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우 부산 경희청담한의원 대표원장
춥고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어느덧 봄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이맘때는 각 가정의 거실이 더없이 분주할 시기다. 아이들의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은 겨우내 옷장에 넣어두었던 얇은 봄옷이나 교복을 꺼내 아이에게 입혀보며, 방학 동안 얼마나 자랐는지 설레는 마음으로 확인하곤 한다.
“어? 바지 기장이 훌쩍 올라갔네!”라는 기분 좋은 탄성이 나오면 다행이지만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부모님의 고민은 조금 다르다.
“학교 신체검사에서 척추측만증 의심 소견을 받았어요.”, “원장님, 옷을 입혔는데 한쪽 어깨가 축 처져 있어요.”, “치마가 자꾸 한쪽으로 돌아가요.” 키는 분명 컸는데 어딘가 모르게 구부정하고 태가 나지 않는다는 걱정이다.
방학 동안 성장을 위해 대학병원 검사부터 성장 주사, 성장 보약까지 좋다는 노력은 다 기울였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성장의 ‘연료’를 채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연료를 태워 달릴 몸의 ‘정렬’을 놓쳤기 때문이다. 새 학기 시작 전, 우리 아이가 단순히 ‘큰 아이’가 아니라 ‘바르게 큰 아이’가 되기 위해 추나요법이 필수적인 이유를 짚어보고자 한다.
실제로 급성장기에 내원하는 아이들을 보면, 겉보기엔 키가 컸지만 엑스레이나 체형 검사상으로는 척추측만이나 골반 비대칭이 심화된 경우가 많다. 비틀린 척추는 성장의 가장 큰 방해꾼이다.
휘어진 척추 마디마디에는 강한 압박력이 작용한다. ‘성장판에 물리적 압박이 가해지면 뼈의 성장이 억제된다’는 ‘휘터-볼크만 법칙(Hueter-Volkmann Law)’을 기억해야 한다. 구조가 틀어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성장 치료를 지속해도, 그 에너지가 온전히 위로 뻗어 나가는 길이성장이 되기는 어렵다.
이제 곧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게 된다.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척추의 부담은 커진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 추나요법은 다음 세 가지 이유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첫째, 추나는 척추의 정렬을 바로잡아 ‘성장 효율’을 극대화한다. 한의사가 손으로 직접 틀어진 척추와 골반을 교정하면, 뼈 사이사이에 가해지던 비정상적인 압력이 해소된다. 짓눌려 있던 성장판이 숨을 쉬게 되면서, 양방의 호르몬 치료나 한약 치료로 공급된 성장 에너지가 막힘없이 뼈끝까지 전달될 수 있는 고속도로가 뚫리는 셈이다.
둘째, 숨어 있는 키를 찾아 자신감을 선물한다. 등이 굽고 목이 빠진 채로 교복을 입으면 실제 키보다 2~3㎝ 작아 보이고 옷맵시도 나지 않는다. 추나요법을 통해 척추를 곧게 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즉각적인 신장 증가 효과를 체감한다. 곧게 펴진 등과 당당한 어깨는 새 학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아이에게 무엇보다 큰 자신감이 되어준다.
셋째, 급성장으로 뻣뻣해진 몸을 유연하게 만든다. 키가 갑자기 크면서 발생하는 소위 ‘성장통’이나 관절의 뻣뻣함은 아이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추나요법의 근막 이완 기법은 긴장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어, 아이의 몸이 빠른 성장에 유연하게 적응하도록 돕는 훌륭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다.
봄이 되면 농부는 밭에 씨를 뿌리고 묘목을 심는다. 나무가 쑥쑥 자라게 하려면 비료와 물도 중요하지만, 봄바람에 휘어지지 않고 곧게 뻗어 올라갈 수 있도록 먼저 단단한 지지대를 세워주어야 한다. 지지대가 튼튼하게 받쳐줄 때, 나무는 거센 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나갈 수 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아이가 다양한 성장 치료를 받고 있다. 그 노력이 온전한 결실을 맺으려면, 아이의 척추가 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진정한 성장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에 있다.
비틀린 뼈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추나요법은 아이의 미래를 곧고 당당하게 펴주는 가장 확실한 투자다. 한약과 약침, 혹은 성장 호르몬 주사가 성장의 ‘가속페달’이라면, 손으로 잡아주는 추나요법은 올바른 길로 안내하는 ‘핸들’이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우리 아이는 누구보다 건강하고 당당하게 성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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