)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총량 중 약 20%를 차지하는 서방 주요 석유 회사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으로 중동뿐만 아니라 국내 등 에너지 전환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주요 석유 기업들은 석유 매장량을 늘리고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시리아, 리비아 및 여러 다른 국가에서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샌키리서치의 설립자인 폴 샌키는 "이번 사태는 모두가 손해를 보는 수요 감소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만처럼 아시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들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거부감을 재고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지만, 석유 역사가들은 이를 석유 위험의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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