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이주배경아동 지원 사업 '널응원한글'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초록우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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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배경아동의 언어 교육에는 '골든타임’이 있다. 언어 습득의 가소성이 높은 만 0~6세이다. 이때 언어 자극이 충분치 못하게 되면 아이들은 학교에서의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교실이 배움의 장이 아닌 소외의 공간이 되어 학업 부진이나 정체성의 혼란 등을 겪을 수 있고, 나중에는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실제로 필자는 어린 나이에 적절한 한국어 자극을 접한 이주배경아동의 삶이 변화할 수 있음을 아동복지 현장에서 경험했다. 2019년 만 6세가 되었지만 자음과 모음을 읽지 못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던 이주배경아동에게 1년 가량 한국어 수업을 했던 적이 있다. 수업을 하면서 아이는 한국어에 익숙해졌고, 시간이 흘러 초등학교 5학년이 된 뒤에 다시 만났을 때에는 사투리까지 구사할 정도로 소통에 어려움 없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 있었다.
2025년 5~10월 초록우산 부산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진행한 이주배경아동 지원 사업 '늘응원한글’에서 만난 아이들 역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네팔, 필리핀, 러시아 등 다양한 국적의 만 2~7세 아동들은 처음엔 낯선 외부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한글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한국어를 노출시키고, 놀이와 신체 활동을 통해 글자를 인지하게 하자 변화가 시작됐다.
처음에 한국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별 반응이 없었던 아동, 모국어로만 소통하려 했던 아동들이 수업 회차를 거듭할수록 점차 한글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어로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고 한글 노래와 율동을 흥얼거리는가 하면, 수업 중 아는 글자가 나오면 "김재현(가명) 할 때 지읒이에요", "이것은 'ㅏ’ 예요"라며 자신 있게 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이른 시기 한국어 자극을 접한 아이들의 언어 습득은 빠르고 역동적인 면모를 보인다. 이는 곧 이주배경아동 한국어 교육도 가급적 조기에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른바 '언어 발달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교육 체계를 설계하고, 현장에서의 교육을 진행해 배경과 무관하게 모든 아동이 소통의 어려움 없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구체적으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주배경 가정의 아동과 부모 대상 한국어 교육이 꾸준히 이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정부에서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충분히 예산을 지원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또한, 지원이 필요한 사각지대 아동에게 적기에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체계적인 발굴에 나서주시길 희망한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른 시기 이주배경아동을 위한 한국어 교육 지원은 개인의 인생뿐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를 더 낫게 만드는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 곁 사각지대에 있는 수많은 아동들이 언어 발달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사회에 잘 적응하며 건강히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이주배경아동 한국어 교육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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